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을 위한 서양 철학 이야기 - 신앙과 이성의 만남
크레이그 바르톨로뮤.마이클 고힌 지음, 신국원 옮김 / IVP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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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을 위한 서양 철학사
부제 : 신앙과 이성의 만남

저자 : 크레이그 바르톨로뮤, 마이클 고힌
출판사 : ivp
원제 : 기독교 철학(Christian Phi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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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다시 만나는 저자들
크레이그 바르톨로뮤 & 마이클 고힌
두 저자의 이름은 이미 “성경은 드라마다”와 “세계관은 이야기다”에서부터 함께 있었다.
“성경은 드라마다”는 성경의 많은 내용을 왕, 왕국 그리고 왕의 백성이라는 키워드로 하나의 서사시로 들려주었다. 성경을 이야기로 제시하는 것도 매력적이고 알찼기에 많은 성경공부 시간에 교재로 사용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런 성경 공부의 표준 교과서 같은 책을 낸 저자들이 돌아와서 이번에는 기독교 세계관과 서양 철학사 전반을 연결시킨다.

책의 내용이 조금은 어려울 수 있지만 그래도 중간마다 등장하는 애비와 퍼시라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큰 도움이 된다. 이 둘은 사실 전작인 “성경은 드라마다”에서도 등장했는데 이번에 그들은 대학교 진학 후 철학 과목들을 들으면서 생기는 고민, 질문들을 나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독자들은 철학과 신앙인의 삶을 이어서 같이 고민하며 우리의 믿는 바를 더 확고히 돌아보게 된다.

난 이 책을 대학교에 막 들어갔거나 그 과정 안에 있는 청년들에게 더 권하고 싶다.
그러면서 우리의 신앙이 교회 안에서만 사용되고 당연시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학문과 나름 대화를 하며 더 나아가기를 기대해본다. 이 책은 세상과 그 안에 학문 중 철학을 조금은 덜 무섭고 덜 난폭하게 우리에게 알려주면서 우리 신앙의 내용을 정리해준다.

1. 책 속으로
책은 독자에게 기독교 신앙과 철학의 관계를 보여주고 서양 철학사 전체 흐름과 주장을 기독교적 답변과 함께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독자는 이런 흐름 이후 오늘날 기독교 철학의 여러 입장과 위치를 정리하면서 기독교 철학의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1부에선 신앙과 철학의 관계와 필요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1-2장). 저자들은 신앙인이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으로 그분의 세상과 그 가운데 있는 질서, 원칙을 알아가게 된다고 말하고 더 나아가 변증, 전도, 문화 참여를 위해서 세상의 학문(철학)을 알고 대화할 것을 권한다. 저자들은 결코 철학이나 세상 자체를 선/악으로 함부로 구분하지 않고 창조 때 하나님의 능력과 인간의 타락 가운데 균형 있게 있는 것으로 보게 한다.

2부는 서양 철학사 전반을 다루면서 그 가운데 기독교적 반응을 다룬다. 여기에는 고대 철학부터 그리스, 중세, 르네상스, 근대, 포스트모더니즘까지가 다루어지는데 다행히 각 학자들에 대한 주장과 기독교적 답변이 잘 정리되어 있다. 고대는 원리, 본질, 논리에 대한 씨름들이 시작되었고 이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절정을 맞이한다. 기독교는 이단적 사상과의 싸움을 통해서 철학적 개념을 사용했고 신앙의 내용을 당대 언어로 번역했다. 교부들마다 철학과 신앙의 관계 방식은 달랐지만 그럼에도 변증, 선교를 위해서 언어, 논리로서 철학을 가져온다. 대표적인 예로 어거스틴이 있다. 그의 언어는 신플라톤적이었지만 그는 성경을 기반으로 하나님의 인격적 사랑에서 창조가 나왔다고 정의하고 하나님의 통치를 로마의 멸망 가운데서 변증했다.

