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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 갱 올스타전
나나 크와메 아제-브레냐 지음, 석혜미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4월
평점 :

최근 디스토피아 소설을 많이 만나고 있다.
미래의 이야기들은 희망적이거나 찬란한 꿈이 가득한 세상보다는 왠지 모를 어두움이 가득한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체인 갱 올스타전』 또한 다르지 않다.
자유를 얻을 기회가 없을 범죄자들이 서로를 죽고 죽이는 《CAPE 프로그램》.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자가 자유를 얻을 수 있는 생명을 건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국가가 승인한 민영기업이 맡아서 상업적인 마케팅까지 하는 처절한 게임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한다.
‘체인’에 소속된 ‘링크’라고 불리는 범죄자들은 스타와도 같은 인기를 누리기도 하고, 그들이 어떤 범죄로 그곳에 들어가게 된 이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듯한 광기는 무섭기까지 하다.
『체인 갱 올스타전』 의 핵심 인물은 ‘서워’와 ‘스택스’라는 흑인 여성이다.
그 외에 여러 동료와 팀을 이루고, 가족과 같은 유대를 이루며 자유를 위해 싸우지만 그들의 ‘동료애’나 ‘사랑’은 솔직히 나는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영화 ‘300’에서의 ‘고대 검투사’나 ‘매드맥스’의 ‘미친 전쟁’ 같은 장면들이 떠오르는 장면이나 이야기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에 땀이 나게 만들었다는 점은 작가님의 글이 너무나 대단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워싱턴 포스트의 “『1984』나 『시녀 이야기』와 같은 충격적인 깨달음을 준다.”』는 논평이 내 마음과 딱 통하기도 했다.
‘『체인 갱 올스타전』의 이야기가 과연 미래의 이야기로 소설이 맞는 것일까?’라는 의구심이 들 만큼 실제로 지구 어느 곳에서 일어나고 있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다.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에서 가끔 보이는 범죄자들이 수용된 《그곳》에서 일어나는 격투 내기가 생각나기도 했으니 말이다.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세상에는 끔찍한 일들이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일어나고 있으니 소설이 너무나 현실처럼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나쁜 사람들은 누구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범죄자가 나쁜 사람들인지, 그들의 살인 전쟁에 열광하는 광기 어린 사람들이 더 나쁜 사람들인지...
깊이 몰입해서 읽게 되어서 그런지 한동안 휴우증이 꽤 클 것 같다.
P106
“설명 드릴 게 몇 가지 있습니다.”
저것은 일곱 가지 진실이 아닌가.
“당신이 이하 ‘CAPE’로 표시ᅟᅡᆯ 형사 범죄 처벌 엔터테인먼트의 본질을 이해했음을 확인해 주셔야 합니다. 이것은 키언 서버를 살해한 대가로 받은 삼십육 년형의 연장이며 어떤 방식으로도 당신이 키언 서버에게 저지른 범죄의 사면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CAPE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당신은 면책되어 석방될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이제부터 읽어 드릴 서류에 당신이 서명한 시점으로부터 삼 년간 CAPE 프로그램에 성공적으로 참여해햐 합니다. 당신에게도 사본이 있으니, 제가 항목들을 소리 내어 읽으시면 됩니다. 글은 읽을 줄 아십니까?”
그는 기계처럼 말하며 너무 쉽게 이름들을 내뱉는다.
P448
로레타에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당신의 전투는 유니콘과의 전투예요. 당신이 그 싸움에서 전환점을 돌았다고 생각해요. 무서웠나요? 틀림없이 그랬겠죠. 그게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이 멋진 이유예요. 무서울지라도 해내잖아요. 당신은 끝까지 해내요. 난 그때의 서워가 그리워요. 열정 넘치는 블러드 마더가요. 당신은 이제 조금 지루해지고 있어요. 싸울 때는 재미있지만 그게 다예요. 당신은 위대한 자유까지 살인이 두 번밖에 안 남았죠. 그것들을 특별하게 만들고 싶지 않나요?
걱정하는 팬이 보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