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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 정신과의원 ㅣ 달아실 한국소설 17
성희연 지음 / 달아실 / 2023년 7월
평점 :
소설 서문에 적혀있는 '성인 성장 소설'이라는 말이 정말 크게 와닿는 이야기다. 당장 내가 20대가 되어 대학생이 되고, 곧바로 독립을 결심한 이후로는 몸만 성장하던 청소년기에 비해 정신적인 성장이 훨씬 크게 이뤄지기 시작했다. 대학 생활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군대라는 낯선 환경에 고립되고 갇힌 채 시간을 보내면서 정신은 끊임없이 깊어지고, 넓어졌다. 물론 그사이에 독서가 정신이 이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고 그 혹독한 과정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도와준 덕분도 있고.
이 소설은 이렇게 내가 겪은 대학생-군대-복학 이후의 시나리오로 흔히 예상할 수 있는 20대 후반의 직장에서 할 수 있는 고민이 담겨있다. '초능력 정신과의원'이란 상상 속 요소를 활용했지만, 그 외의 직장 상사와의 갈등이나 부모님과의 소통 문제, 결혼관 등의 고민은 이 연령대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본다면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고 똑같이 앓고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었다. 그런 문제들에는 사람들이 살아온 배경과 성향에 따라 각자 자신에게 맞는 답들이 있기에 단 하나의 정답처럼 보이는 길을 제시하진 않는다. 단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사람들이 흔히 놓치는 맹점들을 밝혀주고, 그 속에서 어떤 길이 자신에게 적합한 길인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몸만 자라고 신분만 회사원인, 아직 가치관과 생각이 온전히 자리 잡지 못한 어린아이들에게 진정으로 성숙한 어른이 될 수 있는 정말 세심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