어거스틴 이후 부정신학, 스콜라 철학 등이 나오고 이는 아퀴나스에서 신학의 종합화를 겪는다. 여기서 종교와 철학(일반 학문)은 엉켜있고 구분조차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근대 학문의 토대는 준비된다.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 때 기존의 이원론적 사상들은 종교계를 비롯해서 공격 받았고 인문주의, 이성에 대한 강조, 합리론, 경험론으로 나아가게 된다. 근대부터 현대 철학은 기독교인들에게 위험한 사상들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르네상스 이후의 씨름이 지속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시기에도 파스칼이나 키에르케고르가 어거스틴적 작업을 지속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날 기독교 사상들은 포스트모더니즘 아래에서 다시 한번 목소리를 내고 세상을 상대로 목소리를 내게 되었다.

3부는 오늘의 기독교 철학들을 소개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기독교 철학은 르네상스 같은 성장을 경험했다. 우선 기독교 철학회의 설립과 각 영역에서의 개신교 & 가톨릭 철학자들이 등장했다. 이를 기반으로 기독교 인식론/철학은 인간 인식, 미학, 정치(구조적 개혁), 인권에 대해서 성경과 신학을 기반에서 철학적 작업을 내놓았고 이는 각 전통에 대한 존중이라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 안에서 더 확고한 기회를 잡는 데 성공한다. 여기서 기독교 철학자들은 더는 칸트나 계몽주의 부근의 철학의 질문을 피하지 않고 전제와 방향성으로서의 기독교 신앙을 변증하고 일반 학문 영역에서도 공증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인정은 80년대 타임지에 주목을 받으며 학회들을 기반으로 학제간의 대화로 이어졌다. 더 이상 기독교 철학은 교회만의 학문이 아니었다.

3. 초대로서의 기독교 철학
책에서 기독교 철학은 그저 신앙을 가진 이들이 하는 철학 작업 정도가 아니다. 저자들은 기독교 신앙이 전제로서 충분히 역할을 하고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본다. 이를 토대로 기독교인들은 세상 일반 영역에서 신앙을 변호, 변증을 하면서 문화적 참여를 할 수 있다. 다시 한번 정리를 해보면, 우리 기독교인들은 교회만을 위해서 부르심을 받은 것이 결코 아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만유의 하나님이시기에 우리가 그분의 자녀라면 우리는 당연히 그분에 대한 예배로서 이 땅에 대한 앎을 추구하게 된다. 고로 우린 단순히 기독교 신앙 보호라는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을 예배하는 차원과 선교적 문화 참여를 위해서 세상 언어 그중에서도 철학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저자들이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핵심 내용 같다.

저자들은 우리에게 더 큰 하나님을 묵상하고 그 하나님의 세상으로 당당히 나아가라고 권한다. 이번 책에선 특히 철학이라는 다소 어려운 주제가 기독교와 대화하면서 신앙과 이성의 만남을 그려낸다. 이제 기독교인으로서 학문의 세계를 비롯한 일반 세상에 뛰어들면서 반응하고 대화할 초대가 느껴지지 않는가?

추신 : 책은 철학서 입문서 느낌이 강하다! 다만 앞에 “기독교”가 붙기에 학문 활동을 하는 모든 기독교인에게는 신앙 변증과 소명을 위해서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추신 2 : 생각보다 내용이 알차다! 제대로 천천히 공부하는 모임들을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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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사춘기 - 신앙의 숲에서 길 잃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정신실 지음 / 뉴스앤조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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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으면서도 신앙을 돌아보게 만드는 묵직한 에세이로 가득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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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는 어떻게 내 생각을 바꾸었나? - 신앙과 과학의 통합을 추구한 우리 시대 기독 지성 25인의 여정
리처드 J. 마우 외 지음, 캐서린 애플게이트 외 엮음, 안시열 옮김 / IVP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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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크신 창조주 하나님과 우리의 이야기들

 


 

그 책을 쓴 것을 후회한 적은 없으신지요?”

