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버스데이 - 부모와 아이의 인연을 60억 분의 1의 기적
아오키 가즈오.요시토미 다미 지음, 오유리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도와달라’는 아이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새벽 4시.  지친 몸을 뉘어 자려는데, 침대 위에 곱게 놓여진 [해피버스데이]가 보였다.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가슴을 후벼 파는 이 문구. 표지는 사랑스럽고, 예쁜데 어떤 잔인한 이야기가 담겨 있길래,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는 것일까? 궁금한 마음에 눈을 비비며 읽기 시작했다.

 

 11살 생일을 맞은 아스카는 오빠인 나오토와 함께 식탁에서 식사중이다. 나오토는 엄마가 생일 케이크 사 갖고 올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라며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라고 말한다. 나오토의 말처럼 엄마는 늦은 귀가를 하면서 생일 따위는 중요한 게 아니라며 생일을 잊어 버린 것을 전혀 미안해 하지 않는다.  게다가 나오토처럼 "아휴, 정말이지 아스카는 낳지 말았어야 했어."라고 말한다. 아스카는 손을 목으로 가져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꽉 누른다.

 

 엄마는 공부도 잘하고, 모든 것에 열심인 오빠만 사랑한다. 아스카는 아무리 잘하려 해도, 착한 딸이 되려고 해도 엄마 눈에 들지 못한다. 왜 엄마는 나만 미워할까? 왜 오빠만 사랑하는 걸까? 마음이 답답하거나 속 마음을 말로 하지 못하는 상황일 때 아스카는 손에 힘을 준다. 목에 통증이 올 때면 내가 여기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나의 존재가 느껴지는 것 같으니까.. 그날 아스카는 말 문을 닫아 버린다. 세상에 자신의 아이를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는 말로 상처 주는 엄마가 많이 있을까? 아이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안 좋게 바뀌었을까? 아이와 함께 한 시간이 한 순간도 행복하지 않았을까? 내가 결혼을 하지 않아 겪어 보지 않아서인지 온통 궁금한 것 투성이다.

 

 담임 선생님은 아스카의 상태를 인지하고, 학급의 왕따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불러서 상담을 한다.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얼마나 크게 받았으면 말 문을 닫아 버렸을까? 선생님은 행복이 뭔지 아냐고, 왜 행복하다고 생각하냐고 물었을 때 네 볼에 눈물이 주루룩 흐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예쁨 받고, 사랑 받으며 자라도 사소한 말에 상처를 받을 나이의 이 어린 아이가 어른에게 행복하냐고 묻다니... 선생님은 엄마와 상담을 하지만, 엄마는 오히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서 말을 못하는 거라며 학교, 선생님의 잘못이 크다고 말하는 지경이 이른다. 결국 아스카는 시골의 외할아버 댁으로 쉬러 가게 되고, 자연을 벗 삼아 사시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함께 평온한 날들을 보내게 된다. 아스카는 천천히 흐르는 시간과 하늘을 보며 할아버지의 자연스러운 교육을 통해  모든 것의 생명은 존재할 가치가 있는 것이며, 은혜로운 생명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름다운 자연과 지극한 사랑으로 저절로 말문이 틔이게 되고, 전보다 훨씬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를 갖게 된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속담 아니?"

"아주 작고 보잘것 없는 존재도 나름의 가치와 의지가 있으니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뜻이지."

-p.75

 

 부모와 아이의 인연은 60억 분의 1의 기적

 

 아이를 가르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저 아이는 잘하는 아이, 저 아이는 못하는 아이라고 속으로 평가를 하게 된다. 안 그래야 하면서도, 저마다 장점이 있으니 공부하는 것만 가지고 아이를 평가해서는 안된다 생각하면서도 사람의 심리라 어쩔 수 없다며 위안하곤 했다. 자신의 아이에게도 그럴 수 있을까?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했는데, 어쩜 아이에게 그런 잔인한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줄 수 있을까? 아이는 내 소유물이 아닌데, 자신의 잣대에 맞추어 무조건 그리하도록 시킨다면 과연 아이의 인생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아스카의 엄마는 병약한 언니가 있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이 언니의 건강 상태에 의해 좌우 되는 삶을 살았기에 엄마의 사랑이 부족했던 것 같다. 자신이 어린 시절 사랑을 많이 못 받고 자랐기에 딸 아이에게 그토록 가혹하게 했나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어른이 잘 해야지만, 부모가 잘 해야지만 그 아이들도 보고 잘 하는 것 같다. 어른은 아이들의 거울이라는 말이 왜 있겠는가.. 어른들은 아이들의 마음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 그냥 툭 뱉은 한 마디에 상처 받는 우리 아이들은 자신이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엇나갈 수 있는 것이다. 아스카가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스스로 상처를 치유한 것처럼 어른들도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더 큰 어른이 되어야 하겠다.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다. 하지만 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상대방이 자꾸 나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한다면 그 사람에게는 나보다 더 큰 상처가 있나 보다 라고 생각해 보라.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아스카가 치유되는 동안  한숨 쉬고, 눈물 지으며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 서 있는 내가 어떻게 행동하고 말해야 아이들에게 상처를 덜 주며,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해 줄까?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어 봤으면 좋겠다. 아이를 기르는 엄마, 아빠, 그리고 선생님, 그외 아이들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많은 분들이 읽어 봤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께 눈물과 감동을 준 <해피버스데이>를 추천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슬픈 일도 언젠가는 흘러간단다. 지나간 시간에 사로 잡혀 있으면 새로우누 시간을 맞이하지 못하고 놓지게 돼."

-p. 8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