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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루프의 사랑 ㅣ 무한카논
시마다 마사히코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이투루프의 사랑/
시마다 마사히코 지음/ 김난주 옮김/
북스토리/ p.272
"일본판 「토지」 무한카논 시리즈, 그 완결편" 띠지에 적힌 이 문구가 내 마음을 끌어 당긴다. 우리의 토지에 비견할 만한 책이라니 그렇게 대단한 책이야? 이투루프의 사랑이라.. 생소한 이투루프라는 단어는 사람 이름인가? 겉표지를 넘기자 그 의문은 바로 풀리면서 부끄러웠다. 이투루프는 섬이름이구나...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 있는 어느 나라의 땅도 될 수 없는 섬. 이투루프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이 책은 읽기도 전에 자꾸만 의문이 생긴다.
주인공 가오루는 절대 사랑해서는 안 되는 여자, 천황의 여자를 사랑한 죄로 자신의 나라에서 추방당하고 모든 일본인의 원망과 증오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이투루프의 섬에서 1년간 살아 보려고 한다. 이투루프의 섬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이라 1년만 체류하면 사회적인 이슈가 될 수 있기에 원망을 없애고 일본으로 돌아 갈 수 있다는 친구의 말을 믿어 실천해 보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오루는 처음 이투루프를 도착했을 때의 목표와는 달리 그 곳의 삶에 적응해 가고, 섬 주민들은 가오루는 스파이라 생각했던 마음은 거두어 들이고 오히려 잘 지내게 된다. 게다가 니나라는 여인을 사랑하게 됨으로써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니나의 엄마와 남동생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다.
글을 읽는 내내 먹을 것과 입을 것, 모든 것이 열약한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 갈까 하는 의심과 사람은 어떻게든 그 환경에 살아 가게 되어 있다는 생각이 교차하며 열악한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는 섬 주민들이 참 대단하게 생각되었다. 뭍에서 떠 내려 오는 많은 것들을 보면서 결국에는 섬에서 시작되어 육지로 나아 갔던 문명이 다시 돌아 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연어가 산란을 위해 자신이 태어난 장소로 돌아 오는 것처럼 모든 것이 처음올 돌아 간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오루가 처음 이투루프에 온 목적과는 다른 게 섬 생활에 적응하며 잃었던 목소리와 성기능을 되찾고, 삶의 회의도 이겨 내는 과정을 통해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이투루프 섬을 통해 보여 주고자 하는 의미를 알 수 있다.
무한카논 시리즈의 3부작 중 마지막 3편이라 처음에는 살짝 걱정이 되었다. 1편, 2편, 3편이 나누어져 있다는 말은 차례로 읽으라는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3편만 읽었음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내용과 전개가 작가의 말을 신뢰하게 만들었다. 나는 3편을 먼저 읽었으니 2편, 1편으로 읽어 올라 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