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의 구멍 초월 3
현호정 지음 / 허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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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에는 애증을 가지고 있다면, 

신화에는 아득한 그리움 같은 것이 느껴진다. 

인간의 근원과 모든 “첫” 이야기들이 모여있다고

이야기되는 신화, 그렇기에 자꾸 향수를 맡게 된다. 


『고고의 구멍』는 

신화적인 이야기로 

한 소녀와 한 행성을 연결한다. 


분명 행성은 무생물이고

소녀는 결함 있는 존재다(또는 여겨진다).

그럼에도 그 둘은 우연 같은 운명으로 마주하게 된다.


이 신화는 결국 

사랑과 증오 그리고 

선입견과 오해 가운데 

갈등하고 대립하고 

최후에는 사랑하는 이야기를 남긴다. 


대체 역사 또는 신화로 들리는 

『고고의 구멍』는 거시적으로 세상을 보면서

동시에 아주 작은 흉터를 발견하게 만든다.


🏷️

“구멍이었다. 

가슴에 구멍이 하나 생겨 있었다(26).”


“마을을 구하려는 게 아니라 너를 구하려는 거야(186).”




책 소개 📕

2022년 〈문지문학상〉, 2023년 〈젊은작가상〉에 호명된 "올해의 신인" 현호정의 첫 장편소설. “설화를 구축하는 핵심 플롯이 ‘우연’이라면, ‘단명소녀 투쟁기’는 ‘투쟁기’라는 단어가 함축하고 있는 것처럼 의지와 행동으로 기어이 ‘필연’의 세계로 나아간다.”(구병모, 이기호, 정소현)는 심사평과 함께 2020년 제1회 박지리문학상을 수상하며 우리 앞에 등장한 현호정.


“소녀를 중심에 두고 기존의 신화를 전복하는 활달한 상상력”(문학평론가 강지희, 《문학동네》 2022년 봄호)이라는 평처럼, 데뷔 이후 특유의 생명력으로 ‘소녀와 신화’라는 주제를 변주해 온 그가 SF적 상상력을 발휘해 소녀의 상실을 공유하는 행성과 그 창조 신화를 탄생시켰다.



마을을 구하려는 게 아니라 너를 구하려는 거야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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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
데어라 혼 지음, 서제인 옮김, 정희진 해설 / 엘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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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애도, 공감, 기억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발이자 도전이 담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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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베이비
김의경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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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사실주의’ 동인이라고 소개하는 작가님의 이야기는 

항상 묵직하면서 날카롭고 현실의 온도를 가져온다. 


신간 <헬로 베이비>에서도 

난임 병원을 다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축으로 

한국 사회의 여러 갈등, 문제들을 개인의 렌즈로 재-조명하고 

그들이 느꼈을 고충, 무게, 고민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작가님의 다른 작품(쇼룸, 콜센터 등)에서도 느꼈지만,

역시나 작가님의 글은 가벼운 자본주의적 위로, 공감과는 

무척 다르다.


그럼에도 현실을 마주할 용기와 초대라는 역할은

매번 충실히 해내고야 만다.


난임 여성의 이야기를 

이렇게 책으로나마 조금 들으면서 

그들의 고충, 삶을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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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 / 허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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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 + 역사 SF”

라고 정리해볼 수 있는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는 동양적 판타지를 매력적으로 그려냅니다. 


가부장제, 유교 사상, 한국 문화를 재해석하면서 환상적으로 세계를 만드는 힘은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의 독특한 지점이기도 합니다. 『파친코』가 떠오르면서 어떤 의미에선 더 확장되는 이야기에 푹 빠져 읽게 되었네요 🦄



책소개

<파친코>, <작은 땅의 야수들>, <사라진 소녀들의 숲>… 이 소설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한국계 작가가 지은, 그리고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먼저 알려진 소설이라는 것이다. 타국에서도 한국 이름을 지키며 살아가는 작가들. 이민진, 김주혜, 허주은…, 그리고 이윤하가 있다. 


그러나 이윤하는 이 세 작가와는 분명 다른 점이 있다. 이민진과 김주혜, 허주은이 한국이라는 나라 그 자체를 배경으로 곡절 많은 역사를 진진하게 써 내려갔다면 이윤하는 SF라는 환상의 외피를 한 겹 둘러 입은 다음 한국적 요소를 가미한다. 이윤하의 작품 세계를 떠받치는 두 개의 핵심은 바로 ‘SF’와 ‘한국적 요소’다. 


한국의 풍습, 한국 문화가 SF, 판타지와 합쳐져 분명 우리 것이되 이전에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새롭고 독자적인 세계관이 만들어진다. 이윤하의 작품 속에서 한국은, 돌연 기이하고 환상적인 무엇이 된다. (그의 전작 <나인폭스 갬빗>에서 우주를 누비는 ‘구미호 장군’과 ‘김치’에 환장하는 우주인이 등장하듯이!)


노미네이트되기만 해도 세계의 주목을 받는, SF계의 노벨문학상이라고 불리는휴고상’, 데뷔작 <나인폭스 갬빗> 시리즈로 한국계 최초 3 연속 휴고상 노미네이트라는 저력을 떨친 이윤하가 이번에는 우리의 역사일제강점기 모티프로 SF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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