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세트 - 전10권 - 양장본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을 읽으면 내가 읽고 있는 것이 소설이라는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문학작품이라고 보기에 그것은 너무 적나라하고 직접적이고 에피소드의 나열식이다. 문학작품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옛날 이야기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이 작품들은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뗄 수가 없었다. 아리랑과 태백산맥을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한강을 읽는 동안 다른 것은 손도 대지 못했다. 밥먹는 시간 말고는 새벽 6시까지 책을 놓지 않았고 3일만에 10권을 모두 읽었다.

대체 3일만에 10권을 읽으면서 책의 내용이나 제대로 알고 있느냐고 비판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건 책이 아니다. 읽으면서 그 의미를 따지고 작가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내가 무얼 배울건지를 따지는 그런 책이 아니다. 이것은 가려져 있는 우리 민족의 역사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눈물을 흘렸다.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나라가 불과 몇십 년 전에 이랬구나.

한강은 연필로 쓴 글이 아니다. 칼로 남기는 상처다. 꼬이고 왜곡되었던 우리 나라의 역사 한 켠을 헤집어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의 한 자 한 자를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자신의 모든 것을 국가에 바쳐야 했던 그 시대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봐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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