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면에서 닳아 없어지지 마십시오.
가슴이 뻐개지도록 밀고 들어오는 진실들을 받아들이고 또, 승낙 없이 떠나려는 것들을 순순히 흘려보내려면 마음속에 얼마나 큰 강이 흘러야 하는 것일까. 진실을 알았을 때도 무너지지 않고 가혹한 진실마저 이겨내며 살아가야 하는 게 삶인 것이다.
도로 양옆으로 펼쳐지는 작물들의 풍요로움과 멀리 떠 있는 바다, 차 보닛에 떨어지는 햇빛이나 석양이 아름다워서 질리지 않았다. 고되고 고되면서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는 게 신기했다. 그 모든 일을 겪고도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다니, 그게 인간이란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