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세트] 허락, 하시겠습니까 (총2권/완결)
유이미 / 문릿노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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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릿노블 레이블은 적당한 가격대로 괜찮은 퀄리티의 19금 로판을 보고 싶은 분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는 레이블입니다. 권당 천 원 초반대의 가격은 구매에 큰 부담이 느껴지지 않고 빠른 사건전개는 씬을 중시하면서도 스토리를 아예 버리지는 않죠. 음, 마치 ㅈㅇㄹ의 미드나잇 레이블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저는 키워드에 짝사랑남이나 조신남 < 같은 것이 있으면 흥미를 갖는 취향이 있습니다. 남주 짝사랑물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다른 키워드에 비해서 허들이 한 3/4 정도로 낮아진다고 할까요, 이 책을 사게 된 것도 ㅇㄹㄷ 이북 로맨스MD님의 트위터에서 조신남이라고 광고하길래 <<< 였거든요.

오랫동안 짝사랑을 한 남자가 결국 좋아하는 사람을 쟁취하게 된 이야기, 오늘의 리뷰는 유이미 님의 <허락, 하시겠습니까>입니다.





피아망고 백작가의 후원을 받는 견습 마법사 시몬은, 주인 아가씨인 엘리사를 짝사랑합니다. 천양지차로 다른 신분에도 불구하고 외롭고 무서웠던 저택에서 서로의 온기에 기대었던 아이들은 어느 순간부터인가 서로를 마음에 담아버렸죠. 하지만 어렴풋하게 그것을 알아차렸던 순간은, 시몬이 서쪽 마탑으로 떠나기 전 날 밤이었습니다. 물푸레나무에서의 추억을 마지막으로 엘리사가 감기에 걸리고 마중조차 나가지 못한 채 시몬은 떠나버리죠.



그리고 시간이 흘러, 피아망고 백작가가 몰락한 뒤 엘리사는 자신이 비싼 값에 나이가 많고 뚱뚱하며 못생긴 상인에게 팔려가게 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허영심이 강한 양어머니가 독단적으로 결정한 일로, 양어머니는 엘리사에게 "아주 비싼 값"에 팔렸음을 강조하면서 시몬에게 피후원자를 위해 드레스라도 내놓으라는 편지를 쓰라고 하죠. 그 일로 실랑이를 하다가 시몬이 보내왔던 편지를 전부 불태웠음을 안 엘리사는 충동적으로 가출해 시몬이 있는 서쪽 탑으로 찾아가 하룻밤을 보냅니다.


마탑에 있었던 하룻밤동안 시몬의 정령 란과 괴르클(시몬의 스승)의 정령 켈이 무서울 정도로 엘리사를 따르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를 제자에게 달라붙은 빈대 정도로 취급했던 괴르클은 그녀에게 마법적인 흥미를 보입니다. 제 짝인 마법사에게만 종속되는 정령이 마법적인 재능이 없는 엘리사에게 그렇게 따르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라는 이유로 괴르클은 그녀를 다시 봐야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그렇잖아도 엘리사를 좋아했던 시몬은 그녀의 결혼식장에 란을 보내 내기를 겁니다. 엘리사가, 누구를 택할지를.






큰 사건 두 개가 각각 1권과 2권에서 하나씩 전개되기 때문에, 실제 사건의 흐름보다 체감이 훨씬 빠르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1권에서 2권으로 넘어오면서 인물들의 성격이 확 변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어색해 보이죠. 시몬에게 매매혼당했다는 말을 할 수 없었던 엘리사가 결혼식장에서 탈주하면서 신랑에게 쏘아붙이는 부분이라던가, 엘리사에게 폭언을 쏟아붓던 괴르클이 그녀에게 흥미를 보이는 부분의 전개가 약간 갸우뚱하게 만듭니다.


그렇지만 그 모두를 상쇄하는 것은 아주 일관적인 시몬의 성격입니다. 시몬은 어릴 때부터 일관적으로 엘리사를 좋아했고 그녀를 소중히 여겼으며, 말로써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기 때문에 불쾌하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절절함이 강해지죠. 결국엔 절절한 짝사랑과 근성의 승리가 되었고요.




* 블로그와 동시에 올라오는 리뷰입니다.


어쨌든 그녀는 귀족이다. 가문의 명예에 순종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다. 한순간의 도약기에 잠시 그의 품으로 떨어졌다고 하여, 그녀의 마음을 착각해서는 안 되었다.
아가씨, 아름다운 나의 주인.
그는 차마 말로 옮길 수 없는 말을 마음으로 속삭였다.

"그러니 열다섯 살의 저와 지금의 제가 함께 아가씨에게 청합니다."
그의 손은 나무의 결을 타고, 그대로 그녀의 손을 감쌌다.
"부디……. 아가씨와 함께하는 사람이, 제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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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트] 허락, 하시겠습니까 (총2권/완결)
유이미 / 문릿노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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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과 근성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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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빠 둘, 엄마 셋 2권 (완결) - 제로노블 033 아빠 둘, 엄마 셋 2
홍해리 / 제로노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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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격하지만 읽은 감상이 딱 저것이라서 그 이상의 마땅한 제목을 찾을 수가 없었네요. 오늘의 리뷰는 졸지에 두 아빠와 세 엄마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다가 남자들이란 남자들은 다 홀린(…) 여주 로잘리 듀디의 이야기, <아빠 둘, 엄마 셋>입니다.




