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장(罷場)
- 신경림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이발소 앞에 서서 참외를 깎고
목로에 앉아 먹걸리들 들이키면
모두들 한결같이 친구 같은 얼굴들
호남의 가뭄 얘기 조합 빚 얘기
약장사 기타 소리에 발장단을 치다 보면
왜 이렇게 자꾸만 서울이 그리워지나
어디를 들어가 섰다라도 벌일까
주머니를 털어 색시집에라도 갈까
학교 마당에들 모여 소주에 오징어를 찢다
어느새 긴 여름 해도 저물어
고무신 한 켤레 또는 조기 한 마리 들고
달이 환한 마찻길을 절뚝이는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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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슬픔 저러하다 이름했습니다

-편지11

 

어제 나는 그에게 갔습니다

그제도 나는 그에게 갔습니다

그끄제도 나는 그에게 갔습니다

미움을 지워내고

희망을 지워내고

매일 밤 그의 문에 당도했습니다

아시는지요, 그러나

그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완강한 거부의 몸짓이거나

무심한 무덤가의 잡풀 같은 열쇠 구멍 사이로

나는 그의 모습을 그리고 그리고

그리다 돌아서면 그뿐,

문 안에는 그가 잠들어 있고

문 밖에는 내가 오래 서 있으므로

말없는 어둠이 걸어나와

싸리꽃 울타리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어디선가 모든 길이 흩어지기 시작했고

나는 처음으로 하늘에게 술 한잔 권했습니다

하늘이 내게도 술 한잔 권했습니다

아시는지요, 그때

하늘에서 술비가 내렸습니다

술비 술술 내려 술강 이루니

아뿔사, 내 슬픔 저러하다 이름했습니다

아마 내일도 그에게 갈 것입니다

아마 모레도 그에게 갈 것입니다

열리지 않는 것은 문이 아니니

닫힌 문으로 나는 갈 것입니다

 

 

-고정희(지리산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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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의푸름 2004-12-30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를 진정 사랑해본 적이 있다면 이 시를 읽고 통곡하지 않을까. 닫힌 문앞에서 하릴없이 서성거려 본 사람이라면 어둠이 안아주고 밤하늘이 말을 걸어 온다는 것을 알지 않을까.
 
 전출처 : 보슬비 > 유머 퀴즈^^*

개미의 주소?

허리도 가늘군 만지면 부러지리




돈을 받은 만큼 허락하는 것은?

공중전화



여름을 가장 시원하게 보내는 사람은?

바람난 사람




의사와 엿장수가 좋아하는 사람은? 

 병든 사람



현대판 빈부차는?

맨손이냐, 맨숀이냐




전축을 틀면 흘러나오는 소리는?

판소리



발바닥 한 가운데가 움푹 패인 이유는?

지구가 둥글기 때문




정말 눈코 뜰새 없이 바쁠때는?

머리감을때




운전사가 가장 싫어하는 춤은?

우선멈춤




물고기의 반대말은?.

불고기.



산토끼의 반대말은?.

들토끼, 죽은 토끼, 키토산, 판토끼, 알카리성 토끼.




노처녀와 노총각이 결혼 못하는 이유는?

동성동본



만두장수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소리는

속터진다.


북한에서 세일러문을 뭐라고 부를까?

교복 5자매



화장실이 어디죠? 를 중국어로하면?.

워따똥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공중변소는?

전봇대



씨암탉의 천적은?

사위.



짱구와 오징어의 차이?.

오징어는 말릴수 있지만 짱구는 못말림




사방이 꽉 막힌 아가씨?

엘리베이터 걸




가제트 형사의 성은?

마징.(하하하!!!)



소가죽을 입고 사는 황금벌레를 여섯자로?

