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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거지 부부 - 국적 초월, 나이 초월, 상식 초월, 9살 연상연하 커플의 무일푼 여행기
박건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3월
평점 :
지구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듯이, 수많은 커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보았던(혹은 읽었던) 커플들 중에 단연 이들만큼 특별한 커플은 또다시 없을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글로벌 거지 부부라고 칭해도 전혀 부끄럽지않고 거리낄것이 없는 커플- 자유분방함이 온 몸과 생활에 그대로 베어있는 그들은 지구 최고의 자유로운 커플, 아니 부부입니다.
커플의 책임과 부부의 책임감은 사뭇 다릅니다.
법적으로 인정하는 부부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면, 여태껏 내가 살아왔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대한민국에서 부부로서의 책임감과 의무감은 설레이는 신혼의 시작과는 반대로 조금은 두렵게 다가올 수 있지요. 나는 이것들에서 벗어나 살 수 있을까?
국제 커플이 펼치는 만남에서부터 생활 모습과 자유로운 방랑 여행을 읽다보면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결코 친절할 것 하나 없는 이 여행기는 태국과 인도, 동남아시아와 중국을 여행하면서 부부가 겪었던 다채로운 에피소드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이런 오지가 있었어? 동남아에 이런 투어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 들의 여행기는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을 지경입니다.
럭셔리 호텔에서의 우아한 조식이 아닌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에서의 사람과 벌레와 공존하며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다고 합니다. 쳇바퀴처럼 회사와 집을 반복하는 일상보단, 비록 부족하지만 자연을 추구하는 여행이 행복하며, 그런 여행을 위한 고생쯤은 감수할 수 있으며, 어떤 난관이 닥쳐와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기에 언제든지 여행을 떠날 수 있다고 말하는 부부는 비록 태어나고 자랐던 국적만 다를 뿐이지 보기만으로도 천생연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내 짝은 어디든 있는 것 같습니다. 단지 아직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라니까요!)
자, 내가 가진 것들을 내려놓고 홀연히 떠날 수 있는가?
앞서 이런 질문을 했었는데요, 저의 대답은 한참을 고민해 본 뒤에서야 답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대답은' ... 그러지 못할 것 같다.' 고요. 결혼은 했으나 아직 아이는 없기에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나의 자유로움은 이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것 입니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떠날 수 없기에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는 나의 욕구를 달래줄 하나의 수단일 뿐. 모두가 글로벌 거지 부부처럼 내려놓고 떠날 수 있다면 이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책으로 만날 수 없었을 것 입니다.
내가 부러웠던 이들 부부의 모습은 어느 곳에서든 편견을 깨뜨리며 앞으로 나아가려 했다는 것!
어떤 어려움에도 굴복하지 않았다는 것! 짧은 만남의 믿음으로 영원한 약속을 했으며, 비록 티격태격 하지만 서로를 돈독히 믿어주고 존중해주고 있다는 점! 언제 어디서든 함께하고 공유하고자 한다는 모습!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나는 내 배우자에게 어떤 모습인가?
더불어 내 주변의 관계를 놓치지 않고 억지로 이끌고 가려는 것은 아닌가?
글로벌 거지 부부들의 생각만큼이나 자유로운 여행기이기에, 반복되는 일상에 아무런 생각 없이 읽기 좋은 책 입니다. 물론 읽은 뒤의 후폭풍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 글을 읽고 당신이야말로 문득 가진 것을 내려놓고 홀연히 떠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며 나의 반쪽이 어디있는지 찾아 헤매일수도 있습니다. 여행기면서 로맨스의 탈을 슬쩍 뒤집어 쓰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어느쪽이든 당신에겐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유쾌한 시간이 되리라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 입니다.
최근 평범하지 않은 여행기들이 주목을 받는 것 만큼, 사람들의 여행기가 다채롭다는 것을 책에서부터 느낄 수 있습니다. 떠나시기 전이라면 부담없이 읽어보세요. 부담없이 읽은 만큼 발걸음만큼은 누구보다도 가벼울 것 입니다.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에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앞으로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살아갈 것이라는 점이다.
글로벌 거지 부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