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8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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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시대 & 낯선 공간에서 펼쳐지는 한 개인의 생애. 아직 우리에겐 더 알아야 할 스페인권 문학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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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눈을 심어라 - 눈멂의 역사에 관한 개인적이고 문화적인 탐구
M. 리오나 고댕 지음, 오숙은 옮김 / 반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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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가 어둠을 암흑으로 이해한다면, 

셰익스피어는 틀렸다.❞

_ 보르헤스




『거기 눈을 심어라』 

: 눈멂의 역사에 관한 개인적이고 문화적인 탐구 

M. 리오나 고댕 저 | 오숙은 옮김 | 반비 출판사 

#도서협찬 #서포터즈 #반비출판사 #거기눈을심어라 


한줄 메모 📝

_ 고발서 : 인류 문화는 심각하게 시각 중심적이고 ”차별적“입니다. 


1. 개인적이고 문화적인 탐구(?) 🙋‍♀️

”열 살 무렵의 일이다. 교실 뒷자리에서 칠판의 글씨가 갑자기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나는 일찍부터 중심부 시야를 잃기 시작하여 열여섯 살 즈음에는 보통 크기의 글자도 읽을 수 없었다(9-11).”


정말이다.

이 책은 M. 리오나 고댕 작가의 개인 이야기가 곳곳에 나온다. 개인 서사가 그냥 나오는 것은 아니고, 책 전반에 걸쳐 진행되는 시각 중심 문화에 대한 고발 같은 해설과 함께 개인의 ‘시각 장애’ 경험이 연결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부제에서 말하는 것처럼 “개인적이고 문화적인 탐구”를 담고 있다. 작가의 삶의 환경, 자리가 이런 탐구를 가능하게 만들었기에 작가는 개인사와 탐구를 하나의 이야기처럼 소개하고 소개할 수 있다.


주제에 대한 자격 또는 당사자성이 있는 

글쓰기는 항상 신뢰가 간다. 


2. 이용되는 맹인 캐릭터 🧑‍🦯

“그리스인들은 보는 것이 곧 지식이요, 보지 못하는 것은 곧 무지라는 생각에 상당히 집착했기 때문에, 맹인을 시인이나 예언자로 만들어 물리적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것보다 더욱 소중하고 심오한 초월적 시야를 그들에게 보여했다. 앞을 못 보는 장님 예언자는 특히나 중요해서 하나의 클리셰가 되어왔다. 맹인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 과학소설이나 판타지 소설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14).“ 


그리스 고전부터 영화 <듄>까지 맹인은 자주 비범한 “예언자”로 소개 또는 소비된다. 여러 작품들 속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비범하거나 더 비참하게만 그려진다. 


왜 꼭 그렇게만 그려져야 할까?  


『거기 눈을 심어라』에서는 (거의) 고대부터 현대까지 시각 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분석하고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서 혹시 우리 문화가 그런 장애의 이야기를 ”영감 포르노“로 악용하는 것은 아닌가 묻는다.


“(헬렌) 켈러의 이야기는…영감 포르노, 즉 비장애인에게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장애물을 극복하는 씩씩한 개인의 힘을 믿게 만드는 식의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이야기의 완벽한 예이다(17).”



3. Blind Love? 💔


“눈멂의 형용사 blind는 수사학적으로 너무 자주 사용되고 있어서 그 단어를 내뱉는 사람조차 이러한 표현의 사용이 실제 시각장애인들에게 끼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곤 한다(14).” 


우리도 모르게 우리의 언어는 시각 장애와 연결되는 표현을 맹목성(blind)와 연관 짓는다. 맹목적 사랑?조차 직역하면 ‘시각 장애를 가진 사랑’…이 되어버리니 우리의 언어란 기본적으로 차별적이기 쉽다.


『거기 눈을 심어라』에서는 호메로스, 존 밀턴, 보르헤스, 헬런 켈러에 이르는 시각 장애를 가진 이들로 대표되는 이들을 소환한다. 대표적으로 재서술되는 인물은 헬런 켈러인데, 생각보다 정치적으로도 진보적이었고 장애와 관련된 이야기도 저술한 켈러이지만… 당시 출판사를 포함한 매체에서는 “극복 서사”로서만 켈러의 삶을 조명한다. 



“문자가 구술 전통을 지배하면서, 눈먼 작가는 고사하고 눈먼 독자가 존재하기는 거의 불가능해졌다(27).” 



4. 차별을 넘어서

『거기 눈을 심어라』을 읽으며 알게 된 차별적 언어, 묘사, 문화.

