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순간들 - 나조차 몰랐던 나를 만나는 시간
김현경 지음 / FIKA(피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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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연말에 새운 2022년 새해 목표 중 하나는 꾸준히 다이어리를 쓰는 것이었다. 갖가지 시행착오와 고민을 동반한 방황 끝에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하고,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시점까지 오고 나니 그 다음의 것을 생각해야만 할 때가 왔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이제까지 내가 알고 있었던 나에 대한 정보들로도 충분했는데 이 다음으로 나아가려고 보니 그 이상의 것들이 왕왕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이제까지는 갖은 시행착오를 통해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는데 코로나로 많은 부분에서 제약이 생기면서 고민의 방법부터 바꿔야 했기 때문에 일단 다이어리는 초등학교 여름/겨울 방학 숙제로 억지로 써냈던 것처럼 그날의 일에 대해서 쓰는 걸로 간신히 채워가고 있을 때 이 책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가장 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띠지에 적혀있는 이 질문이 너무 가슴에 와닿아서 서평단에 신청했던 책인데 사실 진짜 문제는 나는 내가 무엇을 어떻게 물어야 하는 지조차 몰라서 나 자신을 알아보는 것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의 서평단으로 선택되었을 때 어서 빨리 실물을 받아볼 수 있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정말 이렇게까지 기다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받아본 책 속의 질문들은 참 소소했다. 너무 소소해서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들로 가득 차있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같은 질문을 6개월 간격으로 다시 대답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당장이라고 첫날 첫 장의 첫 질문을 채우고 싶었지만, 모든 계획은 새 달의 첫날 시작해야 제 맛이라는 생각이 굳건한 지라 꾹꾹 눌러 참고 2월 1일만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제 2월 1일이 되면 하루를 마무리 하기에 앞서 한장 한장 차분하게 읽고 꾹꾹 눌러 쓴 손글씨로 질문에 답을 해보고 6개월 뒤의 나 자신의 반응을 기대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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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순간들 - 나조차 몰랐던 나를 만나는 시간
김현경 지음 / FIKA(피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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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후의 내가 6개월 전의 나를 만나게 될 순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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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다는 건 울어야 아는 것 - 당연한 건 아무것도 없는 호주의 삶 그 안의 행복에 대하여
김별 외 지음 / SISO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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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하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비행기로 열 몇 시간이 걸리는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코로나가 터진 시점에 나는 외국에 있었고, 관광이 거의 유일무이한 산업인 그 곳은 코로나 사태의 심각성이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을 때 락다운을 했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공항이 폐쇄되어 버려서 돌아갈 수가 없었고, 한 때는 대형마트는 물론 집 앞 편의점의 식료품 매대가 텅텅 비기도 했었다. 락다운으로 손님이 없으니 사측에서는 직원들에게 인심 크게 며칠 단위의 오프를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때, 한동안 등한시했던 책 읽기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재개하게 되며 온라인 독서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 책에 대해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 그 당시의 나의 상황과 고민, 그 모든 것과 맞물린 우울함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여러가지 좋은 책들을 참 많이도 읽은 덕일까 크게 방황하지 않고 금방 미련을 훌훌 털어내고 다음날의 삶을 위한 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나의 위안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다섯 작가의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도 느껴져서 새삼 독서의 소중함과 중요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덕분에 한동안 게을리했던 독서에 대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그 때의 내 모습과 자꾸만 오버랩 되어서인지 정말 모든 글들에서 공감 가는 구절을 찾을 수 있었지만 그 중에서 제일 내 눈길을 오래 묶어두었던 건 호주에서 왕왕 마주칠 수 있다는 교통 표지판 속 글귀였다. 


Wrong way, Go back


 내 인생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그것을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을 때 신께서 이런 경고를 친히 내려주셨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아쉬워하는 작가의 마음이 너무나 이해가 되어서 다음 줄글을 읽기 위해 떠났던 시선이 한 단어도 채 더듬지 못하고 되돌아가기에 한참 동안 그 글귀만 쳐다보기도 했었다.


