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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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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저히 은폐된 24명의 집단 자살, 서늘한 진실이 우리 안의 탐욕을 비추다! "

 

 오대양 사건을 모토로 쓴 소설이 나왔다고 한다. 오대양 사건이 뭔데? 하며 검색을 해 봤더니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다. 32명의 집단 자살, '자의에 의한 집단 자, 타살'이라니 그게 가능할까? 그들은 어떤 이유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려야 했을까? 정말 집단 자실이 맞는 것일까? 많은 궁금증을 마음에 담고 책장을 넘겨 본다.

 

 깔깔깔~~. 높은 옥타브의 웃음 소리로 이 소설은 시작 된다. 나뭇잎이 흩날리기만 해도 웃음을 터트릴 것 같은 십대 후 반, 이십대 초 반의 여자들은 무슨 연유에선지 자꾸맛 웃어 제낀다. " 지금도 귓전에는 누군가 겨드랑이를 간지럽히기라도 하듯 자지러지게 웃어대던 이모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어쩌면 그녀들은 울고 싶어질 때마다 웃어댄 것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보기도 한다. " -p.9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 양, 마음껏 웃는 일곱의 그녀들은 시멘트 공장에서 일하는 수 백명의 인부들을 위해 식당에서 밥 하는 일을 한다. 힘 꽤나 쓴다는 남자들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기 할말 다 하는 당찬 여인네들이다. 그 좁은 식당이 그녀들의 보금자리이자 삶의 터전인 셈이다. 밥도 먹고, 잠도 자고, 쉬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울기도 한다. 아비 없는 아이들이 태어나기도 하지만 아무도 그에 대헤 궁금해 하거나 타박하지 않는다. 태어난 아이들도 엄마나 이모들, 어머니(시멘트 회사의 대표)라는 단어만 말하고, 생각할 뿐 "아빠"라는 단어나 그 인물에 대해 궁금해 하지도, 당연하듯 묻지도 않는다.  " 이모들은 남자의 조건 같은 건 따지지 않았다. 결혼할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의 엄마는 아름다웠다. " -p.176 

 

 실 살짝 부럽기도 했다. 실제로 결혼할 나이가 되다 보니 현실과 조건이 보이기도 하는데, 내가 그녀들의 나이에도 역시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더 큰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도 행복할 수 있는 무언가, 그들만의 든든한 울타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 왔다. 그게 과연 무엇일까?그뿐 아니라 어떻게 그녀들은 그 곳으로 흘러 들어 오게 되었을까?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게 솜씨 좋은 아낙네들인데, 어린 나이의 연령대 비슷한 그녀들을 그 곳으로 끌어 당긴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읽을 수록 궁금함은 더욱 증가하고, 읽는 속도는 더욱 빨라지게 한다.

 

 점점 부흥하다 빛을 지게 된 어머니는 결국 코너에 몰리게 되고, 도움을 주던 사람들은 하나, 둘 자기 살 길을 찾아 떠나게 된다. 하지만 그녀들은 어머니를 떠나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한다. 몸을 일으키기도 힘든 다락방에 몇 날, 몇 일을 숨어지내다가 결국 눈이 먼 주인공만을 남겨 둔 체 스물 네명 모두 숨을 거두고 만다. 모두 무언가를 마시고 저항의 흔적하나 없이....  자신만 혼자 살게 된 그 마음이, 죽어가는 그녀들을 구할 수 없었던 그 마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위로 할 수 있을까? 실제로 감담하기에는 너무 엄청난 그 일을..

 



 

 주인공 나이 또래의 기자가 수상함을 감지하고, 하나하나 파헤쳐 가며, 그들이 어떻게 그 곳에 모이게 됐는지, 왜 그럴수 밖에 없었는지, 힘든 시기에 회사가 부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지를 짐작은 할 수 있을 뿐 정확한 근거를 제시할 수 는 없는 현실이다. 결국 그들의 죽음이 집단 자살, 자의에 의한 자, 타살이라는 말을 듣게한 죽음의 이유는 언급되지 않았고, 명확하게 설명이 되지도 않은 체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게 한다. 결국 죽음의 이유를, 경유를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는 건 독자의 몫이란 말인가. 나 또한 기자처럼 어렴풋이 짐작이나 할 뿐이다.

 

" 도대체 A는 무엇일까. 자신이 추측했던 것처럼 아마조네스의 A 일까. 그렇다면 저 안에 자신을 닮은 그 여자가 있는 것일까. 호손의 소설 「 주홍글자 」 에서처럼 자신을 닮은 여자가 김준의 아기를 키우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얼토당토않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지금껏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 대체 그 여자는 죽은 그 사람들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그들이 죽음을 택하면서까지 지키려고 했던 것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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