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콜라 쇼콜라
김민서 지음 / 노블마인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소개글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초콜릿이 소재로 나오고, 두 명의 여자가 주인공이라면 뻔한 이야기 아냐? 한 명은 먹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를 꺽지 못하고 결국 자신과의 타협을 잘하는 여자이고, 다른 한 명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사소한 것(??)쯤은 과감히 버릴 수 있는 용기 있는 여자일 것이다. 친구들과의 심심풀이 수다 소재가 되는 다이어트만 해도 그렇다.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두고 뒷 일 생각 안하고 먹는 여자와 손도 대지 않는 여자, 이 두 부류 말고는 존재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곤 했다. 처음에는 '맛만 보고... ' 라고 말하는 여자가 있다손 치더라도 결국에는 끝장을 보고야 말기에.. 

 
 

 
 아린은 임용고시 준비를 하며 동네 학원의 강사로, 집 앞 주먹밥집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고 있다. 열의를 가지고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고, 다이어트 하겠다는 말은 입에 달고 다니지만, 우울한 일이 있을 때마다 초콜릿 컵케이크를 한꺼번에 세 개씩 해치워버리는 스물 일곱의 여자이다. "그녀는 빅토리아 시크릿 슈퍼모델들의 환상적인 몸매를 탐욕스럽게 쳐다보면서 탐욕스럽게 컵케이크를 긁어 먹는 여자였다. 말과 행동이 일치가 안 되는 여자, 해선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하는 여자, 먹어선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끝가지 먹는, 평범한 여자."  단희는 외고를 나와 유서깊은 명문 대학에 진학했고, 일류 기업인 A 전자에 신입사원으로 들어 간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스물 여섯의 여자이다. 한 살 차이로 하나 동네에 살면서 중학교까지 같은 곳을 나온 그녀들이 사사건건 비교 당한 일은 안 봐도 비디오다. 엄친아 단희를 주위에 둔 엄마가 가만히 있었겠는가..

 

 이종 사촌인 그녀들이 스물 일곱, 스물 여섯이란 나이로 동거를 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는 것마다 잘 되지 않고 의욕도 없는 아린은 모든 것을 똑부러지게 잘하고, 열심히 하는 단희의 출연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앞만 보고 자기 자신만을 생각해 온 단희는 두루두루 사람들과 친하고, 친구도 많은  아린이 부러우면서도, 자신을 돌보지 않는 아린이 못 마땅하다. 하지만 그녀들은 같이 살면서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하고 하나하나 배워가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행복에 이르는 길을 찾아 가고 있다.





 아린의 나이 때에 난 모든 것에 열심히 노력했었다. 단희의 생각처럼 내가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부지런히 열심히 노력만 한다면 못 이룰 것이 없다는 생각이었고, 또 그만큼 열심히 했다. 밤 잠을 줄여 공부하고, 실력을 쌓고, 그 행복감에 젖어 살았더랬다. 하지만 지금의 난 아린의 모습이다. 무엇하나 자신 있는 것이 없고, 그저 그 날 그날을 살아가는 느낌이다. 앞으로의 미래는 막막하고, 뭔가 해 보고 싶지만 막상 손에 잡히는 것은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모든 것에 긍정적이고, 활력이 넘쳤던 나는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아린과 단희의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더랬다. 과거의 난 단희였고, 현재의 난 아린이다. 어느 한 쪽의 모습만으로 살아가기는 너무 힘든 거야. 나의 현재의 모습을 사랑하며 너 나아질 수 있는 내 미래를 천천히 생각해 보자. 뛰다 지쳐 잠시 쉬고 있는 거지, 멈춘 것은 아니잖아? 이 책을 통해 나는 내 다친 마음에게 손을 내밀 수 있게 된 것 같다.

 

"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인생의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면, 지금 당장 답을 찾으려는 조급함은 버려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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