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100년 100개의 기억 - 3.1운동부터 남북정상회담까지
모지현 지음 / 더좋은책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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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월달이 되면서 3.1운동과 독립운동을 한 분들에 대한 영화나 시사교양프로를 통해 자주 접하고 있다. 특히나 얼마전 방송매체를 통해 유명한 한국사강사의 근현대사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지난 굴곡의 시간들을 되돌아보는 시간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읽게된 한국 현대사 100년의 사건들을 기록한 책한권이 너무 반가웠다.
더좋은책에서 출간된 [한국 현대사 100년 100개의 기억]은 1919년 3.1운동부터 2018년 남북정상회담까지 굵직한 100개의 사건들을 담은 책이다.
작가의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5장으로 나뉜 책은 시대별로 다양한 사건들이 정리되어있어 쉽게 읽혔다.

첫번째장과 두번째장은 1919년 3.1운동의 배경에서 부터 1945년 8.15광복까지 최초의 민족저항운동을 시작으로 임시정부가 만들어지며 광복까지 이른 45개의 사건들이 담겨져 있다.
세번째장은 40년대 광복이후 신탁통치파동과 대한민국 단독정부가 들어서며 50년대 한반도의 가장 아픈 한국전쟁과 새로운 대중매체인 대한방송국의 이야기를 담았다. 무엇보다 이승만의 장기독재에 종지부를 찍게 한 4.19혁명과 제 2공화국의 수립등 혼란스런 60년대의 모습을 기록한 장이다.
개인적으로 네번째장을 제일 재미있게 읽은듯하다. 70년대 태어나 새마을 운동, 혼.분식 장려운동, 프로야구탄생과 교복자율화, 야간통행금지 해제, 이산가족 찾기까지 그시대를 살아왔기 때문인지 읽을수록 예전 기억들이 생생히 떠올랐다.

4·19혁명은 우리 역사에서 엄청난 의미를 가진다.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들이 주체가 되어, 국민의 주권을 존중하고 인정하지 않은 지도자를 저항을 통해 끌어내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혁명이라고 부르고 한국 역사에서 의미 깊은 사건이 된 것이다. 지금도 4월이 되면 각 대학에서는 4월 혁명을 기념하는 여러 가지 행사들을 열어 그 정신을 잇고자 하고 있다. -270p

추억이 되려면 먼저 기억해야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아프고 혼란스러웠지만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많은 사건들과 사람들을 늘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이다. 100가지의 사건들을 담은 책이라 깊이있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꼭 알아야할 이야기를 년도별로 정리가 되어있어 쉽게 잘읽히는 [한국 현대사 100년 100개의 기억]은 청소년도 함께 읽어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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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배심원 스토리콜렉터 72
스티브 캐버나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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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법정스릴러계의 다크호스로 주목받는 스티브 캐버나의 [열세번째 배심원]. 
연쇄살인범이 배심원이 된다는 책소개에서부터 궁굼했던 소설이라 꽤 두꺼운 분량인데도 쉬지않고 읽어내려간듯하다. 소설[열세번째 배심원]은 주인공 사기꾼출신 변호사 에디플린과 연쇄살인범 케인이 번갈아 화자가 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내와 경호원을 살인한 죄로 재판을 받게되는 헐리웃배우 바비의 변호인인 에디 플린. 사건을 파헤칠수록 자신의 의뢰인이 연쇄살인범의 누명을 쓰게 되었다는것을 알게된다. 
바비의 유죄를 확신하는 검사측에 무죄를 증명하기위해 연쇄살인범의 뒤를 쫓고있던 FBI의 도움을 받으며 그의 정체에 더 다가서는 에디 플린.
연쇄살인범 케인의 범죄는 정말 영리하고 치밀하다. 태연하게 자행되는 살인과 누구도 예상못하는 배심원이란 자리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며 그의 계획들을 실행하는 주도면밀함.

잠깐 케인은 가면이 벗겨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음이 이러한 생각들에 휩쓸렸을 때 그의 소극적인 표정, 개방적이고 중립적인 몸짓이 한순간 바뀌었다. 그는 기침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배심원단에서 알아챈 사람은 없었다. 피고 측 변호인을 보았다. 플린 역시 알아차린 것 같지 않았다.
배심원 컨설턴트, 아널드가 케인을 열심히 응시하고 있었다. 그가 뭔가를 봤다. 그의 진짜 얼굴을 봤다. -281p

