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미래 일자리 보고서
안드레스 오펜하이머 지음, 손용수 옮김 / 가나출판사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2030 미래 일자리 보고서> 책 서평  



우리가 궁금한 것은 가까운 미래에 가깝지만, 많은 것이 변해있을 미래에- 우리의 일자리는 안전할 것인가? 하는 거다. 또는 어떤 일자리는 괜찮게 살아남고, 또는 유망할 것인가. 우리의 아이들에게는 어떤 일자리를 대략 그리면서, 그에 맞는 능력과 자질들을 함양시킬 것인가 하는 질문들이다


이 책은 그러한 질문들에 대한 훌륭한 전망을 다각도로 펼쳐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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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의 인류,

로봇이 오고 있다!”


CNN ‘오펜하이머 프레젠타의 앵커이자 퓰리처상’(1987), ‘미국기자협회상’(1989,1994) 등 다수의 저널리즘 상을 받은 바 있는 기자, ‘안드레스 오펜하이머’.

그는 2013년 옥스퍼드대의 한 연구진이 내놓은 미래 보고서를 듣고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것은 향후 15년에서 20년 사이에 (그러니까 대략 2030년 즈음) 미국 일자리 47%가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위험이 있다는 예측이었다.

그는 해당 연구를 진행한 옥스퍼드대로 직접 찾아가 연구진들과 인터뷰한다. (옥스퍼드 마틴스쿨/ 칼 베네딕트 프레이 교수 & 마이클 오즈번 교수 & 앤더스 샌드버그 교수(계산신경과학))

그들은 사실상 어떤 직업도 안전하지 않으며, 모두가 자동화로 인한 영향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 놀랄 새도 없다.

- “어떤 일이 자동화될 확률은 노동자가 보유한 기술력, 교육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고도의 스킬을 갖춘 사람들은 기술 변화에 발맞추어 어떤 직업이 새로 나타나더라도 새로운 직업으로 옮겨갈 수 있고, 새로운 기술에 금방 익숙해질 만큼 충분히 준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낮은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노동자는 기계나 로봇으로 완전히 대체될 수 있습니다.”

다른 미래학자들도 학문적 훈련과 창의성, 독창성, 사회성, 감성지능 등이 미래 일자리의 핵심이 될 것이므로, 대학에서도 이런 역량을 가르쳐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한다.

아주 간단합니다. 당신이 하는 일이 몇 마디로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일이면 알고리즘이나 로봇으로 대체되고, 그렇지 않다면 살아남을 것입니다.”

또한 구글의 미래학자이자 기술이사인 레이 커즈와일은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능가하는 순간인 특이점(Singularity)2045년에 올 것으로 예측했다.

이제 기술이 인간 지능을 능가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때가 언제냐가 화두라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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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은 다음의 일자리들을

대체할 것이다.

/ 기자, 변호사, 의사, 교사,

연예인, 은행 직원, 서비스 직원


이 책의 목차는 총 10 챕터. 그중 8 챕터는 사라지는 직업군에 대한 심층 취재다. 그런데 그 8가지 직업 목록이 심상치가 않다


우리가 굉장히 오랜 시간 걸쳐 준비해야 하는 변호사,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매력과 운때가 맞아야 빛을 발하는 연예인도 있다니. 사람의 사고와 감정을 모두 아우르고 지원해야 하는 교사도 있다


이 이야기는 결국 모든 직업이 대체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쯤 되면, 우리 아이들은 대체 무슨 직업을 가져야 평온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인지. 그런 직업이 있기는 한 것인지, 어린 두 아이의 부모로서 두려워지기까지 했다



1) 의학계 로봇 대체 


앞으로 의학은 전문 의사들의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해 해결책을 알아내는 경험적 학문이 아니라, 컴퓨터가 제공하는 데이터에 근거한 과학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외과 수술은 로봇이 많이 하고 있다. 로봇 손은 인간의 손보다 훨씬 덜 떨린다.

저자가 집에서 사용하는 아마존 비서 알렉사는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이제 아이들이 열이 나면 병원에 가는 것이 아니라, 로봇과 먼저 상의하게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럼 의사들은 무얼 하나? 컴퓨터의 진단 결과를 환자에게 설명하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을 격려하는 것이 의사의 주 업무가 될 것이라 말한다. 마취과 의사 대부분도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다



2) 변호사, 판사 로봇 대체 


이미 로봇은 로펌에서 많은 일상적인 일을 처리하고 법률 조언도 제공하고 있다. 2016년부터 미국 거대로펌 ‘DLA파이퍼에서는 기업계약서를 분석 및 수정, 제안하는 일을 인공지능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고 있다. 이전에는 신입 변호사들의 임무였다.

