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지로는 새삼 깨달았다. 사람은 뻔뻔스러워서 숨막힘에도 거북함에도 익숙해질 수가 있는 것이다. - P75
잃은 것을 잊은 것으로 해두었다. 그러면 그건 거기 있었다.
내가 과거 이야기를 잘 하지 않고 딱히 그리운 시절도 없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그건 다 잊어서는 아니었다. 그냥 무거워서 어딘가에 놓고 왔을 뿐이었다. 어느 계절의 시간 속에, 기억 어딘가에 넣어놓고 열어보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러다 오늘처럼 잠들 수가 없을 때면 밀려왔다. 모든 것들이. - P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