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가 어머니의 죽음에서 배운 게 있다면 바로 그것이었다. 사람은 병과 실수와 약점을 통해서도 교감한다. 고통과 맞닥뜨리는 걸 피해버리면 화해할 기회는 영영 사라지고 만다. 갚을 길 없는 빚이 되고 마는 것이다.
가족이 없고 경제활동도 끝났고 빚도 없고 만날 사람도 만들지 않는 안나에게 어떤 삶이 남아 있을까.
어쩌면 이렇듯 끈질기고 포기하지 못하는 마음을 ‘적성‘이라고 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