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도쿄 맛집 - 지하철로 찾아가는
최승욱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여행자들에게 멋진 여행을 위해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먹는 것’이다.(그 외에는 쉴 곳, 볼 곳 – 나한테는 이 3가지 요소가 가장 중요 ^^)
이상하게도 타지에 나가면 괜히 배고프고, 먹고 돌아서도 먹을 게 생각나고, 눈에 띄는 모든 것이 다 맛있어 보인다.(어쩌면 이것도 나한테만 해당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
그러나, 아무 집에나 들어갔다가 실패한 뼈아픈 경험도 많았다.
사실 말도 안 통하니 음식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고,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돈이 아까워서라도 시킨 음식은 다 먹어야 하는 것이다.
가난한 여행자로써는 여행의 추억이 될 만한 멋진 만찬을 겨우 한번 즐기려고 해도, 여행 책자에 많이 나온 유명한 곳을 가보면 터무니없이 비싸기도 하고, 현지인들도 즐길 만큼 맛이라도 좋냐 하면 어찌된 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이는, 즉 나처럼 찾아온 뜨내기 손님이 더 많을 때도 있었다.
내 첫 해외 여행이었던 도쿄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이 ‘마끄도나르도(맥도날드의 일본식 발음) 햄버그’라는 것은 어이없는 일 아닌가.

‘지하철로 찾아가는 숨은 도쿄 맛집’은 나로 하여금 먹기 위해서라도 다시한번 도쿄에 가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앞서 말했듯이 사실 음식에 펑펑 돈을 쓰기가 쉽지 않은 여행자에게 적당한 가격대에 맛까지 좋은 음식점을 친절하게 알려준다는 것인데, 그런 맛집을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도록 설명을 잘 해 주었다는 것이다.
진정 여행자들에게 필요한 가이드가 무엇인지, 저자인 최승욱씨 본인도 유학생활에서 느낀 것은 아니었을까?
또 빵 만들기를 배우러 많은 한국인들이 프랑스보다 일본으로 더 많이 가는 만큼(거리상의 문제 뿐만 아니라 한국의 제빵이 일본에서 넘어온 것이 많아서) 화려하고 멋진 도쿄의 베이커리와 카페, 또 남의 나라 것을 자신들의 것으로 완전히 체화시키는 일본인들의 특성답게 본토보다 더 맛있어 보이는(!) 프렌치, 이탈리안 레스토랑까지, 일본 사람들에게도 먹힐 법한 맛집들을 알차게 소개해 주고 있다.(물론 일식으로 장어요리와 회와 초밥, 라면 가게도 빠지지 않았다.)
게다가 저자는 친절하게도 가는 방법과 지도 뿐만 아니라 주소, 전화번호, 영업시간에 휴일과 가격대, 홈페이지까지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어서 길을 헤맬 걱정도 없다.
다음 도쿄 여행에서는 ‘오이시이!’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는 식도락 여행이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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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Cafe : A to Z 카페 푸드 집에서 만나는 라퀴진의 카페 요리 1
라퀴진 지음 / 나무수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너무 예뻐서 못 먹겠어~!”
멋진 카페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앞에 놓고 이렇게 말해 본 적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물론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맛까지 좋으면 기분은 완전 UP 되고, 그날의 분위기까지 UP 된다.
그런 요리들이 집에서 재현된다면?

<홈 카페>는 그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책이다.
음식을 만드는 것이 복잡하다거나, 수고롭다거나, 그냥 돈 주고 먹겠다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은 그저 그림책에 불과하겠지만 맛있는 요리를 직접 하고,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나누는 그 재미와 즐거움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보물이 될 것이다.
사실 내 경우 여러 요리책을 보면 너무나 자세한 설명에 지레 질려 포기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홈 카페>의 간결한(그러나 부족하지 않은) 설명은 오히려 요리가 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물론 카페요리라는 분야 때문에 자주 안 해먹을 것 같지만 왠지 심심한 주말, 이런 특별한 요리를 만들어 보는 것이 먼 길 나가지 않고도 색다른 시간을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예쁜 사진으로 인해 좀 으리으리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책을 잘 들여다보면 이렇게 실용적인 요리책도 없다.
케이크와 빵부터 소풍에 싸갈 수 있는 샌드위치류,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잼들과 간단한 아침식사에 영양을 더해주는 계란요리, 파티요리로 환영받는 치킨과 파스타 요리 및 특별한 음료 만드는 법 등등.. 요리 사진을 보다 보면 왠지 몸이 근질근질해져 뭐라도 만들어 먹고 싶어지게 된다. 즉, 하다못해 계란 후라이라도 스크램블드 에그로 변신시켜 주는 책인 것이다.