이제는 대안 서사를 그려보면서 어떤 의미에선 진정한 ”우리“의 이야기를 발견해 가길 소망해 본다. 


뻔하고 차별적 언어와 문화를 넘어서서 

우리를 고민하고 우리를 발견해 가는 언어 그리고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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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올해의 책은 무엇인가요?
한번 2022년을 정리해 봤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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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환대
장희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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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실의 시간대를 담은 개인들의 기록❞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조차 모르는 너무나 많은 면이 있고, 당신의 눈에서조차 보이지 않는, 당신이 갖고 있는 그 작은 점에 누군가는 자신의 마음을 두고, 살고 싶어진다는 것… 모두 자신에게 기대고 있는 누군가의 마음을 잊지 않기를.” 

_ “작가의 말” 중에서


-

『우리의 환대』

장희원 소설집 | 문학과지성사



한줄 끄적임 : 상실의 시간대를 담은 개인들의 기록

+앞으로 기다리고 읽게 될 작가님을 발견했다(!)


#도서협찬 #문학과지성사 


✍️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계속 찾고 읽게 될 작가님 한분을 또 만난 것 같아서 기뻤다. 장희원 작가는 19년에 등단했고 이번에 첫 소설집을 냈다. 첫 소설집은 작가들에겐 정체성, 방향에 대한 첫 걸음이기에 나름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소설집을 읽고 나서는 그 생각이 더 확실해졌다. 


책을 읽는 내내 상실을 마주하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개인의 서사에 그치지 않고 연결된 슬픔과 이별에 대한 그리움이 안개처럼 다가왔다. 아홉 편의 단편들은 성별, 나이, 배경, 상황이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상실을 마주한 삶을 증언하는 듯하다. 


죽음, 자해, 실종, 간호, 추모, 회피 등 여러 모습의 상실은 각자의 상황, 성향, 선택들에 의해 여러 모습으로 변주된다. 그 모든 갈림길 가운데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머뭇거리다가 때론 확신있게 더 어렵고 어두운 길로 발걸음을 향한다. 


100명의 죽음이 한 사건이 아닌 100개의 개별적 사건이라는 말이 있다. 이 책에선 그런 개별적 상실의 이야기를 마음을 써서 기록해간다. 그리고 혹여나 우리가 놓고온 이들의 마음, 이야기를 향수에 잠기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다. 


오랜만에 머뭇거리며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들을 읽었다. 겨울에 더 상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면서 지나가는 얼굴들을 한번 더 보게 된다. 그런 책이다.





문장들 📖

“잠시동안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 후 아내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운전기사가 힐끗 뒤를 돌아봤다. 그는 아내가 본능적으로, 이제 영원히 아들을 잃었음을, 자신들이 도저히 좁히지 못할 어떤 경계선을 기어이 넘어버렸음을 깨닫는 중이라고 여겼다…그는 눈을 뜨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조금만, 조금만 더…… 그는 자신이 감히 쳐다볼 수 없을 만큼 저 빛 너머의 모습이 눈부시다는 듯 자꾸만 두 눈을 움찔움찔 떨었다(69-70).”


“유진은 그들의 대화를 듣고 이 절에 모든 게 타버렸는데도 사람들이 많이 오는 이유가 화마에 남은 작은 목재 불상이 있어서라는 것을 알았다. 어쩐지 거짓말 같았다. 모든 게 타 버렸는데도 남은 것. 그런게 정말 가능한가. 영원히 남는 것. 사라지지 않는 것이(152-153).” 




책 소개 📚

2020년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 장희원의 첫번째 소설집이다. “마음의 온기가 삭막한 이 시대의 희망처럼 읽힌다”(오정희·성석제)라는 심사평과 함께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장희원은 일상 속 소외된 마음과 그 이면에 남아 있는 희망을 정확한 문체와 사려 깊은 묘사로 꾸준히 그려왔다.


“모두 자신에게 기대고 있는 누군가의 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이 <우리의 환대>는 타인을 환대하는 용기야말로 자기 자신과 세계를 사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오랜 시간 세공하듯 다듬어진 아홉 편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가 ‘부재’인 것 역시 지나간 시간과 흩어진 마음마저 껴안으려는 작가의 선하고 단단한 의지가 엿보인다고 볼 수 있다.