왜냐하면, 그 책은 대단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많은 공격을 받았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가 정말로 그리스도인이기나 한지 의심을 품었기 때문이다.

 

, 아니요.” 그는 말했다.

나는 그다음에 그가 한 말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그 모든 비난을 치를 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내 학생 중에 그 누구도 나와 함께 공부한 뒤 하버드로 가서 신앙을 잃을 일은 없을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지요. 그 책에서 제기한 종류의 이슈들과 씨름할 기회를 주지 않았더라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겁니다.”

- 263, 버나드 램의 답변

 

 

1. 중학교 때 그 용감했던 아이

수학은 영 못했지만, 과학을 좋아하고 교회를 다니던 한 아이가 있었다.

그러다가 그에게 위기가 찾아왔는데, 그것은 바로 과학 시간에 듣게 된 진화라는 단어였다.

그 단어를 듣자마자 그 아이는 자신이 가진 신앙으로는 이런 악마적인 이론을 믿을 수 없다면서 학교 교육을 불신하게 되었다. 그날 이후로 같은 교회를 다니던 자신의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고 젊은 지구론을 소개받게 된다. 그리고 그 아이는 중학교 기말고사 과제 때 자신의 신념을 드러냈다. 사실 기말고사 과제는 진화의 증거를 조사하는 것이었는데 그 아이는 젊은 지구론을 옹호하는 이들의 글과 사진들을 조합해서 수십 페이지가 넘는 반-진화 과제를 내고 말았다. 그렇게 그 아이는 자신이 신앙을 지켰다고 믿게 되었고 그렇게 과학과 멀리 저 멀리 떨어지게 되었다. 그 아이가 바로 나였다.

 

그렇게 나의 하나님은 일반 세계와는 상관없고

좀 더 구체적으로는 과학 같은 학문으로 그분을 알거나 느낄 수 없다고 믿었었다.

그래서 과학이나 일반 학문을 공부하는 이들이 불쌍하다고까지 느꼈다.

 

그러다가 예상치 못한 변화를 신대원에 가서 겪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주변에 있던 신학생 중 책을 좋아하고 누구보다 하나님에 대한 열정이 있던 이들이 진화에 대해서 열린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들이 타락한 것인가? 라는 생각마저 들었지만,

그들이 소개해주는 책들을 하나하나씩 읽으면서 실제로 기독교 역사에서 진화와 신앙을 대립적으로 본 것은 최근의 일이자 특정 관점이지 전체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더 나아가서 많은 이들이 신앙을 가지고 과학의 영역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난 조금씩 너무나도 좁게만 본 하나님에 대한 생각에서 나오게 되었다.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곁에서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을 권하고 신앙 때문에 뇌의 스위치(226)”를 끄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길까지 도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2. 우리에게 필요한 누군가의 이야기들

화목해 보이는 교회 안에도 이상하게 진화라는 이야기만 나오면 누군가 얼굴을 붉히고 목소리가 올라간다. 이런 교회의 상황의 문제는 과학을 학문으로서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려고 하는 이들에게 불필요한 위기를 준다는 것이다. 특정 교단은 진화에 대해서 열린 태도를 보이면서 나아가면 교회의 존폐까지 위협하게 된다고 경고하고 타협이라는 이름으로 창조에 대한 다른 의견을 분류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진화라는 주제는 과학과 함께 교회와 신앙을 가진 이들에겐 불편한 주제가 되어버린다.


이럴 때 나는 신학적으로 균형을 이루는 분들의 큰 도움도 받았지만 여러 책들의 도움을 더 구체적으로 받았다. 그런 책들에는 오리진”,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 등이 있는데 이번에는 진화로 인한 생각을 바꾸면서 신앙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묶은 책이 나왔다. 이 책이 바로 진화는 어떻게 내 생각을 바꾸었나?(ivp)”이다.

