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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 브로드 2
팻 콘로이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사우스 브로드/
팻 콘로이 지음/ 안진환 · 황혜숙 옮김/
생각의 나무 출판/ p.982
"2009년 뉴욕 타임즈 종합 베스트 셀러 1위" 라는 문구보다 "이 만큼 훌륭하게, 이토록 아름답게 쓰는 작가는 없다" 라는 문구에 혹해서 이 책을 읽게 집어 들게 되었다. 사실 내가 소설을 읽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읽을 때 잠깐 즐거움을 줄 뿐이지 얻는게 뭐가 있어? 하는 편협한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연히 접한 소설의 주인공이 더 이상 헤어날 수 없을 것 같은 나락을 멋지게 헤쳐 나가고, 주위 도움을 받아 이겨 나가는 모습에 더불어 사는 모습을 느끼면서 배울 점을 찾았고, 자연과 상황 묘사를 어찌나 아름답고 자세히 표현 했던지 소설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
주인공 레오는 어린 시절 자신의 우상이었던 형의 자살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병원에 다니게 되고, 또 마약을 소지했다는 혐의를 받아 많은 청소년기를 사회 봉사활동을 하며 보내게 된다. 왕따나 다름 없었던 레오는 이 시간 동안 또래의 몇 몇 아이들을 찰스턴에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는 명목아래 만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평생 의지할 만한 우정을 쌓게 된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신문 배달을 하며 주위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었으며, 풋볼 팀에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바느질도 할 줄 알며, 쿠키를 구워 이웃에게 나누어 줄 정도로 마음 따뜻한 소년이다. 레오는 다정 다감한 성품과 부모의 확고한 교육 철학으로 흑인, 고아, 동성애자 할 것 없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청소년기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함께 하며 많은 일들을 겪고, 아플 때 곁에 있어 주고,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위로하며 돈독한 우정을 쌓아 간다.
찰스턴을 눈이 시리게 아름다운 도시라는 말과 함께 아름답게 묘사했던 책의 서두와는 반대로 책의 말미에는 '휴고'라는 태풍을 맞아 지독한 악취가 풍기는 해안 도시로 변하고 만다. 그러나 우리의 삶이 항상 순탄치 만은 않듯이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고,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는 게 아니겠는가? 다시 도시를 재건하며 더욱 서로를 위하는 찰스턴으로, 더욱 따듯히 감싸주는 우정으로 끝을 맺는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팻 콘로이의 매력에 풍덩 빠지고 말았다. 어쩜 모든 상황을 이토록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지... 등장하는모든 인물들의 대화에 유머와 위트를 집어 넣을 수 있는지 실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수 많은 이야깃 거리와 상상할 수 없는 전개, 당연히 그럴 것이라 여겼던 것의 예상치 못했던 결과... 읽을수록 빠져 들게 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