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에서 살다
조은 지음, 김홍희 사진 / 마음산책 / 2001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선물로 받아서 읽게 되었습니다. 그다지 문화적인 환경에서 살고 있지 못한 탓에 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 작가의 존재를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알지 못했던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저는 뭔가 청명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이 작가의 글이 소박한 목소리로 일상의 주변을 성찰하는 미덕을 가지고 있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어떤 분들은 구질구질하게 뭐 그런 것을 가지고 글을 쓰고 그러느냐라고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일상에 대한 작가의 태도가 “구질구질”할 수도 있는 일상을 빛나는 의미들로 만들었으며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은 청명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람은 겸손할수록 더 존귀해진다더니 글은 소박할수록 더 진실해지는 것 같습니다.

정갈한 글도 인상적이지만 본문의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하는 사진들도 인상적입니다. 그냥 보기에는 골목길을 걸어가다가 자동카메라로 아무렇게나 찍어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사진들입니다. 하지만 하나하나 음미하며 찬찬히 감상–감상이라는 말에 부족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하고 있노라면 글과 어우러지는 솜씨가 역시 상당한 내공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작가가 전해주는 메세지는 이해가 되기보다 불편하게 느껴지는 바가 없지 않았습니다. 작가는 여자이지만 저는 남자이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작가의 정신에 비해 저의 정신은 속세의 홍진으로 너무나 더럽혀져 있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무슨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제가 받은 그런 느낌이야말로 지극히 개인적은 느낌에 불과한 것이니 그것이 바로 이 책이 가지고 있을 수도 있는 오류나 허점을 반영한다고는 생각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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