판사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판사를 훌륭한 판단력, 종합적인 사고를 하는 등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직업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판사도 더 효율적인 알고리즘으로 대체될 위험에 처해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연구에 의하면, 판사들이 점심 식사 후 좀 더 관대한 판결을 내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11, 샤이 댄지거) 또한 식사 후 시간이 지날수록 혈당 수치가 낮아지고, 그럴수록 부정적인 평결을 내린다는 사실(?!). 농담 같은 이 가설이 현실로 판명되었다. 판사의 평결에 주된 영향을 미친 요인이 하루의 시간대였다니.

이에 반해, 컴퓨터 프로그램은 편견이 없으며, 인간보다 훨씬 더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있다.


3) 교육계 로봇 대체 


로봇 교사는 무한한 인내심을 가지고, 학생별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여러 번 설명하다가 안 되면 화를 내는 경향이 있는 인간 교사들과는 달리, 로봇 교사는 수백 가지 다양한 방식으로 지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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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의 경쟁, 명과 암 


1) 먼저 ()’은 우리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대표적 기술 회의론자인 마틴 포드컴퓨터는 창출하는 일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말살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따라서 다가오는 기술적 실업의 물결에 놀라기 전에 경제적, 정치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그는 사람들이 다가오는 일자리 붕괴, 기술적 실업에 대처할 수 있게 기본소득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 ‘기본소득제도를 강력하게 제안한다


기본소득

: 재산이나 소득의 많고 적음, 노동 여부나 노동 의사와 상관없이 개별적으로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균등하게 지급되는 소득 (옮긴이 주석


또 한가지 걱정은 새로운 기술이 사회적 불평등을 더 심화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2018IMF 연구논문은 자동화가 성장에는 매우 좋고, 평등에는 매우 나쁘다라고 결론짓고 있다.

교육을 더 많은 받은 사람일수록 기술 변화에 더 잘 적응하고 미래의 직업에 종사할 준비 태세를 더 잘 갖출 것이기 때문이다. ‘창의성과 추상적 추론을 주로 하는 다른 직업으로의 유연한 전환을 담보하는 것, 그것은 결국 교육이 기반이 된다.


 

2) 반면, 기술 낙관론자들은 파괴적 혁신으로 일자리를 창출한 사례로 아마존을 꼽는다. 아마존은 2016년 운영을 간소화하기 위해 운송 및 화물용 로봇을 50% 늘렸다. 일자리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았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아마존은 같은 기간 50%의 직원을 더 고용했고, 향후 1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새로운 기술 덕분에 인간에게 필요한 기본 생활비는 점점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자동화가 가능한 단순한 데이터 분석을 기술이 대신함으로써, 인간은 좀 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고차원적인 정신 활동과 창조적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고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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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내게

진로 조언을 구한다면

청년들이 나에게 만약 진로 조언을 구하면, 나는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공부하라고 말한다. 만약 당신이 젊고 운이 좋아 인생을 바치고 싶은 일을 찾았다면, 그것을 좇아라. 어떤 것이든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의욕이 넘치고 그 일을 잘하려고 애쓰게 될 것이다.”




2013<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우리 세대는 쉬웠다 썼다


우리는 일자리를 찾아야 했지만, 우리 아이들은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부모 세대보다 훨씬 더 자주 자신의 일자리를 재창조하고 재설계하고 재해석해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보스포럼 추산에 따르면, 2030년까지 선진국 노동시장의 75~80%1인 기업 또는 임시 노동자로 구성 될 것으로 보인다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과 같은 소프트 스킬과 자발성이 우리의, 우리 아이들의 성공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경제의 우버화’, 즉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독립계약자가 되기 때문에 우리는 각자가 기업이 되어 생각하고 일해야 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물론 그가 이런 원론적인 조언으로 책을 끝맺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만일 당신이 분명히 정해진 열정이 없는 젊은이라면?’ 다음의 직업 목록에서 가까운 미래에 취업 가능성이 가장 큰 직업을 찾아보라고 권한다



<미래 10대 일자리 분야>

1) 의료보조원

2) 데이터분석가와 데이터 엔지니어 및 프로그래머

3) 디지털 보안 경비원

4) 영업 컨설턴트

5) 로봇 유지-관리 기술자 및 프로그래머

6) 교사와 교수

7) 대체 에너지 전문가

8) 예술가, 운동선수 및 기타 연예인

9) 제품 디자이너 및 상업용 콘텐츠 크리에이터

10) 정신적 상담가 



아마 직업명만 봐서는 생소한 것도 많을 것이다.