장희원의 소설에서는 스스로 세상을 등진 딸이 엄마에게로 가 마음을 어루만지기도 하고, 오래전에 사랑했던 사람과 펄펄 내리는 눈을 맞을 수도 있다. 사랑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우리가 다시 한번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 것처럼 소설 속 인물들은 서로의 부재를 확인하고 더 밝고 선명한 세계로 나아간다. 이미 사라진 대상과 시간을 보여줌으로써 사랑을 증명하는 게 문학이라면 신예 장희원은 이러한 작업을 그 어떤 부침 없이 감각적으로 또 믿음직하게 해낸다.


#우리의환대 #장희원소설집 #우리의환대_서평단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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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눈이 보여 주는 것 - 문학, 질문하며 함께 읽기
홍종락 지음 / 비아토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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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기독교 외서 전문 번역가로 알려진 홍종락 선생님이 소개하는 문학 이야기 📚



책수다 💭

C.S. 루이스의 책을 포함해서 <한나의 아이>, <사랑과 정의>, <요한계시록 설교> 등을 번역하고 번역가 대상과 올해의 역자상을 받은 홍종락 선생님의 책이 나왔다. 그리고 뻔할 수 있는 기독교 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문학 고전들을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기에 바로 서평단을 신청하게 되었다. 


<악마의 눈이 보여 주는 것>에는 문학 고전 24편이 소개된다. 단순히 책 내용 전달이 아닌 읽게 된 동기와 정리하며 읽어간 독서 기록이 함께 공유되기에 독서 가이드를 읽는 느낌마저 들었다. 기독교인이면서 전문 번역가인 저자는 ‘취미형 독서’로 읽어간 문학 고전을 소개하면서 자신이 느낀 지혜, 감동, 나름의 충격을 글로 적었다. 때론 비-기독교적인 메시지가 담긴 것 같은 책을 소개하기도 했고, 때로는 신앙과 신념에 질문을 던지는 책도 솔직하게 읽어갔다. 


이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서가 한 개인의 사고, 신념을 더 확장시키고 경직된 사고가 아닌 유연한 배움의 자세를 만들어 준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렇기에 그의 번역은 꽤 많은 독자로부터 인정받고 모범이 된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번역가로서의 삶이 일과 생계형 독서에 제한되지 않고 독자로서의 독서로 그 나름의 즐거움을 지키며 하루하루 나아간다는 부분에서 감동을 받기도 했다. <악마의 눈이 보여 주는 것>은 문학 고전에서 새로운 자극, 힘 그리고 기쁨을 발견하는 독자이면서 전문 번역가로서의 독서 기록이 남겨있다. 


독자는 이 과정을 통해 “질문하며 함께 읽기’를 조금은 알아가는 것 같다. 책을 읽었는데 소개된 문학 고전들이 더 궁금해지는 밤이다.




문장들 📖

“내가 발붙이고 일하는 기독교 출판계에서 문학은 관심을 잘 얻지 못하는 영역이다…오랫동안 문학 읽기는 내게 대체로 ‘취미형 독서’에 해당했다(6-7).” 


“흔히들 맹목적 읽기를 경계하며 비판적 읽기를 강조하지만, 작가가 말하는 내용에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독자의 생각과 자아만 강화될 뿐이다… 충실한 수용적 읽기는 충실하고 정당하고 예리한 비판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8).” 


“플래너리 오코너는 미국의 대표적인 기독교 작가다. 그녀는 개신교가 주류를 이룬 미국 남부에 사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관찰자의 눈으로 그곳의 열광적인 개신교 세계를 때로는 짓굿게, 때로는 낯선 시선으로 바라본다… 플래너리 오코너는 그런 선입견 내지 고정관념을 확실하게 깨뜨린다. 그녀의 작품들은 분명히 종교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고, 예수, 구원, 죄, 피, 설교, 교회 등 종교적인 소재와 대화가 난무하지만, 그 모든 주제는 광기를 담고 있고 현실에 발붙이지 못하는 부적절함이 느껴진다…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그런 극단의 한 지점에서 현상태인 자기만족에 균열이 일어나고 희미한 구원의 서광이 번득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28-35).”



책 소개 📚

인간이 어떤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지, 무엇을 지향하며 사는지를 보여 주는 문학은 독자의 적극성 여하에 따라 음미하고 경험하는 바가 천차만별이다. 이 책은 늘 텍스트와 씨름하며 살아온 저자가 체득한 문학의 독서 방법과 지침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사람과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깨달음을 선사하는 한편, 독자가 그것에 더 다가설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극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에서 김탁환까지, 《현명한 피》에서 《침묵》까지, 동서양에 걸친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가와 작품을 가지고 우리 삶의 면면을 탐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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