소설속엔 두 화자의 심리또한 잘 묘사되어 있다. 섬뜩하고 비뚤어진 살인마인 케인과 무죄를 이끌어내기 위해 배심원의 심리를 파고드는 변호를 해야하는 에디 플린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또한 맘에 쏙 든다. 사실 소설의 중반까지 재밌게 읽고있던터라 어떻게 결말을 완성할지 걱정반 기대반이었는데. 과하지 않고 허를 찌르는 반전을 주다니 영화로 제작되어도 좋을듯 하다.거기다 현직 변호사출신 작가가 쓴 작품이라 그런지 법정안에서 벌어지는 두뇌싸움또한 허술하지 않았다.
법정스릴러의 다른 소설들을 종종 읽어왔었지만 전체적으로 잘짜여진 스토리와 긴장감을 놓칠수 없는 심리묘사, 반전의묘미까지 다 갖춘 소설인 [열세 번째 배심원]. 스릴러로 유명한 작가들의 찬사가 무색하지 않았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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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러브
시마모토 리오 지음, 김난주 옮김 / 해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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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살해한 용의자로 체포된 칸나. 방송국 아나운서가 되고자 면접까지 보던 미모의 여대생인 그녀가 살인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2018년 나오키상 수상작인 [퍼스트 러브]는 가족이라는 테두리안에 숨겨진 폭력과 학대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담은 이야기다.
소설속 화자인 임상심리 전문가인 유키가 국선변호사인 가쇼와 사건의 전말을 밝히기위해 그녀의 과거를 추적하게 된다.
성에 눈뜨기도 전에 아버지의 성적학대로 생긴 트라우마를 안고 자란 칸나. 그런 그녀를 거짓말쟁이로 일관하며 외면하는 칸나의 엄마. 아이의 울타리가 되어줘야할 가족이 오히려 아픔과 상처를 주고 비극적인 사건을 낳는다.

소설은 칸나의 이야기로만 전개되지 않는다.
칸나의 반생을 정리하는 기획으로 책을 내고싶어하는 출판사의 권유로 칸나를 만나게 되는 유키는 잔인한 진실에 다가갈수록 자신의 과거를 떠오르게 된다. 아버지의 추악한 비밀을 알게되면서 방황하던 20대의 유키. 지우고 싶은 아버지의 존재가 그녀에겐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남아있다.
과거의 사람들을 통해 알게되는 칸나의 모순된 성격과 낮은자존감, 불안정한 애착과 자해까지 모든 잘못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그녀가 안타깝기만 하다.

[퍼스트 러브]는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형사물이나 법정 미스터리소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초반 살인을 하게된 동기의 궁금증으로 책장을 넘기다보면 어느새 분노와 혐오감, 안타까움에 널뛰는 감정을 느낀다.
살인동기를 알아가는 과정은 조금 힘이 들었지만 자신을 옳아매는 상처를 뒤로하고 조금씩 단단해지는 칸나를 그린 [퍼스트 러브]. 생각보다 필력도 좋아 후딱 읽어버리고 저자의 다른 소설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법정에서 많은 어른들이, 제 말에 귀를 기울여 주었어요. 그게 제게는 구원이 되었습니다.
고통도, 슬픔도, 거절도, 자신의 생각도, 절대 말해서는 안되는 것이었으니까요.
어떤 인간에게도 자기 의사와 권리가 있고, 그걸 말해도 된다는 것을 재판을 통해서 처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3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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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 a love letter to my city, my soul, my base
유현준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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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무수한 추억을 남기는 도시와 공간들이 있기 마련이다.
어린시절 동네친구들과 뛰어놀던 골목길, 하교길 밥먹듯 드나들던 문방구나 오락실등 유년의 추억을 잔뜩 채워주던 공간들. 시험기간 무거운 가방과 발을 이끌고 다녔던 독서실과 학원은 10대의 내겐 힘든 공간이기도 했다. 
제한된 공간에서 지내던 시절과는 다르게 성인이 되어서는 더 많은 공간을 찾아다니며 새로운 사람과 경험을 하게된다. 

시간을 보낸 공간도 그 사람을 만든다. 이 책은 나를 만든 공간들에 대한 이야기다. 유년 시절에는 수동적으로 공간들을 만났고, 성인이 되면서 점차 나에게 맞는 공간을 찾아다니거나 머무는 곳을 꾸미거나 건축가로서 새로운 공간을 만들기도 했다. -13p

언젠가 인스타에서 유현준작가의 [어디서 살것인가]란 책을 본 기억이 남아있는데 유난히 호평이 많아 궁금했었던 책이었다. 아쉽게도 책을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그의 신간인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란 책을 먼저 만나게 되었다.
건축가인 유현준작가가 이야기하는 도시라는 공간은 어떤 곳이며 어떤 의미를 품고 있을지 궁금하다.
책을 받고선 제일먼저 눈에 띄는건 종이묶음을 꿰매는 사철작업을 한뒤 책등을 그대로 노출 시키는 사철 누드제본방식이다. 