이 책은 참고문헌 목록을 제외하고, 496페이지로 실로 방대한 데이터를 담았다. 현재 활발히 연구 중인 최신 자료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직업별 앞으로의 판세를 가늠해볼 수 있다



세계 석학들과 저널에서 활발히 연구·취재한 최신 자료를 페이지마다 접할 수 있어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소설만큼 흥미롭게 읽었다. 2030년이라는 가까운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여러모로 엿볼 수 있다.

읽고 나서는 역시, 희망보다는 두려움이 더 강하다. 사람의 적응, 변화 속도보다 기술의 변화가 더 빠르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도 생각해 봐야겠다


왜냐면, 겨우 10년 뒤의 미래이기 때문에.

이전의 10년과 앞으로의 10년이 보일 변화의 속도와 그 질은 확실히 다를 것이다.

이 책이 그 길을 걷는 괜찮은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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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재즈를 듣게 되었습니다 - 인문쟁이의 재즈 수업
이강휘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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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재즈를 듣게 되었습니다/서평

 

사람 일이라는 게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가지도 않는 데다가

즉흥적으로 처리한 일이

섬세하게 계획한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사람의 일생에서 즉흥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높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삶은

일면 재즈와 닮아 있다고 하겠다.”

 

- 어쩌다보니 재즈를 듣게 되었습니다, 142p

 

 

 

어쩌다 보니라는 어수룩함이 좋았다.

 

재즈에 대한 해박한 지식보다는 가볍게, 어쩌다 보니 듣게 되었는데 이만큼이나 좋아졌다는 그런 이야기일 것 같았다.

 

그런데 그뿐만은 아니었다.

 

이 책의 저자는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다. ‘재즈 전문가도 아니고 마니아라 하기에도 쑥스러운 입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던 그는 방과후 재즈 수업을 개설했다. K-Pop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20세기 음악, 그중에서도 재즈를 들려주고 그에 대한 에세이도 써내게 한다.

 

웬 재즈?’ 라는 반응을 보이던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묻는다.

그런데 왜 재즈에요?”

그러자, 선생님은 그냥, 내가 좋아해서.”라고 답했다.

볼품없는 대답일 수 있겠지만, 질문을 한 아이는 아주 흡족해하며 수강신청을 했다.

 

가끔은 선생님들도 가르치기 싫은 것, 자신조차 지루한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쓸모없어 보이는 것, 의미없는 것들을 가르치는 시간.

 

그런데 지금, 여기에 있는 선생님을 그렇지 않다. 방과후 수업으로 자신이 좋아서 듣는 재즈를 수업으로 기획해 구성하고, 아이들과 공유한다. ‘재즈를 미국의 역사와 연결지어 가르치고, 음악이란 예술로 아이들의 감각을 깨어나게 하고, 자신이 느낀 바와 생각하는 바를 글로서 담게 한다.

 

나는 이 교육이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공교육 시스템 내에서 잘 이뤄지지 않는 교육이기도 하고, 방과후 수업이라는 번외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압박감도 줄어든 상태에서 자유롭게 이뤄지는 수업.

 

저자인 선생님은 좋아한다는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나는 에 대해 아는 것을 가장 중요한 교육적 가치로 여긴다고 말한다. 특히 청소년들은 자신에 대한 이해가 매우 떨어지는 편인데, 자신에 대한 이해 중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을 자신의 기호에 대한 성찰로 꼽았다.

 

대개 아이들은 네가 제일 좋아하는 게 뭐야?’라는 질문을 받으면 카오스로 빠져든다.

이게 다 개인의 기호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부족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깊게 생각한 적이 없어서 잘 모른다.”

 

저자는 재즈 수업을 진행하면서 모든 아이들에게 호평과 호감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재즈는 제 취향이 아닌 것 같습니다만..”이라는 반응도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자신과 맞지 않는 것을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

 

이런 가벼운 마음이 좋았다.

 

큰 기대도, 큰 무게도, 큰 압박감도 없이.

재즈 수업을 듣는 시간.

 

우리 아이들에게 좀 더 이런 시간이 많아져야하지 않을까?