 

 

 

 

이 책은 단순히 논리적 설명으로 진화와 신앙의 양립 가능성을 말하지 않고 실제 삶의 이야기들과 함께 우리에게 내용을 전달시킨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신앙의 선배가 자신이 겪은 어려움, 혼란과 함께 논리적 설명을 함께 해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책에는 25명의 신앙인들이 나온다. 그들의 직업은 과학자부터 목회자 그리고 신학교수 등 다양하다. 그들의 경험은 다양하지만, 진화에 대한 반감이 강한 교회 분위기에서 과학을 전공하면서 혼란에 빠지기도 하고 자신이 진짜 믿는 하나님에 대한 고민을 겪는다. 그러다가 그들 대부분은 하나님이 두 가지 방식으로 말씀하신다는 것을 믿게 되었고 기독교 역사에서 과학과 그 나머지 일반 학문을 배격하지 않고 조화롭게 봤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조화 가운데 살면서 불필요한 오해,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 괜찮다고 말하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건네주고 있다.

 

3. 이제 이어갈 26번째 이야기

이 책의 전체 기획은 바이오-로고스라는 기관에서 맡았는데 이 기관은 과학과 신앙의 조화를 믿고 이를 많은 이들에게 소개하고 교육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이 기관은 역사적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면서 진화적 창조를 받아들인다고 선언하면서 다른 관점을 가진 이들과의 대화와 자연과 성경을 통한 진리 추구를 목표로 삼는다(Core Commitment of Biologos).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과학과 신학의 대화를 통해서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는데 앞으로 더 교회 현장에서 특히, 교회 교육에서 성과가 있길 바란다. 예전에 읽은 성경, 바위, 시간(ivp)”라는 책도 지질학적 근거로 젊은 지구를 비판하면서 강조하는 것은 잘못된 과학 상식으로 둘러싸인 복음 전파는 도리어 복음 전파와 신앙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을 교회 안의 하나님만이 아니라 온 세상을 만드시고 성경과 함께 일반 학문에서도 자신을 드러내시고 말씀하시는 분으로 이해하고 그분의 세상을 공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우린 그저 교회의 성장이나 개인적 성취를 목표하는 것이 아니라 크신 하나님의 복음을 더 알고 전하는 것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이제 25명의 이야기들을 들었으니 우리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면서 주변에 우리의 창조주 하나님을 알리고 그분의 세계를 공부함으로써 그분을 더 사랑하고 알아가길 바란다.

 


 

자료 출처

바이오 로고스 웹사이트 : https://biologos.org/

바이오 로고스 관련 서적이나 기획 서적 목록

https://www.amazon.com/s?k=BioLogos+Books+on+Science+and+Christianity&i=stripbooks-intl-ship&ref=nb_sb_noss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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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성경, 한국교회
권지성 엮음 / 기독교문서선교회(CLC)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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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획은 매번 반갑다.
신학자들이 그저 책상의 담론만 펼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문제와 함께 기독교의 답변들을 제시하는 것은 오늘에 따라 더 필요하다.

미투운동도 일어나는 현실 앞에서
우리의 신학을 돌아보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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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성경, 한국교회
권지성 엮음 / 기독교문서선교회(CLC)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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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성경, 한국교회>

서평자 : 정재경 
책임편집 : 권지성
저자(10) : 권지성, 박유미, 최순양, 유연희, 성기문, 송진순, 한수현, 강호숙, 박성철, 오제홍
 
1. 교회 앞에 던져진 경고문

주변에서 교회,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를 간혹 나누게 된다. 그럴 때마다 놀라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의 어두운 부분을 정확히 알고 이에 대한 개인의 입장으로 교회 가지 않기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교회 안에서 이루어진 횡령, 비리, 권력 범죄와 성범죄 문제는 공적으로 이미 알려진 상태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교회만 모르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아직도 우린 교회가 깨끗하고 세상과는 구별된다고 믿는다. 물론 그렇게 믿어야한다. 하지만 우리가 얼마나 실수했고 더 슬프게는 적극적으로 악에 가담했는지를 돌이켜보면서 교회가 교회됨을 바라봐야지 그저 악을 은폐하면서 교회를 높이는 것은 대체 무슨 신앙이고 무슨 종교일까.
 
