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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나요, 내 인생
최갑수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것을 해낼 수 있고, 어떠한 상황도 이겨 낼 수 있는 열정으로 살아 온 나에게 고난의 시기가 찾아 온 적이 있었다. 세상만사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게 없었는데, 아니 어떠한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었는데... 웃음이 멈춰 버렸다. 내 마음에서 열정을 밀어 내 버린 시기였다. 내 마음을 헤아렸을까?? 친구는 멀리서 책을 한 권 보내 왔다.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이라는 책을.. 앞만 보며 달려 온 내 인생에 휴식을 주라는 의미였을까? 그 친구는 그렇게 나에게 마음을 주고는 세상을 떠나 버렸다. 그 친구가 보내 온 그 책과 그 친구의 마음은 영원히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을 것이고, 내가 살아 있는 한 나에게 힘을 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난 그렇게 최갑수라는 여행 작가를 만났다. 그는 여행할 때 필요한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닌 여행할 때 갖어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알려 준다. 여행지에서 느낀 자신의 감정을 고스란히 책에 담아 냈다. 그렇기에, 그의 책 <잘 지내나요, 내 인생>이 출판되었을 때 나는 아무 의심없이 책을 집어 들었다. 기분이 들뜬다. 이번에는 어떤 말로 위로를 해 줄까? 넌 나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겠니?
지도를 보지 않고도 어디든 찾아 다녔다. 길을 잘못 들어 목적지를 한 번에 찾질 못해 왔던 길을 되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생겨 시간이 걸리긴 해도 아예 찾지 못한 적은 없었다.
- p.116
책 장을 한장씩 넘길 때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 이 작가도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아.. 이 사람도 이런 느낌을 받을 적이 있구나 하고 말이다. 등을 토닥이며 힘 내라고 응원해 주는 듯 하다. 혼자서, 때론 둘이서 여행을 하는 이 작가는 삶을 사랑할 줄 알고, 자연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인 것 같다. 사소해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에 대해 많이 아파하고, 많은 생각을 한다. 어쩌면 자신의 삶을 사랑해서 인지도 모르겠다. 지나는 길을, 자연을 바라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 겠다. 이 작가처럼 삶을 소중히 여기고, 그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우리의 여행이 서사를 장착할 필요는 없다. 교훈적일 필요는 더더욱 없다. 그건 각설탕 같은 것이다. 넣어도 그만 안 넣어도 그만이다. 우리의 여행은 단지 생의 체온을 조금 높이는 정도면 충분하다.
- p. 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