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동화집 1 안데르센 동화집 1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빌헬름 페데르센 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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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의 동화집이 나왔다는 걸 알고 마음이 설레였다. 어릴 때 집에 있던 어린이 도서 전집 몇 번의 이사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폐품으로 내버리고 만 - 을 통해 읽었던 기억이 떠올라 왠지 다시한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데르센의 동화를 처음 접한 것이 언제였을까? 그건 기억하기도 힘들만큼 아주 어릴 적, 글을 알기도 전에, 부모님의 이야기를 통해서, 또는 한 글자도 없는 색칠공부를 통해서 였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저 캐릭터 옷이나 가방 등을 통해서도 알게 되었으리라.

그만큼 안데르센의 동화는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가까이 있는데, 특히 요즘 아이들에게는 디즈니의 만화가 원작으로 느껴질 만큼 생생한 상업적 캐릭터와 상품들을 통해 살아 있는 존재로 다가온다.

(디즈니의 만화가 원작을 망쳤다는 그런 얘기를 하진 않겠다. 디즈니는 아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테니까.)

그렇다면 이러한 동화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착하게 행동해야 상을 받는다? 역경을 딛고 일어서야 성공한다? 참으면 언젠가는 보상을 받는다? 그런데, 내가 어렸을 때 그런 이야기를 골라가며 읽었던가?

아이들의 눈은 어른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 같다.

생각은 책을 읽고 스스로 하는 것인데 어른들이 무엇이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고 심어주는 것은 아니지 않나.

또한 동화 속 세상이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된 순간 그 상상력은 제한을 받게 되는 것이다.(지금 아이들에게 인어공주는 그 빨간 머리의 백인 아가씨로 밖엔 생각되지 않는 것처럼)

[어린 이다의 꽃]에 나오는 꽃들의 환상의 파티나 [엄지 아가씨]에서 표현된 사계절의 변화는 너무나 생생하고 아름다워서 읽는 동안 내내 상상하려고 애썼지만, 이미 너무 많은 물질적 정보를 갖고 있는 어른인 내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원작에 손을 대지 않고 전체 원문을 충실히 옮긴 이 책을 요즘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안데르센 동화집1,2>는 아이들에게 선물하기 전에 반드시 먼저 읽어보면 좋겠다. 그래야 아이들과 대화가 될 테니까.

그냥 갖고 있어도 좋겠다. 그저 순수한 나로 돌아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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