‘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오늘은 예쁘고 좋은 음식으로 내게 상을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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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먹어요
아녜스 드자르트 지음, 이상해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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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뭐하나 내세울 것 없는 중년여성인 주인공 미리암은 스스로 모성애의 부재로 괴로워하다가 결국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방황하다 먹고 살기 위해 위조한 서류로 대출을 받아 ‘셰 무아’라는 식당을 연다.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여자가 연 가게의 이름이 “나의 집”이라니 역설도 이런 역설이 없을 것이다.
그녀는 그렇게 자신의 집 (사실 그 가게에서 먹고 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집이긴 하다) 에서 다른 사람들을 먹이기 시작한다.
몸이 커지는 케이크와 작아지는 주스가 나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따왔다는 책의 제목을 다르게 생각해 보았다.
직역하자면 “아기를 먹인다” 이지만 아기를 키운다는 의미도 되는 ‘feed a baby’.
혹시나 해서 ‘양육하다’라는 단어를 프랑스어에서 찾아봤더니 거기서도 “젖을 먹이다. 음식을 먹이다. 먹여 살리다”라는 의미가 들어 있었다.
미리암의 ‘요리사’라는 직업에 담겨있는 의미가 여기에 있는 건 아닐까?
남편에 의해 없어진, 혹은 정말로 처음부터 없었던 모성애를 찾고 싶어 다른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것은 아닌지.
언뜻 보면 실패한 인생인 미리암에게 공감을 갖게 되는 것은, 아이를 둔 여성이라면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고 말하는 모성애의 부재가 아니라 사회적 통념에 의해서, 그녀 자신이 스스로 선택했으나 확신하지 못하고 지속한 결혼과 그 속에서 잃어버린 자아에 대해 고민하다 결국은 극단으로 치닫고 말아버린 불쌍한 여성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미리암은 오직 ‘자신’을 위해 연 식당에서 수호천사와도 같은 친구를 만나게 되고, 다정한(?) 이웃과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삶과 희망을 갖게 된다.
작가는 주인공이 처한 현실과 독백, 그리고 상상까지 사실적이고 꼼꼼한 묘사로 잘 그려내고 있다. 또한 이야기 중간에 나오는 프랑스 가정 요리에 대한 소개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이 소설은 한 여성의 비뚤어진 삶에서 다시 희망을 찾고,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오감을 자극하는 요리의 레시피처럼 그려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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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집 1 안데르센 동화집 1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빌헬름 페데르센 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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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의 동화집이 나왔다는 걸 알고 마음이 설레였다. 어릴 때 집에 있던 어린이 도서 전집 몇 번의 이사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폐품으로 내버리고 만 - 을 통해 읽었던 기억이 떠올라 왠지 다시한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데르센의 동화를 처음 접한 것이 언제였을까? 그건 기억하기도 힘들만큼 아주 어릴 적, 글을 알기도 전에, 부모님의 이야기를 통해서, 또는 한 글자도 없는 색칠공부를 통해서 였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저 캐릭터 옷이나 가방 등을 통해서도 알게 되었으리라.

그만큼 안데르센의 동화는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가까이 있는데, 특히 요즘 아이들에게는 디즈니의 만화가 원작으로 느껴질 만큼 생생한 상업적 캐릭터와 상품들을 통해 살아 있는 존재로 다가온다.

(디즈니의 만화가 원작을 망쳤다는 그런 얘기를 하진 않겠다. 디즈니는 아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테니까.)

그렇다면 이러한 동화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착하게 행동해야 상을 받는다? 역경을 딛고 일어서야 성공한다? 참으면 언젠가는 보상을 받는다? 그런데, 내가 어렸을 때 그런 이야기를 골라가며 읽었던가?