로잘리 듀디는 잘 나가던 모델, 마델린에게서 태어난 아이입니다. 상대의 계급에 상관하지 않고 잘생긴 남자들과 짧은 연애를 수없이 반복하던 그녀는, 어느 날 문득 아이를 갖고 싶다고 생각했고 정말 아이를 낳습니다. 그게 바로 로잘리죠.

그 뒤로 마델린은 화가 일을 하면서 혼자 딸을 키우고, 또 수없이 많은 연애를 반복하다가 결혼을 꿈꿀 즈음에 청혼을 받습니다. 그녀는 기쁘게 청혼을 받아들였지만 상대인 무역상이 마델린의 딸을 키우는 것을 거부했기에, 로잘리는 제 친부인 리지우드 백작에게 보내집니다.

친부와 새어머니, 배다른 오빠 둘과 함께 백작가에서 오 년을 산 그녀는 남편의 사별을 계기로 남동생 렌디와 함께 돌아온 어머니를 따라 로단테에 갑니다. 로잘리가 어머니의 연애사업(…)에 이용당하며 패션 스쿨에 다닌 뒤, 불황으로 가난해지면서 양장점에 취직, 동물과 대화하는 능력을 살려 정식 디자이너가 되어 팍팍하게 살아가는 와중 백작가의 사람들이 찾아와 리지우드 가문에 돌아가죠. 그렇게 평온하게 백작 영애로 사교계에 데뷔하나 싶던 차에, 황궁에서 로잘리를 찾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주 놀랍게도, 어머니인 마델린이 리지우드 백작과 황제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쳤기 때문입니다.



마델린은 차마 황제에게 양다리를 걸쳤다고 이야기할 수 없었고, 로잘리는 그렇게 졸지에 황녀로 신분이 둔갑되어 황궁에 들어갑니다. 백작부인이 딸려보낸 원숭이 엘비스, 로단테에서부터 로잘리를 모신 시녀 니나, 아무리봐도 덜떨어진 호위기사 테오, 백작의 장남인 카일의 아내(즉, 로잘리에게는 새언니인) 시녀 세실까지 다섯이 샤를로트 궁 생활을 시작하게 되죠.

황궁 생활을 시작하면서 로잘리는 여러 남자를 만납니다. 메트레상티트르인 소피 도로테아 공작부인의 동생 레첸펠드 후작 다니엘, 해츨링이 깃들어 허약한 몸을 가진 황태자 조쉬, 황녀 즉위식의 에스코트 대상인 센들메이어 후작 샤를. 황후는 병약한 황태자를 대신해 입궁한 것이 틀림없어 보이는 그녀를 경계하고, 로잘리는 여러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면서 황궁에 있을 자리를 마련합니다.



또한 살인 사건을 해결하면서 가까워진 정보상 겸 드래곤의 심부름꾼인 라젠티와 해츨링을 받을 마법사로 마력석을 가져오라는 요구를 해 또 시련을 주는 아치볼드 녹스(레녹스)까지 로잘리의 주변에는 남자들이 바글바글해지고, 그들은 로잘리에게 도움을 주거나 수작을 부리거나 하면서 대체적으로 그녀와 우호한 관계를 맺습니다.

거기다가 시스터 콤플렉스가 상당한 렌디까지 샤를로트 궁에 이사오면서 로잘리의 생활은 더 복작복작해집니다. 이즈음부터 책은 일반적인 역하렘 로판의 흐름과 비슷해지는데다가, 사건이 워낙 스피디하게 일어나고 해결하기 때문에 감정선이 묘하게 갑툭튀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것을 상쇄해주는 게 남자들 쪽 시점 외전이죠. 중간중간 이런 외전들이 끼어 있어 지나치게 빠른 전개에 쿠션이 되어 줍니다.



어쨌든 로잘리는 몹시 "될" 여주인 고로 고난과 역경이 생길 때마다 남자들이 발벗고 나서서 도와줍니다. 로잘리 또한 마냥 앉아서 도움받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고, 성녀병에 걸리지 않아 필요할 때마다 단호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답답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기야, 그러니까 될 여주인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 블로그와 동시에 올라오는 리뷰입니다.

1) 옷과 머리를 깔끔하게 하고 다닌다.
2) 그녀의 생일을 기억한다.
3) 나를 그리워할 시간을 주되, 너무 길게 주지는 않는다.

‘3번은 너무 어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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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빠 둘, 엄마 셋 1권 - 제로노블 033 아빠 둘, 엄마 셋 1
홍해리 / 제로노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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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될 여주는 뒤로 넘어져도 남자들이 받아줍니다(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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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Baby Doll
Nigana / 스칼렛노블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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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나 작가님이 국내 TL 독자들에게 네임드로 인식된 계기라면, 아마 십중팔구는 소냐 문고의 창간작인 감금/포로 세트를 들지 않을까 싶어요. 두 권이 세트로, 아주 공들여서 쓴 작품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호불호를 차치하더라도 상당히 인상적인 작품으로 남는 건 확실하죠.

