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러브
시마모토 리오 지음, 김난주 옮김 / 해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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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살해한 용의자로 체포된 칸나. 방송국 아나운서가 되고자 면접까지 보던 미모의 여대생인 그녀가 살인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2018년 나오키상 수상작인 [퍼스트 러브]는 가족이라는 테두리안에 숨겨진 폭력과 학대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담은 이야기다.
소설속 화자인 임상심리 전문가인 유키가 국선변호사인 가쇼와 사건의 전말을 밝히기위해 그녀의 과거를 추적하게 된다.
성에 눈뜨기도 전에 아버지의 성적학대로 생긴 트라우마를 안고 자란 칸나. 그런 그녀를 거짓말쟁이로 일관하며 외면하는 칸나의 엄마. 아이의 울타리가 되어줘야할 가족이 오히려 아픔과 상처를 주고 비극적인 사건을 낳는다.

소설은 칸나의 이야기로만 전개되지 않는다.
칸나의 반생을 정리하는 기획으로 책을 내고싶어하는 출판사의 권유로 칸나를 만나게 되는 유키는 잔인한 진실에 다가갈수록 자신의 과거를 떠오르게 된다. 아버지의 추악한 비밀을 알게되면서 방황하던 20대의 유키. 지우고 싶은 아버지의 존재가 그녀에겐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남아있다.
과거의 사람들을 통해 알게되는 칸나의 모순된 성격과 낮은자존감, 불안정한 애착과 자해까지 모든 잘못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그녀가 안타깝기만 하다.

[퍼스트 러브]는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형사물이나 법정 미스터리소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초반 살인을 하게된 동기의 궁금증으로 책장을 넘기다보면 어느새 분노와 혐오감, 안타까움에 널뛰는 감정을 느낀다.
살인동기를 알아가는 과정은 조금 힘이 들었지만 자신을 옳아매는 상처를 뒤로하고 조금씩 단단해지는 칸나를 그린 [퍼스트 러브]. 생각보다 필력도 좋아 후딱 읽어버리고 저자의 다른 소설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법정에서 많은 어른들이, 제 말에 귀를 기울여 주었어요. 그게 제게는 구원이 되었습니다.
고통도, 슬픔도, 거절도, 자신의 생각도, 절대 말해서는 안되는 것이었으니까요.
어떤 인간에게도 자기 의사와 권리가 있고, 그걸 말해도 된다는 것을 재판을 통해서 처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3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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