청년 목회를 한다는 J 목사의 성범죄는 공공연하게 드러났지만 결국 교회, 명확히 말하자면 그 목사의 소속 교단은 그를 제대로 권징도 하지 않고 그대로 목회하게 두었다. 그리고 수많은 사역자들의 성범죄는 너무나도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주면서 교단적 차원의 조치는 미흡했다. 이런 사건들 가운데 교회를 다니는 이들조차 교회에 대해서 마음을 잃고 세상은 종교의 순기능조차 의심하게 되었다.
 
이런 비극적 상황에서 이 책의 10명의 저자들은 교회와 신학의 답변을 제시한다. 종이에 무엇을 써서 상황을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선 현실을 마주하고 그때 문제 해결을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저술한 것 같다. 이 책의 공저자이자 책임편집자인 권지성 박사는 교회가 세속 가치에 의한 잠식과 내무 부패와 범죄 문제에서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한다(10). 이어서 그는 교회의 권력 부패 문제를 지목하고 특히 성범죄가 어떻게 교회 안에서 문화로서 악을 형성했는지를 설명한다. 이 책의 기획은 미투 운동 이후 한국교회 내부의 개혁적 운동을 학자들의 작업으로 지지하고 진행하는 데에 있다(13). 이런 큰 변화 앞에 각자의 자리와 역할이 있겠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저술 활동으로 미투 운동과 같은 사회 흐름에 발걸음을 함께하고자 한다.
 
2. 10명의 저자들과 그들의 목소리

책의 저자들의 배경을 보면 놀랄 만큼 다양하다. 보수신학의 학교로부터 진보신학에 출신지가 있는 저자들도 있고 남성과 여성이 5명씩 참여한 기획도 반갑다. 전공들도 구약학에서 신약학만이 아니라 조직신학, 실천신학까지 다양하다. 그렇기에 책을 읽으면 한가지 전통이나 입장만으로 사회와 교회 현상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입장들 안에서 현상을 보는 안목을 가지게 된다.
이제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려고 한다.
우선 1부는 구약성경과 성폭력 문화라는 제목으로 디나 사건, 다말 사건, 레위인의 첩 이야기, 구약 선지서의 성적 표현 등을 주제로 다룬다. 2부는 신약성경과 성폭력 문화라는 제목으로 교회 내 젠더폭력과 이를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연결하고 바울 서신의 동성애 해석을 여러 측면에서 살펴본다. 3부는 교회와 성폭력 문화를 다루면서 교회 구조, 성차별적 설교, 가부장제와 보수 신학의 상관 관계, 교회 내 직분에 대한 연구로 논의를 펼쳐간다.
 
