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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떠나고 싶다고 외치기 시작한 때가 언제였던가?
그런데, 아직도 제자리. 얼마 전 문득 과거와 현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나의 제자리걸음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몇 년 전의 꿈이 아직도 현재의 꿈이었고, 그 때 이루리라 생각했던 일들을 아직도 여전히 목표로 삼고 있다면 이건 분명히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걸 깨닫는 순간 겁이 덜컥났다. 그때는 아이였고, 이제는 아닌데,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들을 향해 마음껏 달려가리라 생각했었는데... 나는 아이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꿈꾸는 것에만 익숙하다. 십년 후에도 이리 똑같을까?
나와 비슷한 젊은이들의 여행에 눈길이 간다. 모르겠어. 모르겠어.라고 대답하는 커플. 그들처럼 많은 세월을 “모르겠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고민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고민은 현재진행형이고 고민할수록 더 깊은 늪에 빠져버리는 것만 같다. 세상엔 다양한 정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안 후로 안도감보다는 오히려 혼란과 두려움이 앞선다. 난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하는 걸까? 이제 겨우 하나 알게 된 건... 답을 찾는 긴 여정이 인생이라는 것이다.
여행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나를 숨길 필요 없이 솔직해질 수 있는 게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우리 각자가 쓰고 있는 마스크를 과감히 벗어버릴 수 있다는 것. 가끔씩 사람들이 널 평가하려 들 수도 있겠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 어차피 모두가 서로에게 이방인이니까. (p.174)
산만한 배낭을 앞뒤로 주렁주렁 매달고도 여행자들의 표정에선 생기가 넘친다. 여행이라는 것이 세상앞에 솔직하고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힘을 주나보다. 한 번 시작하면 아무것도 아닐텐데. 나는 그 첫 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도 저기서도 ... 난 아직도 겁이 많은 어린아이다. 갑갑한 일상생활에서 날 둘러싸고 있는 고민들에서 해방되기 위해서 여행을 꿈꾼다. 여행을 통해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