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소녀시대 지식여행자 1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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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붕괴 직전에 특이하다면 특이한 경험을 한 세명의 여성과 마리를 통해서 동유럽의 현대사를 조망해볼 수 있는 에세이이다.
남북관계가 아직까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어찌보면 오늘도 내일도 전쟁이 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몸으로 체화된 우리. 그만큼 국가의 존립을 위해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남한에서 살아야 하는 나는 반공이데올로기가 뼈속 깊게 녹아있고, 그런만큼 어떤 부분에 대해선 까맣게 무지하기도 하다. 내가 찾아서 읽지 않으면 정보를 얻기도 어려운 동유럽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와 현대사, 그리고 이슬람의 역사는 정말 모르는 영역이다.
초등학교때부터 있지도 않은 "이승복"어린이를 통해 공산주의와 공산당을 괴물로 인식했다. 국가의 반공이데올로기에 놀아나며 살아왔던 나에게 균형잡힌 시각이란 가능할까 의문이지만 이런 글을 읽다보면 이데올로기가 어떻든 간에, 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있고, 나를 비롯한 그네들의 삶이 사회와 정치 등에 참 취약하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어느 곳에서 태어났고, 어떤 시대를 살고 있으며, 어떤 부모를 만나 어느 만큼 교육을 받았으며, 어떤 정보를 접하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기반하야 내 삶은 존재하고, 특히나 전쟁과 같은 상황속에서 내 자신이 스스로를 지키기라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주기도 한다.
자신의 지탱하기 위해서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고, 자신의 태생과 역사를 부정하고 허공에 뜬 것처럼 살아가는 친구도 있고, 이즘에 맞춰서 성실히 자신의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도있으며, 마이너한 사람으로서 다른 마이너들을 도우며 살아가는 여성까지... 다양한 여성들의 삶의 면면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여성들의 이야기로 느껴졌는데, 뒤로 갈 수록 에세이는 더욱 재밌어진다. 짧은 에세이에서 동유롭 현대사의 깊이있는 정보를 얻기는 어렵지만, 그 속에서 살아 왔던 여성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보는 것은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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