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을 위한 서양 철학 이야기 - 신앙과 이성의 만남
크레이그 바르톨로뮤.마이클 고힌 지음, 신국원 옮김 / IVP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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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을 위한 서양 철학사
부제 : 신앙과 이성의 만남

저자 : 크레이그 바르톨로뮤, 마이클 고힌
출판사 : ivp
원제 : 기독교 철학(Christian Phi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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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다시 만나는 저자들
크레이그 바르톨로뮤 & 마이클 고힌
두 저자의 이름은 이미 “성경은 드라마다”와 “세계관은 이야기다”에서부터 함께 있었다.
“성경은 드라마다”는 성경의 많은 내용을 왕, 왕국 그리고 왕의 백성이라는 키워드로 하나의 서사시로 들려주었다. 성경을 이야기로 제시하는 것도 매력적이고 알찼기에 많은 성경공부 시간에 교재로 사용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런 성경 공부의 표준 교과서 같은 책을 낸 저자들이 돌아와서 이번에는 기독교 세계관과 서양 철학사 전반을 연결시킨다.

책의 내용이 조금은 어려울 수 있지만 그래도 중간마다 등장하는 애비와 퍼시라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큰 도움이 된다. 이 둘은 사실 전작인 “성경은 드라마다”에서도 등장했는데 이번에 그들은 대학교 진학 후 철학 과목들을 들으면서 생기는 고민, 질문들을 나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독자들은 철학과 신앙인의 삶을 이어서 같이 고민하며 우리의 믿는 바를 더 확고히 돌아보게 된다.

난 이 책을 대학교에 막 들어갔거나 그 과정 안에 있는 청년들에게 더 권하고 싶다.
그러면서 우리의 신앙이 교회 안에서만 사용되고 당연시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학문과 나름 대화를 하며 더 나아가기를 기대해본다. 이 책은 세상과 그 안에 학문 중 철학을 조금은 덜 무섭고 덜 난폭하게 우리에게 알려주면서 우리 신앙의 내용을 정리해준다.

1. 책 속으로
책은 독자에게 기독교 신앙과 철학의 관계를 보여주고 서양 철학사 전체 흐름과 주장을 기독교적 답변과 함께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독자는 이런 흐름 이후 오늘날 기독교 철학의 여러 입장과 위치를 정리하면서 기독교 철학의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1부에선 신앙과 철학의 관계와 필요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1-2장). 저자들은 신앙인이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으로 그분의 세상과 그 가운데 있는 질서, 원칙을 알아가게 된다고 말하고 더 나아가 변증, 전도, 문화 참여를 위해서 세상의 학문(철학)을 알고 대화할 것을 권한다. 저자들은 결코 철학이나 세상 자체를 선/악으로 함부로 구분하지 않고 창조 때 하나님의 능력과 인간의 타락 가운데 균형 있게 있는 것으로 보게 한다.

2부는 서양 철학사 전반을 다루면서 그 가운데 기독교적 반응을 다룬다. 여기에는 고대 철학부터 그리스, 중세, 르네상스, 근대, 포스트모더니즘까지가 다루어지는데 다행히 각 학자들에 대한 주장과 기독교적 답변이 잘 정리되어 있다. 고대는 원리, 본질, 논리에 대한 씨름들이 시작되었고 이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절정을 맞이한다. 기독교는 이단적 사상과의 싸움을 통해서 철학적 개념을 사용했고 신앙의 내용을 당대 언어로 번역했다. 교부들마다 철학과 신앙의 관계 방식은 달랐지만 그럼에도 변증, 선교를 위해서 언어, 논리로서 철학을 가져온다. 대표적인 예로 어거스틴이 있다. 그의 언어는 신플라톤적이었지만 그는 성경을 기반으로 하나님의 인격적 사랑에서 창조가 나왔다고 정의하고 하나님의 통치를 로마의 멸망 가운데서 변증했다.

어거스틴 이후 부정신학, 스콜라 철학 등이 나오고 이는 아퀴나스에서 신학의 종합화를 겪는다. 여기서 종교와 철학(일반 학문)은 엉켜있고 구분조차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근대 학문의 토대는 준비된다.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 때 기존의 이원론적 사상들은 종교계를 비롯해서 공격 받았고 인문주의, 이성에 대한 강조, 합리론, 경험론으로 나아가게 된다. 근대부터 현대 철학은 기독교인들에게 위험한 사상들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르네상스 이후의 씨름이 지속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시기에도 파스칼이나 키에르케고르가 어거스틴적 작업을 지속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날 기독교 사상들은 포스트모더니즘 아래에서 다시 한번 목소리를 내고 세상을 상대로 목소리를 내게 되었다.

3부는 오늘의 기독교 철학들을 소개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기독교 철학은 르네상스 같은 성장을 경험했다. 우선 기독교 철학회의 설립과 각 영역에서의 개신교 & 가톨릭 철학자들이 등장했다. 이를 기반으로 기독교 인식론/철학은 인간 인식, 미학, 정치(구조적 개혁), 인권에 대해서 성경과 신학을 기반에서 철학적 작업을 내놓았고 이는 각 전통에 대한 존중이라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 안에서 더 확고한 기회를 잡는 데 성공한다. 여기서 기독교 철학자들은 더는 칸트나 계몽주의 부근의 철학의 질문을 피하지 않고 전제와 방향성으로서의 기독교 신앙을 변증하고 일반 학문 영역에서도 공증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인정은 80년대 타임지에 주목을 받으며 학회들을 기반으로 학제간의 대화로 이어졌다. 더 이상 기독교 철학은 교회만의 학문이 아니었다.

3. 초대로서의 기독교 철학
책에서 기독교 철학은 그저 신앙을 가진 이들이 하는 철학 작업 정도가 아니다. 저자들은 기독교 신앙이 전제로서 충분히 역할을 하고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본다. 이를 토대로 기독교인들은 세상 일반 영역에서 신앙을 변호, 변증을 하면서 문화적 참여를 할 수 있다. 다시 한번 정리를 해보면, 우리 기독교인들은 교회만을 위해서 부르심을 받은 것이 결코 아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만유의 하나님이시기에 우리가 그분의 자녀라면 우리는 당연히 그분에 대한 예배로서 이 땅에 대한 앎을 추구하게 된다. 고로 우린 단순히 기독교 신앙 보호라는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을 예배하는 차원과 선교적 문화 참여를 위해서 세상 언어 그중에서도 철학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저자들이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핵심 내용 같다.

저자들은 우리에게 더 큰 하나님을 묵상하고 그 하나님의 세상으로 당당히 나아가라고 권한다. 이번 책에선 특히 철학이라는 다소 어려운 주제가 기독교와 대화하면서 신앙과 이성의 만남을 그려낸다. 이제 기독교인으로서 학문의 세계를 비롯한 일반 세상에 뛰어들면서 반응하고 대화할 초대가 느껴지지 않는가?

추신 : 책은 철학서 입문서 느낌이 강하다! 다만 앞에 “기독교”가 붙기에 학문 활동을 하는 모든 기독교인에게는 신앙 변증과 소명을 위해서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추신 2 : 생각보다 내용이 알차다! 제대로 천천히 공부하는 모임들을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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