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사
예브게니 보돌라스킨 지음, 승주연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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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읽은 흥미로운 러시아 SF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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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사
예브게니 보돌라스킨 지음, 승주연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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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랜만에 읽어본 러시아 소설이어서 반가움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토리 자체의 매력 때문에 페이지는 빠르게 넘겨졌고 화자의 관점에서 기억을 재구성하게 되었다. 


간만에 만족하며 스토리 안에 빠졌다. 

소설 "비행사"는 러시아만의 역사 배경과 SF적 요소가 개인적 인식으로 연결되는 부분에서 큰 매력을 느끼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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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P 성경비평주석 신약
존 M. G. 바클레이.리처드 보컴.스캇 맥나이트 외 지음, 제임스 D. G. 던 엮음, / IVP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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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 IVP 성경비평주석 신약 


1. 내 첫 스터디 바이블 : 추억의 톰슨 주석 성경?

어렸을 때 성경은 암송을 시작으로 친근한 책 중 하나였다. 주일학교를 통해서 홍해를 가르는 모세, 골리앗을 무찌르는 다윗, 이스라엘의 멸망, 예수님의 탄생 등은 너무 재밌고 쉽게 다가왔었다. 그런 나에게 성경에 대한 위기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생겼다. 교회에서 듣는 성경 이야기는 그대로였지만 내가 듣고 배우는 세상은 조금씩 달라졌고 구체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과학, 역사를 배우면서 성경과 연결되는 이야기를 다른 톤, 관점으로 보면서 혼란이 시작되었다. 바뀐 것은 성경이 아니라 내 주변 세상이었고 세상을 이해하고 있는 나였다. 그럴 때 솔직한 질문들과 의문들은 의심 같은 느낌을 받아서 교회에서 쉽게 말하지 못했고 그렇게 한동안 성경을 애정하면서도 정직히 마주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 나에게 아버지 책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톰슨 성경”은 너무 고마운 안내서였다. 지금 보면 내용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럼에도 당시 나에게는 성경의 배경, 난제, 역사를 쉽게 설명하면서 내 안의 질문에 답을 주는 “톰슨 성경”은 내 신앙을 다시 잘 잡아주었다. 그때부터 성경은 어려우면서 알아가야 할 책으로 대하게 되었고 좋은 묵상 또는 큐티를 위해서는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사실 성경은 우리에겐 2,000년에서 길게 보면 3,500년까지 떨어져 있는 책이니깐 가이드가 필요했다. 신앙이 자라면서, 난 성경을 더 읽어가게 되었고 내 책장에는 성경보다 두꺼운(!) 주석, 스터디바이블이 꽂혀있게 되었다. 


2. 여전히 필요한 가이드를 찾아서 

세상은 변하고 시대는 바뀌지만 여전히 기독교인이라면 성경을 반강제적으로 찾고 읽게 된다. 그런 성경읽기를 위해서라도 좋은 안내서는 필요한데, 이번에 ivp에서는 1,000페이지가 넘는 “성경비평주석-신약”을 출판했다. 가볍고 빠른 독서가 유행인 요즘에 이 책은 당연히 속독을 위한 책이 아니다. 하지만 기독교 특유의 성경읽기는 원래 슬로우 리딩이지 않을까. 이 책은 현존하는 성경신학쪽 전문가들 67명이 참여해서 낸 책이다(구약, 신약 포함). 이번 “성경비평주석 신약”에서는 신약을 공부하면 자주 눈에 띈 제임스 던, 존 바클레이, 하워드 마샬, 스캇 맥나이트 같은 학자들이 참여했고 한 명의 학자에 의해서 쭉 저술된 책이 아니라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의 연구가 집합되어 있다. 그리고 성경의 전체 그림, 역사적 배경, 고고학적 내용까지 다루어주면서 진득하게 신약 전체를 조망해준다. 성경의 큰 뼈대에 해당하는 장르, 역사적 배경, 저자에 대한 이해들도 해설되면서(독립적 챕터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다) 각 이야기의 단락들이 각 권의 스토리 안에서 설명된다. 그래서 성경을 실제로 읽고 그 부분을 “성경비평주석-신약”에서 읽으니 이해와 질문들이 더 깊게 생겼다. 성경을 읽으면서 같이 볼 책으로 이만큼 좋은 안내서가 정말 오랜만에 나왔다. 



3. 결국, 우린 책(?)의 사람들이니깐!

요즘은 기독교, 신앙을 딱 쉽게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기독교를 설명하는 방식도 많고 이해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그럼에도 한가지 기독교인의 특징으로 남아있는 것은 “책”, 성경에 대한 것이다. 우린 때론 다투고 서로를 미워할 수도 있지만, 다시 “성경”에 눈을 돌릴 때 화해도 하고 예배의 자리로 나아가고 있다. 우린 끝까지 완벽하지 않을 것이고 불완전하겠지만, 또한 끝까지 성경을 우리의 기초로 삼고 걸어가지 않을까? 이럴 때 이번에 나온 든든한 벽돌 가이드북은 우리의 책장, 책상에 좋은 가이드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 책, 오랜만에 정말 반갑게 추천해보면서 대림절 성경 본문을 찾으며 책도 같이 펼쳐보려고 한다.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면서, 천천히 그 이야기 안에서 들어가는 것을 초청해보는 12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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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피투성이 연인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30
정미경 지음 / 민음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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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피투성이 연인]📚

6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섬뜩한 이야기가 계속된다.