그 두 권 만으로 니가나 작품의 기본적인 틀이 전부 설명되고, 간혹 쓰시는 다인물(…)의 기초는 아마 이 책으로 소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티아라 문고 출간, 스칼렛노블 정발. 오늘의 리뷰는 <Baby Doll>입니다.



은백발에 자수정 빛 눈동자라는 아주 독특한 외모를 가진 소녀 마리안은, 술과 남자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서 레인 가의 대저택에 들어선 참입니다. 어머니의 새 남자친구가 마리안과 사는 것을 거부한 까닭에 지금까지 아버지 후보를 몇 명이나 만나고 거절당하기를 반복했고, 이번에 들어선 저택에서마저도 거절당하면 사창가로 팔릴 운명이었죠.

대저택에서 어머니가 만난 남자, 브렌던은 마리안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지만 그의 동생인 제이러스가 마리안을 마음에 들어하고, 브렌던은 마리안의 어머니에게 두 번 다시 접근하지 않을 것을 대가로 마리안을 그녀에게서 사들입니다.

8세 터울의 이복형제인 두 사람은 이후로 마리안에게 각각 아버지와 오라버니로 포지셔닝된 채, 13년 간 그녀를 공주님처럼 길러줍니다. 자신의 시간을 깎아가면서 공부를 가르치고 놀아주고 태어나서 한 번도 생일을 축하받은 적이 없는 마리안의 생일을 매년 성대하게 축하해주죠.



그렇게 13년이 흐른 뒤.

두 사람은 열 여섯이 된 마리안에게 손을 대기 시작합니다. 제이러스는 그녀에게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서 딥 키스를 하고, 브렌던은 어른스러운 드레스를 선물하면서 그것을 입기를 종용하죠. 마리안은 자신이 타인이며, 식객임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두 사람이 만들어준 가족의 틀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브렌던과 제이러스는 마리안이 질투로 슬퍼할 정도로 여자들에게 인기가 좋으면서도, 마리안에게 들어오는 교제 신청을 아무렇지도 않게 잘라버릴 정도로 이상한 독점욕을 내비치기도 합니다. 마리안이 제 선물을 착용하는지와 음식을 먹여주는지의 사소한 것으로도 서로를 질투하죠.

그 날 밤, 더부살이에 불과한 자신의 처지를 다시 직시한 마리안은 아버지와 오라버니가 결혼하면 저택에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짐작하면서 슬퍼합니다. 그러다가 제이러스에게 강제적으로 애무당하고 다음날에는 브렌던에게 처녀를 뺏기죠.







니가나의 TL은 상당히 전형적인 캐릭터상을 이용합니다. 남주는 대체적으로 음험하고 계략이 많으며 어떻게든 여주에게 손을 대지 못해 안달이 났고, 여주는 어느 작품에서고 답답할 정도로 순수(혹은 아방)한데다가 이상할 정도로 자존감이 낮아서나락에 처박혀 있어서 자신을 향한 호의나 적의를 무서울 정도로 읽지 못하는 둔감상을 발휘합니다.

그런 면에서는 <Baby Doll>의 마리안에게는 성격의 개연성이 있어요. 필요 없다는 이유로 어머니의 손에 직접 이끌려서 레인 가에 팔려 들어온 것부터가 아이의 자존감을 낮추고,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품게 만들 일이었을 테니까요.

브렌던과 제이러스의 캐릭터는 위에 설명한 전형적인 니가나 식 남주 캐릭터입니다. 사실 이건 어쩔 수 없어요. 소장중인 니가나 책을 다 뒤져봐도 저 타입에서 벗어나는 남주가 무스타프(하렘나이트)와 이세치 리쿠(새끼 양은 금요일 식탁에서) 뿐이니 나머지는 다 비슷(…)할 수밖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TL 다인물의 기초, 혹은 시작으로 이 책이 볼만하다고 추천하는 이유는 전형적인 니가나 식 캐릭터와 이야기의 흐름이 어울린다는 점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다인물이 흔하고, 생각보다 메리배드엔딩이 드물지 않은 TL계에서 니가나는 전형적인 해피엔딩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고(포로/감금 제외) 기-씬-씬-씬의 향연에서도 기묘하게 스토리는 진행시키거든요.

니가나가 그렇다는 건 부정과 긍정 모두에 쓰일 수 있는 문구입니다. 사실 저야 부정 쪽으로 좀 더 기울어 있긴 합니다만, 어쨌든간요.





* 블로그와 동시에 올라오는 리뷰입니다.


마리안은 아무에게도 필요가 없는 아이다. 그런데 제이러스는 태어난 것을 감사하다고 말해 주었다.
정말? 거짓말이 아니라? 자신은 필요한 인간일까.

"미안한데, 딱 하나 형이 아무리 좋아해도 싫어할 수 없는 게 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니까."
"그러지 말고 철저하게 싫어하면 되잖아. 제이러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거니까, 싫어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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