소탈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재즈 수업을 시작한 이 선생님께 나도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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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주 죽고 싶었고, 가끔 정말 살고 싶었다 - 조현병을 이겨낸 심리학자가 전하는 삶의 찬가
아른힐 레우벵 지음, 손희주 옮김 / 생각정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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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원문: 

https://blog.naver.com/voicej727/221980799423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이 그 병을 치유하고, 자신의 정신질환에 대해 정확한 의미와 판단, 해석을 내리는 일이 가능할까? 그리고 완전히 치유되어 다시 가족과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가능할까?

여기 바로 그 정확한 사례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아른힐 레우뱅’. 자신의 병이 정확히 어떠한 것이었는지를 탐구한 심리학자이자 생존자.

이 책은 아른힐 레우뱅의 자전적 실화다.

그녀는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현재 임상심리학자 및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현재 성공한 작가이자 인기있는 강연자로 현재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과거 10여년간 조현병과 싸운 경험이 있고, 어릴 때부터 바라던 심리학자가 된 사람이다. 심리학자로서, 또 병을 앓았다가 극복한 경험자로서 정신질환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밝힌 노고를 인정받아 2004년 ‘정신의학 치료에서 언론의 자유를 강화하기 위한 상’을 받았으며, 2009년엔 프리트 오르(Fritt Ord) 재단에서 수여하는 ‘자유 표현 명예상’을 받은 바 있다.

죽음의 세계를 경험하고 다시 돌아와 그 세계가 어땠는지, 그 세계에서 자신은 어떠했는지 이야기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그것은 실제로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타나토노트>와 같이, (죽음의 세계를 여행하는 이야기) 문학이라는 환상의 세계에서나 펼쳐질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책 <나는 자주 죽고 싶었고, 가끔 정말 살고 싶었다>는 마치 그러한 세계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존재하는 것이 분명하나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세계.

아니, 가본 사람은 있지만 다시 돌아와 이야기한 사람이 없는 세계에 대해서.

그곳의 풍경이 어땠는지 이야기한 자가 없는 세계에 대해서.

이것은 평범한 십 대의 한 아이가 조현병(정신분열증)의 세계로 진입하기까지의 미세한 변화들, 그리고 서서히 떠오르는 환시와 증폭되는 환청, 그로 인해 폐쇄된 시스템에 갇히게 된 경험에 대해 다룬다.

그리고 그 세계에서 벗어나 다시 삶을 복원한 사람, 자신이 겪었던 병과 환각에 대해 스스로 의미를 찾은 사람의 이야기다. -----------------------------------------

조현병을 앓던 사람,

심리학자가 되다

이것은 지금껏 내가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책이다.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이 그 병을 치유하고, 자신의 정신질환에 대해 정확한 의미와 판단, 해석을 내리는 일이 가능할까? 그리고 완전히 치유되어 다시 가족과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가능할까?

여기 바로 그 정확한 사례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아른힐 레우뱅’. 자신의 병이 정확히 어떠한 것이었는지를 탐구한 심리학자이자 생존자.

이 책은 아른힐 레우뱅의 자전적 실화다.

그녀는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현재 임상심리학자 및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현재 성공한 작가이자 인기있는 강연자로 현재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과거 10여년간 조현병과 싸운 경험이 있고, 어릴 때부터 바라던 심리학자가 된 사람이다. 심리학자로서, 또 병을 앓았다가 극복한 경험자로서 정신질환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밝힌 노고를 인정받아 2004년 ‘정신의학 치료에서 언론의 자유를 강화하기 위한 상’을 받았으며, 2009년엔 프리트 오르(Fritt Ord) 재단에서 수여하는 ‘자유 표현 명예상’을 받은 바 있다.


#심리학 #나는자주죽고싶었고가끔정말살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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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거주불능 지구 - 한계치를 넘어 종말로 치닫는 21세기 기후재난 시나리오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지음, 김재경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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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누리 교수가 시사자키 포스트코로나 대담에서 언급해서 알게 되었어요. 거주불능지구라는 단어를 언급하면서.. 이런 책이 홍보가 잘안된것 같아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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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로드 - 사라진 소녀들
스티나 약손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음서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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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s://blog.naver.com/voicej727/221966711970



“가장 마음 아픈 사실은

기억나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점이다.

리나가 실종된 직후의 시간은 파편으로 남았다. "




이 소설은 3년 전 ‘실버로드’라는 도로에서 딸을 잃어버린 한 남자(렐레)가 딸의 실종에 끈을 놓지 않고 추적을 이어가는 이야기다. ‘실버로드’는 스웨덴 동부 해안에서 노르웨이 국경으로 이어지는 95번 국도.

