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전의 폭풍 - 로마 공화정 몰락의 서막
마이크 덩컨 지음, 이은주 옮김 / 교유서가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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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했던가요, 이전엔 의식하지 못했던 책 속 로마의 잔재들이 생각보다 꽤 많이 포진해 있다는 걸 새삼 느끼는 요즘입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책들 중 로마와 관련된 인물 또는 지명이 언급되지 않은 책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이제야 뒤늦게 적잖이 놀라고 있어요. 이 책을 받아들고는 무미건조하기만 한 역사서이면 어쩌나 내심 걱정스레 책을 펼쳤는데 의외로 흥미롭게 읽히는 기록이었어서 저같은 역(사)알못인 사람들에게 주는 선물인가 싶을 정도였고요.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마지막 장을 덮고 다음엔 좀 더 진중하게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읽으며 만났던 인물들을 다시 만나 조금 반가웠는데요. 단지, 어쩔 수 없이 아쉬운 점은 여성들의 이야기가 빈약한 역사서였다는 점이랄까요. 그라쿠스 형제부터 술라까지, 조금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인물들의 행보를 따라가본 로마 역사 속으로의 여행은 생각보다 흥미진진했습니다. (영업엔 소질이 없지만...) 해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른 어려운 역사서들보다 쉽고, 간결한 문체로 쓰여져서 좋았어요. 역시, 저같은 역(사)알못들을 위한 책임이 분명하단걸 읽어보시면 알게 될 겁니다.

 

아이밀리아누스는 그 어떤 권력도 영원히 지속될 수 없음을 잘 알았다. 모든 제국은 필히 무너지게 되어 있으며, 그것은 한낱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일임을. - P49

언제든 돈주머니가 자신의 정치 견해를 좌우하도록 내버려둘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 P167

유구르타는 로마를 돌아보며 그의 유명한 비평을 내뱉었다. "팔려고 내놓은 도시이니 구매자만 나타나면 빠른 파멸의 운명을 맞을 것이다." - P179

더 많은 영광을 향한 채워지지 않는 열망은 마리우스를 파멸로 몰아갔으며, 결국 이후 몇 년 안에 그는 "가장 잔인하고 흉포한 노령의 기슭에 닥쳐온 돌풍처럼 휘몰아치는 열정과 때에 맞지 않는 야심, 만족을 모르는 탐욕에 이끌려... 전장과 포룸에서의 더없이 빛나는 경력 위에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왕관"을 얹게 된다. - P280

탐욕은 잔혹함의 동기를 제공했으며 범죄의 규모는 그 사람이 가진 재산의 규모로 결정되었다. 재물을 지닌 사람이 악이 되었고 매번 그자의 살해에 상금이 걸렸다. 요컨대 이익을 가져오기만 하면 어떤 짓도 수치스럽게 여겨지지 않았다. - P422

원로원 내부에는 옛 공화정이 부활되리라는 희망이 있었지만, 공화정은 결코 되돌아오지 않았다. 기원전 78년에 술라는 자신이 공화정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고 믿으면서 죽었다. 그러나 일견 새 시대의 여명처럼 보였던 것은 사실상 로마 공화정이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기 전 마지막 순간에 비친 빛이었다. - P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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