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P 성경비평주석 신약
존 M. G. 바클레이.리처드 보컴.스캇 맥나이트 외 지음, 제임스 D. G. 던 엮음, / IVP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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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VP 성경비평주석 신약 


1. 내 첫 스터디 바이블 : 추억의 톰슨 주석 성경?

어렸을 때 성경은 암송을 시작으로 친근한 책 중 하나였다. 주일학교를 통해서 홍해를 가르는 모세, 골리앗을 무찌르는 다윗, 이스라엘의 멸망, 예수님의 탄생 등은 너무 재밌고 쉽게 다가왔었다. 그런 나에게 성경에 대한 위기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생겼다. 교회에서 듣는 성경 이야기는 그대로였지만 내가 듣고 배우는 세상은 조금씩 달라졌고 구체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과학, 역사를 배우면서 성경과 연결되는 이야기를 다른 톤, 관점으로 보면서 혼란이 시작되었다. 바뀐 것은 성경이 아니라 내 주변 세상이었고 세상을 이해하고 있는 나였다. 그럴 때 솔직한 질문들과 의문들은 의심 같은 느낌을 받아서 교회에서 쉽게 말하지 못했고 그렇게 한동안 성경을 애정하면서도 정직히 마주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 나에게 아버지 책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톰슨 성경”은 너무 고마운 안내서였다. 지금 보면 내용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럼에도 당시 나에게는 성경의 배경, 난제, 역사를 쉽게 설명하면서 내 안의 질문에 답을 주는 “톰슨 성경”은 내 신앙을 다시 잘 잡아주었다. 그때부터 성경은 어려우면서 알아가야 할 책으로 대하게 되었고 좋은 묵상 또는 큐티를 위해서는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사실 성경은 우리에겐 2,000년에서 길게 보면 3,500년까지 떨어져 있는 책이니깐 가이드가 필요했다. 신앙이 자라면서, 난 성경을 더 읽어가게 되었고 내 책장에는 성경보다 두꺼운(!) 주석, 스터디바이블이 꽂혀있게 되었다. 


2. 여전히 필요한 가이드를 찾아서 

세상은 변하고 시대는 바뀌지만 여전히 기독교인이라면 성경을 반강제적으로 찾고 읽게 된다. 그런 성경읽기를 위해서라도 좋은 안내서는 필요한데, 이번에 ivp에서는 1,000페이지가 넘는 “성경비평주석-신약”을 출판했다. 가볍고 빠른 독서가 유행인 요즘에 이 책은 당연히 속독을 위한 책이 아니다. 하지만 기독교 특유의 성경읽기는 원래 슬로우 리딩이지 않을까. 이 책은 현존하는 성경신학쪽 전문가들 67명이 참여해서 낸 책이다(구약, 신약 포함). 이번 “성경비평주석 신약”에서는 신약을 공부하면 자주 눈에 띈 제임스 던, 존 바클레이, 하워드 마샬, 스캇 맥나이트 같은 학자들이 참여했고 한 명의 학자에 의해서 쭉 저술된 책이 아니라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의 연구가 집합되어 있다. 그리고 성경의 전체 그림, 역사적 배경, 고고학적 내용까지 다루어주면서 진득하게 신약 전체를 조망해준다. 성경의 큰 뼈대에 해당하는 장르, 역사적 배경, 저자에 대한 이해들도 해설되면서(독립적 챕터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다) 각 이야기의 단락들이 각 권의 스토리 안에서 설명된다. 그래서 성경을 실제로 읽고 그 부분을 “성경비평주석-신약”에서 읽으니 이해와 질문들이 더 깊게 생겼다. 성경을 읽으면서 같이 볼 책으로 이만큼 좋은 안내서가 정말 오랜만에 나왔다. 



3. 결국, 우린 책(?)의 사람들이니깐!

요즘은 기독교, 신앙을 딱 쉽게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기독교를 설명하는 방식도 많고 이해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그럼에도 한가지 기독교인의 특징으로 남아있는 것은 “책”, 성경에 대한 것이다. 우린 때론 다투고 서로를 미워할 수도 있지만, 다시 “성경”에 눈을 돌릴 때 화해도 하고 예배의 자리로 나아가고 있다. 우린 끝까지 완벽하지 않을 것이고 불완전하겠지만, 또한 끝까지 성경을 우리의 기초로 삼고 걸어가지 않을까? 이럴 때 이번에 나온 든든한 벽돌 가이드북은 우리의 책장, 책상에 좋은 가이드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 책, 오랜만에 정말 반갑게 추천해보면서 대림절 성경 본문을 찾으며 책도 같이 펼쳐보려고 한다.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면서, 천천히 그 이야기 안에서 들어가는 것을 초청해보는 12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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