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구상

오늘도 신비의 생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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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단련하다 - 인간의 현재 도쿄대 강의 1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규원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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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들은 크게 두가지의 느낌을 많이 준다. 무지를 알게 됨에 따른 부끄러움과 함께, 어떤 식으로든, 성실한 책읽기는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그 시기가 언제든지 늦지 않았음을, 그리고 도달해야 할 목표를 덤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해 주는 것 같다.

사회는 자꾸만 나누고 또 나누는 것에만 매진하게 하고, 나 자신 또한, 어떤 문제든 쪼개고 쪼개며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 문제 해결의 모든 것 같이 느끼지만, 다 모르면서도 행하는 일들이 어디 한두 가지  인가.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지금 이 시점에서 아는 것까지를 겸허하게 인정하면서, 미래를 향해 열린 사고를 견지하는 것이리라.

마지막으로, 나의 주임 교수님께서 늘 강조하시는, 'smart' 라는 말뜻을 저자가 밝혀 놓은 것을 보고 적잖히 놀랐다. 이 단어에 이런 멋진 뜻이...

'smart'

'지적으로 아름답다'
'설득력있는 훌륭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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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부터의 귀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전현희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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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 다카시의 치밀함이 아주 돋보이는 책이다. 그리고, 그의 다양한 관점에서의 논리 전개가 아주 마음에 든다. 내 생각에도,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 다양한 경험의 기반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본다. 책에서, 우주 비행 후의 정신적인 변화에 대해, 한정된 특수한 우주 비행사들의 체험을 근거로 기술하는 것이 어려운 것을 볼 때, 이제는, 자신의 감정 변화 등을 더 잘 표현할 것 같은, 그런 훈련을 많이 했을 작가들을 우주로 보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 능력은 짧은 시간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님으로...그럼, 더 많은 간접경험을 더 가깝게 할 수 있지 않을까...

p.s  책을 다 읽고 나면 책표지 다음 장에 날짜와 감상을 적어놓곤 하는데, 이 책은 검은색지로 되어 있어 잠시 황망함을 느꼈음. 하지만, 그 곳의 금박 글씨는,  새삼스러운 다른 곳으로의 생각 전개를 일으킨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꼭 찾아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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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1 - 부자들이 들려주는 '돈'과 '투자'의 비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로버트 기요사키, 샤론 레흐트 지음 | 형선호 옮김 / 민음인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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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셀러 책을 구입할 땐 거의 몇 달을 망설인다. 책의 가치보다는 일시적 유행이 아닐까 하는 마음의 반발심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니 내 생활 패턴이 되새겨 졌다. 듣기 싫은 음악들, 책들, 미디어, 이 책에서 중요시 여기는 금융 지식에 관해서는 눈,귀를 막고 거부했다. 싫기 때문에...내 자신이 그 책에서 말하는, 이 빨리 변화하는 시대에 변화를 거부하며 투덜이가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러워 졌다. 나의 직업이 책에서 말하는 불쌍한(?) 것인 것도 한 이유이겠지...

이 책은 내게 배움의 열망의 범위를 넓히라 말한다.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는 될 수 없겠지만 삶을 풍요롭게 할 방법은 앞 사람들이 간 방법보다 더 많으리라 생각한다. 두려움을 줄일 수 있도록 지식을 넓힐 수 있기를 나에게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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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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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무엇인가'

이 문제는 모든 시대, 모든 사람에게서 떠올려졌을 명제일 것이다. <가시고기>를 읽으며 나 역시 이 명제가 가슴속에서 떠나지 않음을 알았다. 불현듯 '밀란 쿤데라'의 사랑의 정의가 생각난다. 쿤데라는 사랑은 다방위적이라 했다. 우리가 언젠가는 한 번씩 보았을, 한 기둥에 화살표의 형태로 여러 방향을 가르키며 그 곳 까지의 거리를 적어놓은 이정표. 사랑도 그런 것이라 했다. 이성간의 사랑, 부모 자식간의 사랑, 동성 간의 우정이란 사랑... 난 사랑이란 겉보기로 묶어 나눌 순 있어도 각각의 사랑은 그 관계만큼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시고기>는 슬픈 사랑 이야기이다. 부자 지간의. 생명이 걸린, 생명을 건 사랑... 누구나 생명의 소중함을 외치지만, 돈에 의해 생명도 버려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사회는 알고 있다. 다만 애써 외면할 뿐...

'하루에도 열 번 이상은 하늘을 쳐다보자.'
'열 번 이상 하늘을 보지 못한 하루라면, 그 하루는 헛되게 산 날이다'

다움이의 아버지가 대학 동창과 만나 다움이의 치료비를 좀 빌려달라는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헤어졌을 때, 떠올려진 대학 시절 책상에 붙여 놓았던 다짐이다. 그는 그것이 실천되었던 기억이 없다. 최근엔 하늘은커녕 바닥만을 보며 살았던 것이 얼마 동안인가. 때때로 절망에 올려다 본 하늘은 자신이 대학 시절 가슴에 품었던 하늘이 아닌 것이다.

다움이가 마지막 희망인 골수이식의 공여자를 찾는데 실패하고 마지막 여행을 나서는 것은 아버지로서 대단한 용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누가 최선을 모르는가. 하지만 최선이 낳는 결과는 과연 최선인가 말이다. 극심한 고통을 강요하는, 하지만 강요하지 않을 수 없는 현대 의학의 현실...

다움이의 아버지가 다움이 생모의 치료비 도움을 받지 않은 것은 자존심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다움이 아빠는 자신이 다움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남았다는 생각이 기뻤던 것은 아닐까.

'아빠는 죽어도 아주 죽는게 아니란다.'
'세상에 널 남겨놓은 한 아빠는 네 속에 살아 있는 거란다'

난 평소 떠난 사람이 남은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남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위의 글을 읽으니 떠난 사람도 남은 사람의 무언가를 가지고 간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평소 죽음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사는 것은 신의 배려일까. 매 순간 죽음을 생각한다면 이 세상의 모든 일은 가치가 없어질 것이다. 죽을 때 할 후회를 줄이는 것이 사는 것이라면 너무 염세적 생각일까...

이 책을 읽으며 참 많이 울었다. 점심 시간에 책을 보고 울다가 들어오는 환자를 벌개진
눈으로 맞아, 환자가 의아해 할 정도로...그만큼 이 시대는 희생이란 의미가 많이 퇴색된
시대인 것 같다. 나만 해도 솔직히 부모님께 받은 사랑을 부모님께 만분의 일이라도 돌려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갈수록 내 새끼 생각하며 점점 소홀해져 가는
날 발견할 때마다 부모님께 다하지 못한 효도에 가슴 아픈 경우도 많지만, 쉽게 마음이 돌려지지 않는 것은 나의 부덕의 소치일까.

언제나처럼 책의 앞부분에 짧막한 소감을 쓰며 책 읽기를 마쳤다.

'많이 울었다'
'나에게도 아들이 하나 있다'
'2000.10.2'

많은 이들이 이 책을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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