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승의 길 주역의 길
김석진 지음 / 한길사 / 2001년 12월

주역에 대한 관심은 있으나 공부할 엄두는 내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런 사람의 하나로서, 주역에 대한 관심이 이 책을 통해 우회적으로나마 대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의 중요한 화두는 주역이며 그에 걸맞게 본문의 내용에는 주역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주역은 말할 것도 없고 한학 전반에 대해서도 문외한인 저로서는 그 내용들을 거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주역이란 것이 무엇인지 맛이라도 조금 볼 수 있을까 하던 저의 안이한 기대는 충족되지 못한 것이지요.

하지만 독자가 이 책에서 읽어내야 하는 것은 주역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다른 것인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옛날 이야기에서나 들어 본 듯한 스승과 제자의 관계, 공부의 방법, 인생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는 전범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살 수 있나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것은 솔직히 사실 입니다만, 이러한 선인들의 삶에 비추어 오늘의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다면 그 또한 우리가 주역을 이해하는 것 만큼이나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인 대산 김석진 선생이 주역 공부 이야기를 빙자(?)하여 말하고자 하는 내용도 결국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