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국 대신 만둣국 - 소중한 맛에 대한 산문집
이범준 지음 / 책책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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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토란국 대신 만둣국』

《소중한 맛에 대한 산문집》 이라며 ‘삶의 시절마다 함께하며 꽃이 되어준 음식을 기록하다’라는 책과 만났다.

작가님이나 책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기 전이라 음식에 대한 ‘레시피’인가 싶기도 했고, 휘릭 열어 본 책 속에 있는 사진은 흑백이었고, 요즘 책답지 않은 소박함이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어떤 책인지 잘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세 개의 챕터(Chapter)’와 ‘소제목’부터 심상치 않더니 「내 삶의 중심에는 언제나 음식이 있다. 나는 평생 길치 소리를 듣는 사람이지만 한번 봐둔 음식점 위치는 기가 막히게 찾아낸다. 누군가에게 길을 알려줘야 할 때도 인근 식당을 기준으로 설명할 정도다. 아무리 허기가 져도 절대로 아무거나 먹지 않는다」는 ‘프롤로그’까지 눈이 번쩍 뜨이고, 왠지 모를 끌림을 강하게 느껴졌다. (나는 먹는 것에 진심인 사람이다.)


‘어머니들의 음식’, ‘나의 음식’, ‘사랑하는 이들의 음식’ 세 가지 Chapter에서는 맛깔나는 제목으로 소개되는 음식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한 가지, 한 가지 이야기가 시작되고 마무리될 때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기분이 들었다.

놀랍다고 해야 할지,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나름 단어 선정도 잘하고 표현도 잘한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칭찬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 것인지 그 단어를 못 찾았다고 할 수 있겠다.

분명히 음식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그 음식의 기원은 물론이고, 또 다른 많은 에피소드를 잘 마련해 두셨는지 나도 모르게 푹 빠져서 읽고 있었다.

시대적인 상황들이나 여러 가지 에피소드 중에 공감이 가는 것들까지 많아서였을까 ‘맞아, 맞아. 그래, 그땐 그랬지. 그래, 그 맛, 나도 아는데….’ 이런 말들까지 혼자 중얼거리기까지 했을 정도니 말이다.

심히 심각하게 빠져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한 번 빠르게 읽어내고, 다시 한번 더 읽었다.

(가독성 매우 좋다. 두께도 부담스럽지 않아서 더 좋다)


책에 있는 내용을 내가 누군가에게 전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나도 어디서 말하는 걸 어려워하거나 잘 못하거나 하는 사람은 아닌데 말이다.

너무나 맛깔나게 읽히게 써주신 작가님의 글은 직접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맛을 직접 봐야 한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나답게 제대로 살기 위한 방편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셨다고 하셨는데, 앞으로 쭉 ‘명사가 아닌 동사의 꿈’을 꾸시면서 좋은 글을 써주셨으면 좋겠다.

『토란국 대신 만둣국』에서 새롭게 알게 된 《진짜 제주도 음식》을 맛보러 다시 제주도에 가고 싶다.


「좋은 음식은 인생을 바꾼다. 매일 삼시세끼를, 아니 하루 한 끼라도 좋아하는 이와 함께 음식을 먹는 장면으로 채울 수 있다면 그만큼 행복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고도로 발달한 문명사회에서도 여전히 가장 즐거움을 주는 대상은 음식과 사람이다.

돌아보면 음식은 나를 다른 무언가와 연결해 주는 다리다. 그러므로 이 글은 중년이 된 내가 지난 시절의 나에게 건네는 이야기다. 손에 잡히지 않아도 내 안 어딘가에 있는 그 기억들이 음식과 함께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글을 읽는 여러분에게 나의 행복했던, 따론 그렇지 않았던 시절 음식의 추억이 온전히 전해지길 바란다. 그리고 그를 통해 여러분도 그런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어 보는 시간을 갖기를 소망한다.

프롤로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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