책은 6챕터로 나뉘어 121곳의 공간과 장소를 담았다. 작가 자신을 만들어낸 공간과 자신이 좋아하는 공간들은 마당이 보이는 작은 마루에서 부터 온갖 놀이의 공간이라 할수있는 골목길, 대학시절 기숙사, 외국의 작은 공원까지 다양하다. 
특히 혼자있기 좋은 시공간으로 창가 스툴 자리는 나역시 좋아하는 시간과 공간이기에 무척 공감하며 읽은듯 하다.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창가를 통해 밖의 사람들을 구경하며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 물론 저자처럼 스툴의자는 불편해서 좋아하진 않지만 혼자있기 좋은 공간으로 나역시 꼽고싶은 공간이다.

건축과 학생에게는 기숙사 방보다는 스튜디어 자리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매 학기가 시작되면 스튜디오의 의자와 책상을 꾸미는데 돈을 아낌없이 썼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가장 많은 삶을 빚는 공간이다. 그곳이 좋아야 그 사람의 삶의 질도 좋아진다. -119p

책에서 말하는 별자리란 순간순간 아름답고 행복했던 시간들을 만들어준 시공간을 말한다.
나의 반짝이는 별빛같은 공간들은 어디일지.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는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이 있는 사진과 함께 추억을 만날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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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소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76
앨리스 먼로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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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라는 한 여성의 삶을 그린 앨리스 먼로의 [거지 소녀]. 자신의 고국인 캐나다에서 '넌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책은 앨리스 먼로의 초기에 쓰인 소설집이다.
10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있지만 로즈의 어린시절에서 중년의 시절까지 담은 연작소설이라 할수있다. '거지 소녀'라는 제목과는 다른 표지속 하얀옷을 입은 붉은머리의 소녀의 뒷모습. 자신이 선택한 삶을 바라보는 로즈의 담담한 시선이 느껴진다.

소설첫장의 '장엄한 매질'에서는 유년기의 로즈가 새엄마인 플로와의 갈등과 대화를 통해 유대관계를 갖게되는 모습을 그려졌다.
시건방진 딸아이를 꺾고 싶어 하는 새엄마인 플로와 사춘기 반항하는 딸인 로즈, 딸아이에게 혹독한 매질을 하는 아버지까지 그들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엿볼수 있었던 단편이었다.
그렇지만 새엄마인 플로와 로즈의 사이는 그닥 나빠보이진 않는다. 자신과는 다르게 책을 좋아하고 오만하고 무례한 로즈지만 일상의 대화나 수다까지 나누는 보통의 모녀의 모습도 보여지곤 한다.

가난한 집안출신이지만 머리가 좋은 로즈. 장학금을 받고 다니던 대학교에서 패트릭을 만나게 되고.
어느날 패트릭은 로즈에게 '코페투아왕과 거지소녀'라는 그림속 거지소녀와 같아서 사랑스럽다는 말을 하게된다. 거리를 지나던 코페투아왕이 예쁜 거지소녀에게 한눈에 반해 왕좌를 버리고 사랑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를 토대로 그려진 그림을 보며 로즈는 자신에게도 그런 왕이 필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녀가 선택한 패트릭과의 결혼은 결국 이혼을 하면서 파국을 맞게되고.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로 로즈를 사랑하게된 패트릭과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자란 그를 통해 막막한 현실을 벗어나고자 했던 로즈의 파국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 아니었나싶다. 

사랑은 세상을 지워버린다고, 사랑이 잘되어갈 때만이 아니라 망가지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놀라울 것도 없는 생각이었고 실제로 그녀는 놀라지 않았다. 정말 놀라운 것은 모든 것이 자신을 위해 아이스크림 접시처럼 두껍고 평범하게 제자리에 있어주기를 바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이었다. 따라서 그녀가 달아나며 벗어나려 하는 것은 실망, 상실, 파경만이 아니며 그와 정반대되는 것, 즉 사랑의 축복과 충격, 그 눈부신 변화이기도 한 것 같았다. 그런 것들이 안전하다 해도 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둘 중 어떤 경우라도 결국엔 뭔가를, 자신만의 균형추이건 진실성의 작고 메마른 알맹이이건, 빼앗기게 된다. -308p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고팠던 그녀가 경제적으로 안정된 중산층의 삶을 버리고 또다른 사랑을 하며 상처를 받고 잘못된 선택과 초라한 삶이 될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스스로 원하는 삶을 선택하며 살아가게 된다.
앨리스 먼로의 소설 [거지 소녀]는 진부하지않으며 섬세한 표현과 미화되지 않은 인물들이 그려져 있지만 생각보다 작품을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듯 하다. 가독성이 떨어지거나 어렵다기 보다는 아마도 인물들의 감정 하나하나 표현한 작가의 섬세함 때문이 아닐까싶다. 노벨상도 받은 80세를 훌쩍 넘은 앨리스 먼로,[디어 라이프]이후로 절필을 했다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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