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사랑의 꽃 - 귀족의 달콤한 입맞춤, 시크릿 노블
나가타니엔 사쿠라 / 시크릿노블 / 2017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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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적으로 로맨스나 TL에서 익애물이라고 한다면, 너나우리 모두 귀여워할 수 있는 여자주인공이 등장해서 남자주인공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듬뿍 사랑받는 키워드를 말하고는 합니다.

보는 사람이 설탕혹은 모래를 토하든 말든 개의치않는 키워드이기 때문에 독자가 얼마나 남자주인공의 심정에 공감할 수 있는지가 작품의 매력을 결정하며, 기대치에 만족하지 못하면 심드렁하게 보고 넘기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 리뷰할 <사랑의 꽃>은 익애물로서는 굉장히 순위권에 들 수 있는 TL입니다. 여자주인공이 아주 귀엽거든요!





아르덴호프 국왕의 육촌 조카(아버지가 국왕의 사촌형제입니다)인 마르티나는 예쁜 외모에다가 대국의 왕족이라는 이유로 여러 나라의 귀족들에게서 구혼을 받고 있습니다만, 사실 기사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는 비밀을 갖고 있습니다. 왕족으로서 어쩔 수 없이 파티에 참석했던 어린 시절부터 인형 같은 외모로 귀여움을 받았지만, 정작 마르티나는 자신을 귀여워했던 덩치 큰 기사들에게서 공포심밖에는 느낄 수 없었던 탓이죠. 자신에게 구혼하는 사람들의 초상화는 죄다 강인함을 강조하는지라 도저히 정이 붙지 않는 상황, 마르티나는 우연히 귀에 들어온 다미쉬 가문의 병약한 장남의 아내로 자신을 보내달라고 자원합니다.



다미쉬 가문에서 내건 이런저런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아르덴호프의 국왕이 그렇게까지 해서 결혼시켜야 하나?라고 자문하게 될 무렵, 다미쉬의 차남인 테오발트의 실력을 볼 기회가 생깁니다. 그리고 아연실색한 밀정의 보고를 듣자마자 혼담을 파격적으로 진행시키죠. 하지만 정작 문제는 그렇게 깊은 시골에 존재한 다미쉬 성에 따라가고 싶어하는 하인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겨우겨우 따라나선 인원은 마르티나의 시녀인 바바라, 그녀에게 꼼짝 못하는 종자 다니엘, 본래 시골 출신인 엘제까지 딱 셋.

오래도록 마차를 타고 말을 달려서 도착한, 이상하고 무서울 정도로 평화로운 성. 마르티나는 그런 성에서 성주 부부와 얼핏 봐도 기사처럼 보이는 무서운 남자(와 그를 아무렇지도 않게 때린 여자), 그리고 놀랍도록 아름다운 남자를 만납니다. 그가 바로 해럴드 폰 다미쉬, 다미쉬 가문의 장남이자 마르티나의 혼약자이죠.



마르티나와 그 일행은, 다미쉬 성에 도착하여 방을 배정받고 나서야 자신들이 들어왔던 것과 실제 다미쉬 가문의 상황이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으나 질이 좋은 옷감으로 만든 의복과 얼핏 봐서는 알 수 없지만 자세히 보면 눈에 들어오는 각종 사치스러운 가구와 소품들, 보기만 해도 창피해질 정도로 사이가 좋은 성주 부부와 차남 부부, 독 검사도 하지 않고 따뜻한 음식을 그대로 먹어도 되는 동화 속 세계와 같은 다미쉬 성.

지금까지 겪어왔던 왕궁에서의 일상과는 전혀 다른, 완전히 동떨어진 세상에 있는 듯한 평화로운 다미쉬 성에서 마르티나와 그 일행은 다미쉬 가문의 부가 알려지면 다른 상대들도 다시 눈독을 들이겠지라는 불안한 느낌을 가지면서도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합니다.



마르티나는 잊어버리고 있었지만, 해럴드는 몸이 약합니다. 순진하게 밤놀이를 하러 왔다고 말한 자신에게 맞춰주듯 조금 관계를 진전시켰던 다음날 그가 열이 났다는 것을 알고 마르티나는 그 사실을 다시금 직시하죠. 부러워질 정도로 지나치게 사이가 좋은 테오발트와 알마의 모습까지 보고 난 뒤, 마르티나는 해럴드에게 호감을 사고 싶다는 일념으로 알마에게 허브 배합법이나 간병하는 방법 따위를 배웁니다. 해럴드에게 도움이 되면, 그가 자신을 좋아할 것 같았기 때문이죠.

마르티나는 작고(테오발트가 매번 하는 말입니다) 귀엽지만(이건 해럴드가 하는 말이죠) 아주 노력가로 해럴드에게서 사랑받기 위해 노력합니다. 더 귀여워보이기 위해서 드레스를 고르고, 병 간호를 하기 위해 밤 늦게까지 허브에 대해 배우며 해럴드를 위해서는 하인들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마저도 즐겁다는 것을 깨닫죠. 심야에 습격한 괴한을 테오발트가 물리친 이후로는 서로가 서로를 좋아했다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사랑의 꽃>은 작가님의 직전 정발작인 <사랑의 덫(리뷰 링크)>의 후속작입니다. 전작의 1년 후 이야기로, 그 쪽에 등장했던 이름들이 그대로 등장하기 때문에 반가운 기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알마가 테오발트의 혼담 상대로 착각했었던 마르티나와, 실제 혼약 상대인 해럴드의 어릴 적 스쳐지나간 인연부터 마르티나가 다미쉬 가문에 적응하고 해럴드와 부부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적당한 볼륨으로 친절하게 그려져 있지요.

마르티나가 정말 엄청나게 귀엽습니다. 텍스트로 느껴지는 마르티나의 심정이나 행동도 그런데, 일러스트마저 마르티나의 귀여움을 상당히 부각하는 느낌으로 그려져 있어서(사실 그래서 씬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저절로 쓰다듬고 싶어집니다. 해럴드가 허락 안 하겠지만요…




+) 작가님은 전작과 이번 작 중 어느 쪽을 먼저 읽어도 상관없다 하셨는데 개인적으로는 <사랑의 덫> 쪽을 먼저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대화의 주요 소재 중에 베르그프리트 이야기가 있는데 그건 전작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알마가 왜 저렇게 반응하는지 모를 소재이죠.




※ 블로그와 동시에 올라오는 리뷰입니다.


약혼식 같은 것도 있고, 그 뒤로 결혼식이고, 하지만 약혼 기간이란 것도 있어서 마르티나는 점점 슬퍼졌다.
당장 결혼할 수 있는 게 아니라니.
저렇게 아름다운 사람과, 저렇게 상냥하게 웃는 사람과 당장 결혼할 수가 없다니.

"어머, 소란스럽다 했더니, 또 테오발트가 알마를 귀찮게 하고 있었구나?"
"어머님. 제가 의자가 돼주고 있는 거지 귀찮게 하는 게 아니죠."
"네가 의자가 되고 싶어 하니까 알마가 귀찮아하는 것 아니냐."
"그 말씀이 맞습니다."

"자, 자랑이라니…, 그, 그렇게 자랑거리는, 저기."
"마르티나 님은 귀엽잖아. 내 자랑이야."
"아아앗, 귀엽다는 말은, 저기, 많이 들어왔지만, 하지만, 해럴드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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