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내가 만난 손창섭

내가 만난 손창섭 - 재일 은둔 작가 손창섭 탐사기
정철훈 지음 / 비(도서출판b) / 2014년 12월

읽고 다시 씁니다. 여정에서 만나는 곁다리 얘기를 듣는 맛이 쏠쏠하고, 문장이며 내용이며 소설처럼 정말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이전에는 손 작가님을 적잖이 맹목적으로 좋아했다면, 이제는 그 강단을 알고 제대로 좋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손창섭 작가님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100자평] 지금 동아시아를 읽는다

지금 동아시아를 읽는다 - 보수의 시대를 가로지르는 생각
한승동 지음 / 마음산책 / 2013년 1월

보수진보 따위의 이념을 떠나 글맛이 좋은 글입니다. 당연히 거기 담긴 생각도 올곧고요.

[100자평] 강원도의 힘 : HD 리마스터링

강원도의 힘 : HD 리마스터링
홍상수 감독, 백종학 외 출연 / 컨텐트존 / 2013년 9월

누가 뭐래도 홍상수의 최고작은 강원도의 힘이다. 사막처럼 퍽퍽하게 내려앉은 그리움을 이 이상 어떻게 표현할까.

[100자평] 잃어버린 밤을 찾아서

잃어버린 밤을 찾아서 - 지구상 가장 어두운 곳으로 떠나는 깊은 밤으로의 여행
폴 보가드 지음, 노태복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14년 11월

충혈된 눈으로 모니터 불빛에 한참을 시달려 퇴근 후 어둔 곳을 둘러봤더니 그제야 광공해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이러다 실명하는 거 아닌가 하는 두려움까지 가봤던 사람으로서 이 책의 요지에 적극 동감한다. 자연 그대로가 자연스러운 법이다.

[100자평] 아우스터리츠

아우스터리츠 ㅣ 을유세계문학전집 19
W. G. 제발트 지음, 안미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3월

이 숙연해지는 장문들 앞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들릴 듯 말 듯 가늘고 높은 소리로, 숨도 들이마시지 않고 고통스럽게 길게 이어가는 비음 같은 말들, 아마 이보다 더한 애가는 없겠다. 침통함이나 분노처럼 한순간 터지고 일소되는 자기애 가득한 감정과는 거리가 먼, 진짜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