1부는 5명의 저자들이 참여해서 구약성경을 기반으로 성폭력 문제를 지목해간다. 1장에선 창세기 34장의 디나 사건을 비평학적으로 접근해서 여러 측면의 해석들을 제시하고 페미니스트 해석도 함께 다룬다. 그러면서 각 해석의 한계와 본문에서 가능한 해석을 제시하면서 본문의 배경이 된 남성중심 사회에 대한 비평을 제시한다(41-42). 2장은 다말 사건을 중심으로 다윗에게 있던 성적 문제와 성적 범죄의 그림자를 밧세바 사건 전까지 추적해간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다윗과 암논의 공통점으로 권력을 이용한 사건 은폐, 여성 비하 태도, 책임 회피 등을 발견했고 이를 통해 다윗의 밧세바 사건 이후의 비극과 다말 사건을 이어서 다윗의 행보를 비판한다. 결론에서 그녀는 다윗과 암논의 행보와 유사한 한국 교회 상황을 지적하고 정의로운 과정과 약자를 보호함으로 회개할 것을 권한다. 3장에서는 서발턴개념을 중심으로 레위인 첩 사건(19-20)을 다루어진다. 여기서 저자는 성경에선 종종 피해자, 약자, 소수에 무게를 두지 않고 큰 사건을 중심으로 기술하면서 제외시키는 주변화된 입장이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 교회 안에서도 유사하게 벌어지는데 성범죄 사건에도 소위 목회 권력층 보호/옹호나 질서 유지 등을 빌미로 약자, 피해자의 목소리를 묻히거나 정죄된다. 이어지는 4장은 사사기 21장의 민족 전쟁 본문을 다루면서 그때 발생한 여성 피해자들에 집중한다. 저자는 본문에 대한 개론적인 설명을 하고 이후 한국교회에서 설교나 성경공부 자료에서 얼마나 왜곡된 관점을 제공했는지를 지적한다(94). 대부분의 자료는 여성 피해자나 전쟁 및 납치 사건에 대한 상식적인 반응보다는 여성을 도구나 어쩔 수 없는 사건으로 그냥 지나쳐버린다. 더 나아가 저자는 사사기 후반부의 내용은 베냐민이나 나머지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다같이 하나님을 왕으로 섬기지 못하고 붕괴되는 신앙 공동체를 그렸다고 진단한다(110). 5장은 구약 선지서의 성적 표현들에 대한 오해 및 해석의 한계를 제시하면서 대안적 해석을 전달한다. 구약 선지서의 여성 비하 표현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민족 사이를 부부, 부모와 자녀, 주인과 종 관계와 같은 여러 모습으로 그려내면서 은유적 용도로 사용되었다. 이런 표현들은 남성성을 모두 긍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이상적으로 충실한남편으로 그려내면서 특별한 용례로 설정 후 그려낸다고 봐야 한다(134). 저자는 글을 마무리하면서 구약의 과격한 여성 비하, 폭력적 표현이 은유적 용도를 위함이라고 구분하고 오늘날 이런 표현이 문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는 한계를 명확히 한다.
정리하자면, 1부에선 구약을 배경으로 만연하게 퍼져있는 잘못된 해석들을 정리하면서도 동시에 본문 안에서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해석들을 만나게 된다. 이런 과정은 구약 성경을 향한 몇몇 페미니스트의 공격에 대해서도 설명하게 도와주고 동시에 교회에서 실제로 잘못 전달하고 가르친 본문을 교정해서 앞뒤 맥락과 함께 재-해석하게 도와준다. 결국, 우린 의 사람들이고 하나님이 주신 을 통해서 다시금 정의되고 우리의 실수를 발견한다.
 
2부는 신약 성경을 토대로 성폭력 문화를 다룬다. 6장은 교회 내 성폭력과 하나님 나라를 비교한다(141). 이 과정에서 저자는 하나님 나라의 개념을 소외된 자를 향하고 평등한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연결한다. 이를 통해서 교회 내 존재하는 혐오 문화는 하나님 나라와 동떨어진 모습이 된다. 저자는 교회 내 혐오 문화를 다른 잣대가 아닌 하나님 나라라는 복음의 기준으로 비판하고 대안으로 복음서에서 설명하는 그 하나님 나라를 제시한다. 7장은 바울 서신에 등장하는 동성애 단락 해석을 다룬다(167). 여기서 저자는 바울 서신이 단순히 동성애 정죄가 아니라 당시 사회 상류층에 있던 권력자들과 성범죄자들에 대한 심판을 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동성애 정죄 구절을 문자적으로 적용하는 한국교회 상황을 지적하고 바울 서신의 배경이 되는 로마 사회의 사회 문제에 대한 바울의 충고라는 부분으로 연결한다. 2부에서 2명의 저자들은 하나님 나라와 바울 서신의 배경이 된 로마 사회를 근거로 문자주의적 해석을 넘어선 신약 해석을 제안한다. 그들은 결코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다만 성경의 주된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읽어줄 것을 부탁한다.
 