 지금 나는 '굳이 하지 않아도 좋았을 그 모든 고생들' 을 맘 속 깊숙이에 잘 묻어두고 지푸라기로 잘 덮어서 지금 또는 미래의 나에게 소중하게 쓰일 거름을 만들고 있는 중이지만 아직 제대로 썩지 못한 지푸라기가 너무 가벼워서 약한 바람에도 금방 자리를 이탈하고 덜 묵은 고생들이 드러나기 일쑤라 더 그랬던 것 같다.


 타국 생활을 해본 사람 뿐 아니라 타향살이를 해본 사람도, 하다못해 이전에 해봤던 일들과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있는 정서가 담겨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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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다는 건 울어야 아는 것 - 당연한 건 아무것도 없는 호주의 삶 그 안의 행복에 대하여
김별 외 지음 / SISO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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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익숙하지 않은 것들 사이에 있어본 사람이라면 공감 가능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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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서양미술사 2 - 서양 예술을 단숨에 독파하는 미술 이야기 위대한 서양미술사 2
권이선 지음 / 가로책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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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의 나에게 전시회는 따분한 곳이었다. 벽이 하얗기 때문에 더 넓고 황량해 보이는 공간의 사면에 드문드문 걸린 그림들, 잔잔하게 흐르는 클래식, 뒷사람에게 밀려 앞으로 나아가다 앞사람에게 막혀 멈춰 서서 눈앞에 걸린 그림을 물끄러미 쳐다보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출입구로 돌아와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자발적인 관람이 아니라 과제를 위한 관람이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졌던 걸지도 모르지만, 꽤 오랫동안 나는 미술과 전시회에 흥미를 갖지 못했었다. 그랬던 내가 자발적인(?) 관람을 시작한 계기는 교환 학생으로써 독일에 가게 된 것이었다.


 당시 나는 이게 유럽을 경험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유럽에 온 김에 해야 하는 것(또는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해보자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 때 제일 먼저 생각난 건 박물관에 가서 진짜 작품들을 관람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찾아간 박물관은 좋게 말해 생동감이 넘쳤고 나쁘게 말해 복잡하고 시끄러웠다.


 모든 그림 전시회가 그러하듯이 모든 작품들은 사면에 걸려 있었다. 전시 공간의 가운데에는 하얀색의 등받이가 없는 의자가 놓여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이 다 점령한 상태였다. 누군가는 쉬기 위해 앉아있었고, 누군가는 마음에 꽂힌 그림을 한정 없이 감상하기 위해 앉아있었다. 또, 학교에서 단체 관람을 나온 듯 했는데 선생님을 중심으로 반원의 형태로 모인 아이들이 선생님의 설명을 집중해서 듣는가 싶더니 이내 자신이 마음에 든 그림 앞으로 옮겨가 그 앞에 털썩 주저앉아 가방에서 주섬주섬 그림 도구들을 꺼내 그림을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든 광경이 하나의 작품이 되어 내 마음에 꽂혔다.


 그 때부터 정말 자발적으로 이런저런 전시회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내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이나 예술가가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고, 좋아하니까 더 알고 싶은 자연스러운 마음에 이런저런 관련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사실 이 책에서 접한 내용들 중에서 마냥 새로운 것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이런저런 주제로 엮어낸 여러가지 예술 관련 책들에서 이미 주워들었던 정보 조각들이 제자리에 딱 놓여있는 듯한 내용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감탄한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었다. 역사라는 큰 틀 속에, 예뻐서 갖고 있던 조각들이 알아서 착착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


 그래서 이제 막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어디서부터 개념을 정리하면 좋을 지 모르겠는 사람들이 미술사라는 큰 틀을 '대강이나마' 정리하기 위해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각 화가들의 대표작들도 생생하게 실려있기 때문에 시국이 시국인 지라 마음껏 참여할 수 없는 전시회에 대한 갈망을 미약하게나마 달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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