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적 살인은 대개 억압된 불쾌감이나 탐욕, 시기심, 두려움 때문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즉각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브리가 말했듯이, 사람들은 닥쳐 보기 전에는 알아차리지 못한다. 살인자가 이미지 다루기에, 얼굴 꾸미기에, 이성적인, 심지어 평온하기까지 한 외양을 꾸미는 데 능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가면 뒤에는 공포가 감추어져 있다. 그리고 바로 그 때문에 가마슈가 대다수 희생자의 얼굴에서 본 표정은 두려움도 아니고 분노도 아니었다. 그건 뜻밖이라는 놀란 표정이었다. - P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