아이들의 눈은 어른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 같다.

생각은 책을 읽고 스스로 하는 것인데 어른들이 무엇이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고 심어주는 것은 아니지 않나.

또한 동화 속 세상이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된 순간 그 상상력은 제한을 받게 되는 것이다.(지금 아이들에게 인어공주는 그 빨간 머리의 백인 아가씨로 밖엔 생각되지 않는 것처럼)

[어린 이다의 꽃]에 나오는 꽃들의 환상의 파티나 [엄지 아가씨]에서 표현된 사계절의 변화는 너무나 생생하고 아름다워서 읽는 동안 내내 상상하려고 애썼지만, 이미 너무 많은 물질적 정보를 갖고 있는 어른인 내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원작에 손을 대지 않고 전체 원문을 충실히 옮긴 이 책을 요즘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안데르센 동화집1,2>는 아이들에게 선물하기 전에 반드시 먼저 읽어보면 좋겠다. 그래야 아이들과 대화가 될 테니까.

그냥 갖고 있어도 좋겠다. 그저 순수한 나로 돌아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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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섬길여행 - 도보여행가 유혜준 기자가 배낭에 담아온 섬 여행기
유혜준 지음 / 미래의창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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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조바심만 생기게 된다.

미디어를 통해 좋은 곳이 소개되면- 사람들이 몰려서 유명해 지기 전에 가야 참 맛인데,

내가 다녀온 곳이 TV라도 한번 나오면- 저 곳도 이제 곧 변하겠네, 그전에 가야 하는데.. 등등

사실 나처럼 평범한 사람은 잡지나 책 또는 누군가 좋다고 해야 그곳의 정보를 알게 되고 결국은 다른 사람의 발길이 다 지나고 난 다음에야 겨우 그곳에 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기를 읽게 되면 부러움과 시기심으로 며칠은 배가 아프다.

이 책을 읽고서도 그랬다.

그 아름다운 남도의 섬들을, 자신의 두 발로 다 짚어보고 온 유혜준 기자에게 질투가 나서 몇 번이나 나도 떠나볼까 하는 생각으로 기차표를 예매하는 사이트를 들락거렸지만, 역시 나처럼 평범한 사람에겐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실 여행지라는 게 같이 가는 사람이나 만나는 사람, 날씨, 계절, 그리고 예상치 못한 행운과 난관 때문에 얼마나 바뀌는가 말이다.

어제도 친구와 여름 휴가 계획을 짜면서 우리가 같은 장소를 얘기하는 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의견이 제각각 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장소를 그 친구는 싫어한다고 하는데, 역시 장소는 추억에 지배를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여행기의 역할이 큰 것이다. 좋은 곳을 소개해 준다면, 이 책이 그러하듯 미사여구 없이 진솔한 풍경을 담아야 하고, 그래서 그 글을 읽고 떠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헛된 망상을 심어 주지 말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거짓이 없다.

유혜준 기자는 너무나 편안하게, 친구에게 얘기하듯이 자신이 걷고 온 길을 풀어 내었다.

진도, 소록도, 거문도, 청산도, 보길도 등 남도의 아름다운 길을 걷고서, 보통 여행기가 그러듯이 심한 감탄사와 이 곳이 아니면 갈 곳이 없다는 식의 과장이 아니라, 너무도 담담하게, 자신이 걸으면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이나 실수, 그리고 아무리 좋은 장소라도 사람이 망칠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아예 사람을 현혹하는 현란한 사진도 이 책에서는 드물게 실었는데, 이야기에 치중한 것이 오히려 마음에 든다.

웬만큼 걷기를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렇게 글에서 애정이 느껴지지 않을 듯싶다. 유행처럼 걷는 것이 아닌 삶의 일부로써 걷는 것유혜준 기자는 그런 글을 썼다.

세상은 책이다. 돌아다니지 않으면 고작 한 페이지만 읽고 만다.’고 누군가 말했다.

나처럼 회사 책상에 붙박여 떠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이렇게 책으로라도 떠날 수 밖에배는 좀 아프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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