에세이의 글감이 되는 작가님의 결혼 이야기는 그리 밝지 않다. 결혼 전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결혼 이후 싹 달라진 남편. 남편 덕분에 인연이 맺어진 상당히 피곤한 스타일의 시어머니. 그 관계 사이에서 버티고 갈린 경험과 이를 통해 얻은 깨달음이 책으로 정리되어 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내 경험이 이러했으니, 결혼해서는 안 된다'라는 1차원적이고 영양가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의 이러한 경험을 양분 삼아 타인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고, 어떤 태도가 결혼 생활을 망치게 되는지 그 이유 중 한 가지를 보여준다. 그러니까 이는 자신의 삶을 다른 이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다른 사람들은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미리 고칠 기회를 주는 이야기다.오랜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보낸다고 별말 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완전히 틀려먹은 생각이다. 말로 표현해도 생각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뒤틀어서 이해할 수도 있고, 말을 한 것도 자신이 듣고 싶은 부분만 기억하고 필요 없다 생각된 부분은 싹 잊어버려 서로 전혀 다른 기억을 갖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진심을 담아 비꼬거나 돌려 말하는 것 없이 솔직하게, 그리고 꾸준히 말하는 것이다. 자기 생각이 흔들림 없다는 것을 확신시켜 줄 수 있도록, 혹여나 오해하지 않도록. 부부간의 관계든, 부모자식관계든 친구 간의 관계든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고 상대방에게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시킨다는 것은 정말 까다로운 일이고, 언제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 혹은 그보다 못한 상황으로 돌아가기 쉽다. 인간관계는 그런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