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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콘서트 - 아날로그에서 디지털까지
스티브 파커 지음, 공민희 옮김 / 베이직북스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컴퓨터 강의를 한 적이 있었다. 거기에서 한 어르신이 ‘어떻게 컴퓨터가 작동되느냐’고 물으셨는데, 그때 난 그저 ‘그렇게 작동되게끔 만들어졌다’는 비논리적(?)인 대답을 해 드릴 수 밖에 없었다.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물론 과학자도 아닌 일반인들이 모든 기계에 정통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학교에서 수학이나 물리, 과학 같은 과목을 배우는 이유는 모두가 수학자나 과학자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논리적인 사고를 하고 주변의 현상들을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무엇보다도 인간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고, 발전(혹은 후퇴까지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발명 콘서트’는 기계학개론쯤 되는 것 같다. 전자제품, 자동차, 군사장비, 중장비, 배, 항공기, 우주선까지 우리가 늘상 사용하는 기계부터 말로만 듣던 첨단 장비의 작동원리와 세부사항, 그리고 최초의 발명자와 에피소드까지 설명해 주고 있다.
예를 들어 헬리콥터를 설명할 때도 응급헬리콥터, 구조용 헬리콥터, 링스 헬리콥터를 따로 소개하며 상세 그림과 함께 각 부분의 명칭과 설명, 처음 헬리콥터로 사람을 구조하게 된 사연과 같은 에피소드, 제어 원리 등을 설명해 주고 있다. 물론 전문가적인 설계도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나처럼 기계치에게도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사실 이전까지 아무 생각도 없었던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서도 이 책을 통해 많은 걸 알 수 있었다. 최근 불거진 원자력발전소의 부품비리 사건으로 인해 올 여름 최대의 전력난이 예상된다고 하는데, 대체에너지인 풍력, 조력, 태양열, 바이오매스 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을 높인 건물과 차량 등 한 단계 더 나아가 생각할 거리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에게는 다소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고, 그림이 책의 중앙에 배치되어 일부 가려진 부분을 자세히 보기 위해서는 책을 눌러 펼쳐야 한다는 점이 좀 아쉽다. 기계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나 아이들에게 기계의 작동원리를 설명해 주고 싶은 부모님들께 유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