딸을 잃어버린 뒤, 밤낮으로 그 도로를 달리며 수색하는 한 남자의 심경이 황량한 숲의 적막감과 풍경을 통해 그려진다. 그것이 이 소설 전체의 색채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작가인 스티나 약손은 이곳의 풍경을 독자의 머릿속에 각인시키듯 생생하게 그려낸다. 실버로드 도로의 삭막함, 숲의 냄새, 고립된 집들의 생경함을 독자의 몸에도 젖어 들게 한다. 독자는 렐레와 이곳을 함께 수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아테네는 밖에서 답을 찾았다. 친구와 심리학자, 신문 기자에게 의지했다. …

리나의 실종에 관련된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고, 모임을 주최했으며, 인터뷰했다.

그 인터뷰를 보고 있으면 렐레는 팔에 소름이 돋았다. 그들만의 가장 사적인 일들, 렐레가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리나에 관한 상세한 이야기들이 적혀 있었다.

반면 렐레는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럴 시간이 없었다. 리나를 찾아야 했다. 오로지 그 애를 찾는 일만 중요했다. 그해 여름부터 그는 실버로드를 따라 운전하기 시작했다.” -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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렐레는 3년 전, 실버로드 한 버스정류장에서 여느 때와 같이 딸을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딸이 사라졌다. 목격자도 단서도 없이. 그는 딸을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되었다. 그는 딸을 곧 잃어버릴 장소에 데려다준 사람이 되었다. 숱한 죄책감과 절망 속에서, 그는 이제 밤낮으로 낡은 볼보 승용차를 몰고 실버로드를 달린다.

이곳은 한여름이면 한밤중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가 시작된다. 렐레는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겨울이 오기 전에, 밤에도 딸을 찾아 나선다.

타인이 이해할 수 없을 고통의 세계에서 사는 렐레. 익숙하고 일상적인 세계가 그의 딸을 데려가고 다시는 돌려주지 않았다. 그에게 주변 인물들은 ‘실버로드’ 만큼이나 낯설고 믿을 수 없으며, 연대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몸 깊숙한 곳에서 비명이 점점 형태를 잡아갔다.

메야는 엄마를 따라가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혼자 여기 남아 있을 배짱도 없었다.” -15p

이 소설이 좋았던 이유는 ‘메야’의 존재 덕분이다. 한 번도 아버지의 존재를 가져보지 못했기에, 그리워해 본 적도 없다는 ‘메야’. 약과 정신적인 질환 속에서 수십 번 이사를 하며, 새로운 남자를 찾는 그녀의 엄마. 메야는 엄마와 함께 사는 것이 고통스럽지만 자신에게 의지하는 엄마를 돌보고, 극단적인 순간들을 두려워하며 엄마 곁에 머무른다.

이번에도 새로운 남자를 찾아 이사 온 엄마. 그녀를 따라, 메야는 점점 실버로드에 가까워진다. 그리고 렐레를 만난다. 메야와 렐레의 이야기가 교차 편집하듯 엮어지고, 점점 그들은 서로에게 다가간다. 곧 그들이 만날 것이라는 예견할 수 있고, 그것이 긴장감을 계속 불어넣는다. 



“제 경험상 잘 웃는 사람을 조심해야 하더군요.”

“무슨 말이죠?”

“아무 이유 없이 웃고 미소로 상대를 속이는 사람들 말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사악하더군요.”

“명심하죠.”

-64p

about/ 작가, 스티나 약손

<실버로드>는 1983년생 스티나 약손의 데뷔작이자 2018년 스웨덴 최고의 크라임 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다. 데뷔작으로 이 상을 받은 작가는 스티나 약손이 최초다.

스웨덴 독자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은 이 소설은 2019년 북유럽 최고의 장르문학에 수여하는 ‘유리열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리열쇠상’은 스칸디나비아 추리작가 협회에서 수여하는 권위 있는 북유럽 최고의 추리문학상으로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작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소설은 전 세계 20개국에 판권이 수출되었고, 스티나 약손은 단숨에 차기작이 기대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스티나 약손은 스웨덴 북부의 작은 도시인 셸레프테오에서 성장했고, 20대에 남편을 만나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로 이주했다. 미국으로 간 뒤 고향 스웨덴을 무대로 한 소설을 쓰며 향수를 달랬다고 말한다. 그 소설이 바로 <실버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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