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욱 찾기
전아리 지음, 장유정 원작 / 노블마인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날이 추워져서 일까? 평소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달달한 로맨스 소설이 읽고 싶어졌다. <김종욱 찾기> 처음에는 무슨 이런 제목이 있나 했다. 촌스럽게 제목에 이름을 갖다 붙였을까? 어떤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건 아닐까? 머릿속에 물음표를 가득 채우는 것으로 책 읽기를 시작했다.

 

 <김종욱 찾기>는 뮤지컬로 꽤 유명세를 탄 작품이라고 한다. 뮤지컬이나 연극 쪽으로는 문외한이었던 난 처음 들어 보는 소리다. 영화로도 나왔다고 하니 기대가 아주 크다. 처음 계획은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는 것이었다. 책을 먼저 읽으면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읽기에 그 감흥이 커서 좋은데, 그 후 영화를 보면 상상했던 것에 미치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만 급하지 막상 영화를 볼 시간을 내지 못해 책을 집어 들었다.

 

 여행잡지사에서 일하다 막 백수가 된 싱글녀 효정과 해고된 후 얼떨결에 사업을 시작한 성재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효정은 일을 안하려거든 시집이나 가라는 아버지의 등쌀에 밖을 서성이다 "첫사랑을 찾아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전단지를 보게 되는데, 그 전단지는 성재가 광고대행업체를 시작하고 들어온 첫 의뢰건에 대한 전단지였다. 그 문구는 말 그대로 첫사랑을 찾아 주는 것이 아니라 이자가 적어 상환액이 원금에 가깝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대출에 관한 광고였다. 효정은 일할 사람이 필요하지 않느냐며 자신을 써 달라고 하고, 성재는 장난기가 발동하여 능력을 테스트 해 보겠다며 효정의 첫사랑을 찾는 일을 한달정도 함께 해 본 후 결정하겠다고 한다. 그리하여 둘은 함께 효정이 인도 여행때 잠깐 만나 사랑한 <김종욱 찾기>에 돌입하게 된다. 이야기는 상상한 그대로이다. 효정은 혼자 떠난 인도 여행에서 김종욱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김종욱을 만나지 못했다. 성재와 함께 김종욱 찾기를 하면서 둘은 ......

그녀는 특별한 장소에서 만난 사람은 그 공간에 머무르게 해야 한다고 했다. 꿈 같던 사람을 욕심내서 일상 속으로 끌어들였다가는 금세 빛이 바래고 만다는 것이었다. 산길에서 꺽어 온 꽃송이가 집에 돌아오면 축 늘어진 채 시들어 버리는 것처럼. p.112

 아무리 테스트라지만 효정은 왜 첫사랑 김종욱을 찾으려 했을까? 찾는 내내 찾고 싶었을까? 찾고 싶지 않았을까? 나에게 만약 그런 기회가 온다면 나는 과연 찾을까? 찾지 않을까? 효정이 성재에게 담담하게 털어 놓은 인도 여행 이야기에서, 아니 종옥과의 사랑이야기에서 가슴에 스미는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구나 한번쯤 겪어 봤을 첫.사랑이야기... 세상이 전부 내 것인 것만 같던, 세상의 중심이 나인 것만 같았던 시간들이 나의 마음을 포근히 감싸 안았다.

 

 하지만 단숨에 읽히는 이 이야기가 무언가 허전함을 주었다. 어쩌면 첫.사랑 이야기이기에 많은 에피소드는 필요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담담하게 읽어 내려 갈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마지막의 상콤한 결말이 아니었다면 난 아마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나 그 결과가 나를 설레이게 했음에 만족한다.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땐 영화를 보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아쉬움이 남아 영화를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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