3부는 교회와 성폭력을 문화를 다룬다. 8장에선 교회 구조의 메커니즘에 대한 실천신학적 분석이 있다(194). 저자는 교회 지도층의 성적 타락의 원인으로 집단의 비윤리성, 성과 권력의 관계 등을 제시한다(202). 대부분 교단에서 여성은 정식/공식 회원으로서 배제되거나 제한되어있다. 저자는 이런 한계를 지적하면서 교회의 유기체성 회복을 중심으로 여성 참여적 직분 공동체를 제안한다(215). 9장은 보수 교단 내 성차별적 설교가 비판된다(218). 여기서는 설교 가운데 이루어진 성차별적 발언들이 소개되면서 동시에 지적된다. 저자는 이런 성차별적 설교는 본문과의 연결도 없고 성경 해석도 큰 오류를 동반한 가부장적 해석이라고 정의한다. 그녀는 단순히 여성을 위한 설교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주 안에 하나로서 교회는 특정 성을 제한, 배제, 비하, 희롱하지 않아야 한다고 공동체적 안목을 부탁한다(240). 10장은 아우구스티누스와 장 칼뱅의 신학과 가부장제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소개한다. 저자는 아우스티누스조차 가부장제 사회라는 한계 가운데서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보았다고 말한다. 이는 대부분의 교부에게서 발견되는데, 교회에 위대한 영향을 미친 자들조차 당시 시대의 정신에선 자유롭지 못했다고 보인다. 이후 여성관은 시대에 따라서 조금씩 진보했지만, 여전히 시대의 한계 가운데 있었다. 종교개혁 신학가 칼뱅조차 타신학자들과 비교했을 때는 진보적이었지만, 여전히 직분과 본성에 대해서는 여성을 낮게 보았다. 저자는 이런 논의를 통해 교부나 칼뱅을 평가절하하는 것에 목적이 없다. 다만, 그는 교회 신학에 아무리 큰 영향을 준 이들이라고 시대적 한계 가운데 있었다고 말하고 재해석을 제시한다. 11장은 종교개혁 직분 제도와 여성을 다룬다. 저자는 교회사에서 드러난 여성관과 직분을 소개하고 한계를 사회학적 틀로 비판하면서 구조적 변화를 제안한다. 3부는 1, 2부에 비해서 좀 더 본질적으로 교회의 문제, 특히 교회 구조를 비판한다. 여기서 그들은 교회가 왜 성범죄에 더 노출될 수밖에 없는지를 지목하고 직분 공동체를 제안하고 신학적 재해석을 가리킨다.
 
3. 세상 속에서 교회되기

더는 세상이 그저 악하니 우리?는 구별되야한다는 선언은 우리에게조차 이상하게 들린다. 세상에 물론 악이 있겠지만, 오늘날 교회는 그 자체의 악, 죄를 해결하지 못한 채 왜곡되고 있지는 않은가? 그리스도는 우리는 교회의 빛과 소금이 아니라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부르셨다. 그렇다면, 우린 세상을 그저 악으로 규정하고 멀리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빛과 소금으로서 더 윤리적이고 더 구별된 공동체가 되어서 세상 가운데 있는 불의, 폭력에 맞서면서 약자와 함께 있는 그런 모습이 그려진다.
이 책은 단순히 우리는 큰 문제에 있다! 라고 선언하고 끝내지 않는다. 저자들은 복음 안에서 교회의 죄를 낱낱이 고발하고 이를 고쳐야 한다고 명확하게 이야기한다. 우리에게 망했다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겐 큰 문제, 죄악이 있으니 마주하고 좌절로 끝내지 말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자고 청한다. 책의 내용들은 무거운 현실을 보게 하지만 이상하게 다 읽고 난 후 교회를 다시 한 번 꿈꾸고 성경을 다시 읽으면서 현실을 보고 싶게 만든다. 이렇게 우리 같이 걸어갔으면 좋겠다, 함께.

그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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