특히, 첫 단편은 사랑, 죽음, 관계에 대한 아주 무거운 이야기들을

열정적으로 그려내는데 푹 빠져서 읽게 된 것 같다.

여름에는 두꺼운 책보단 단편으로 독서를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 추천해본다.

추신 : 17년에 별세한 작가의 작품이 고전처럼 다가온다는 점에서 매력이 더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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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멈추지 않는다면 - 인류의 상처, 여성 폭력
일레인 스토키 지음, 양혜원 옮김 / IVP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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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이제라도 마주하는 우리이길]

서평 도서 : 우리가 멈추지 않는다면, 일레인 스토키, ivp

1. 여긴 대한민국입니다.

강남역 살인사건에서 시작된 날카로운 생각이 있다. 그건 외국인에게 치안이 좋아서 “안전”하다는 평을 받던 한국의 거리가 여성들에겐 폭력 가능성이 보이는 공간이었다는 것이다. 그 후 여러 차례의 미투, 성 착취 영상물 불법 유포, n번방 사건 등을 통해 우리의 현실은 더 이상 안전하거나 그저 평화롭지 않게 되었다. 아니, 더 이상 평화롭게 느끼면 안 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지 않나? 이런 문제는 소위 “교회 안”에서도 등장했고 이제는 너무 많이 일어나서 별로 놀래지도 않는 무서운 무관심, 무기력이 느껴지곤 한다. 하지만 이 현실에서 우린 그렇게 쉽게 포기해서도 멈춰서도 안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우리가 멈추지 않는다면”의 저자 일레인 스토키는 이렇게 말한다.

“폭력을 멈추는 게 시급하다.

인류에게 그어진 상흔이 깊다.

이제는 치유와 회복적 정의를 위한 일에 동참할 때다(370쪽).”

그는 누구보다 현장에서 여성 폭력을 방지하고 생존자를 구하는 일을 했다. 그리고 여전히 행동에 대한 시급함을 호소하면서 희망을 놓치 않는다. 그래서 그의 책을 읽는 동안 현실은 더 끔찍하게 느껴졌지만, 이상하게 큰 도전과 용기를 얻었다. 우린 여기 대한민국에서 인류에게 그어진 상흔, 흉터를 마주해본다.

2. 아직도, 여전히 이루어지는 여성 폭력의 역사

사람이 한 지역과 문화권에만 있다면 때론 그게 편견, 오만이 되어서 다른 문화권을 폄하하거나 다른 곳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삼지 않게 되어버린다. 이런 사례는 이 책에 가득하다. 여성 인권에 대한 무관심, 성 감별 낙태, 영아 살해, 여성 성기 훼손, 여성 살해, 가정 폭력, 인신매매, 성매매, 성범죄, 전쟁과 성폭력이라는 이야기들은 누군가에겐 별문제 같지 않게 느껴지고 도리어 수호하기까지 한다.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지금까지의 전통, 문화를 그저 받아들이며 유지하려고 한다는 것에 있다.

누군가에게 여성이 당하는 불평등, 폭력, 살해 위협, 차별은 역사에서 오랜 시간 지속되었기에 “정상”처럼 취급된다. 이런 거대한 오만과 편견에 저자는 의학, 법학, 종교, 사회학적 의견을 제시하면서 균형을 잡으려고 한다. 그는 차분히 공식적인 통계를 사용하면서 여성이 당하는 폭력의 문제를 암, 말라리아, 교통사고와 비교하고(17쪽) 여성을 위한 법이 존재하는 국가의 수를 제시한다(32쪽). 그는 끔찍한 여아 살해 사건을 200만 명이라는 수치를 사용해 구체적으로 지목하고 여자 아이들의 강제 결혼을 “3초마다” 이루어진다고 증거를 제시한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그녀는 한 가지를 말하는 것 같다.

아직도 여성 폭력의 역사는 인류의 상흔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3. 교회와 여성 폭력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장은 아마도 내가 가장 쓰기 어려운 장일 것이다. 내부자로서, 그리고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전통의 관찰자로서 나는 비판자들, 특히 진실을 말하는 비판자들의 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 페미니스트들은 지난 50년간 모든 종교를 괴롭혀 온 가부장제가 기독교의 긴 역사에서도 자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339).”

이제 누구나 교회도 여성 폭력 앞에선 무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경험한 전병욱 사건은 교회가 여성 폭력이라는 문제를 얼마나 제대로 다루지 않는지를 보여주었고 아직도 그런 가해자가 목회직을 유지하는 것은 교회 또는 교단이 그런 악에 가담하는 것으로 다가왔다.

그때 저자는 성경에서 반-여성적으로 사용된 텍스트를 가져와서 그 안에 있는 오해, 편견을 수정하고 성경의 이야기가 인간을 관계-속-인간으로 정의하고 모든 관계는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에 요약된다고 강조한다(362쪽). 이제 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기독교 역사 가운데 여성 폭력, 불평등에 가담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 현실을 철저히 깨닫고 이제라고 폭력을 멈추고 치유, 회복, 정의를 위해 동참해야 하지 않을까(370쪽)?

마지막까지 기독교를 포기하지 않고 같이 가자고 초대하는 저자의 말에 마음 한구석에 큰 위로와 용기를 받는다. 교회가 그리고 우리가 지금까지의 역사를 기억하고 “인류의 상흔”이라는 여성 폭력을 마주하고 같이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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