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1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어릴 적 이순신 전기를 읽을 때 내 머리속에 떠오른 이순신장군과 전쟁터의 모습은 개인적 고민은 빠진 역사적 사실들의 서술이었다.  그러므로 승전하면 한없이 환하고 의기양양한 장군의 모습과 백성들의 모습이 떠올랐고, 패전하면 안타깝고 분한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그렇게 전쟁도 단순했고 전쟁터의 사람들도 단순했다. 우리편이 이기면 전쟁도 좋은 것이고 전쟁터의 사람들도 행복할 줄 알았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여러 전쟁들은( 사소한 개인간의 싸움에서부터 국내의 분쟁과 국제적인 전쟁에 이르기까지) 그러한 단순함을 잃게 되었다. 전쟁터에 있는 사람들이 전쟁이 이기기만을 마음 속에 그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가슴 속에는 삶의 구비구비 누벼진 사연들이 전쟁과는 무관하게 떠올랐다 가라앉는다. 화약 연기 속에서 전쟁 후 돌아갈 평안한 일상을 꿈꾼다. 또는 돌아갈 고향조차 없는 서글픔 속에 생을 태운다.

칼의 노래의 이순신 장군은 영정 사진의 흐트러짐 없는, 그래서 웬지 무미건조해 보였던 인물에서 인간적인 모습으로 되살아난다. 그래서 한없이 가깝고 그래서 그가 느끼는 슬픔이 전해져와서 마음이 아프다.  죽음의 냄새만이 가득한 전쟁터에서 오로지 냄새로 낯익고 아끼는 것들을 추억하는 이순신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났다. 

차가운 칼이 부르는 뜨거운 피의 노래가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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