우피 골드 버그!!!)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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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친구를 Wife로 Upgrade할때 문제점 
 
 
수신 : 마이크로소프트사 판매담당 엔지니어께
발신 : ***
제목 : 업그레이드 실패

안녕하십니까?
저는 작년에 Girlfriend 7.0 을 업그레이드 할려고 Wife1.0 을 구입하였습니다.
그런데 업그레이드 하고 보니 많은 문제점이 생겼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Child.exe 라는 새로운 파일을 생성하더군요.
이로 인해 많은 C 드라이브 스페이스를 잡아먹어 하드용량이 충분치 못하게
되었습니다. 귀사의 사용 설명서에는 이러한 사항이 명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Wife 1.0 프로그램은 설치와 동시 다른 프로그램에 자동 링크가 될 뿐 아니라 모든 다른 프로그램을 자동 제어하고 심지어 제가 즐겨 찾는 프로그램들인 Smoking 10.3, Drinking 3.5, Saturday Night Disco 5.0, Playboy Club 6.0 등과 충돌이 됩니다.


한 Wife 1.0을 실행 중에는 제가 좋아하는 프로그램들인 Night Club 4.3이나 북창동7.0, 총각파티 3.1, 아래허리 카페 3.0 등을 볼 수가 없습니다.

CD에 실려 있는 원본 디스크로 별도 LOADING 해야 볼 수 있습니다. 불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RE]여자친구를 Wife로 Upgrade 할 시 문제점
수신 : *** 님께
발신 : 마이크로소프트

편지 잘 받았습니다.
님께서 겪고 있는 문제들은 모든 남성 사용자들에게 공통으로 일어나는 문제들입니다.

문제는 많은 분들이 Girl Friend 7.0 을 Wife 1.0 으로 업그레이드 하고자 생각하신 그 이유는 Wife 1.0 이 UTILITIES & ENTERTAINMENT 프로그램이라고 오해한데서 기인합니다.
Wife 1.0은 Utility 프로그램이 아니라 OPERATING SYSTEM 입니다. MS DOS 와 같은 종류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모든 프로그램을 제어하고 운영하게끔 고안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번 설치하면 UNINSTALL 이나 DELETE 명령을 실행할 수 없습니다. OPERATING SYSTEM 이기 때문입니다.

몇몇 고객들께서 Girl Friend 8.0 이나 Wife 2.0 을 설치하려고 해 보았으나 더 많은 문제점이 야기되었으며 금전적 손실도 무척 크다는 보고서가 있습니다.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사용설명서를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페이지 다섯째 줄에 Child.exe 파일의 생성과 Divorce.com 파일에 대한 경고가 있습니다. 그리고 3 페이지에는 Wife 1.0 을 효과있게 작동시키는 여러가지 명령어 및 액세서리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command C:APOLOGIZE 를 실행하면 Wife 1.0 과 다른 프로그램의 충돌을 해결 할 수 있습니다.
님이 구입하신 소프트웨어는 이제껏 나온 것 중에서 가장 성능이 좋은 것이며 경제적인 것입니다.


부가 써비스 프로그램으로 Laundry 1.0, Cleaning 97.0, Massage 2.0 등의
다채로운 소프트웨어가 무상으로 제공되었습니다.

기존의 귀하가 즐기시던 프로그램을 이것으로 대체하여 즐기시기 바랍니다.

Wife 1.0 의 운영 시스템을 보완하고 하드의 용량을 키우시려면 Flower 2.1, Chocolate 5.0, Movie 8.0 등을 추가로 깔아놓으시면 매우 좋습니다.

특히 Diamond 18.0은 구입가가 비싸지만 Wife 1.0 의 운영 체계를 획기적으로 보완해 줍니다.

참고로 아래의 프로그램들은 바이러스 감염을 초래하오니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 Secretary 3.3
- Room Salon 5.5
- Miari 6.9
- 58 Blues 9.0
- 완월동 5.0
- 초량동텍사스 4.5

특히 다음 제품을 깔면 컴퓨터가 완전히 뻑납니다.

- Second 1.0
- Girl Friend 9.0
- Married Women 1.0
- Widow 8.8
- Young Chicken 2525.0

 

 

출처 : 깨비나라 

깨비나라에서 퍼온 글인데 참 재미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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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고정희


 


제 삶의 무게 지고 산을 오르다


더는 오를 수 없는 봉우리에 주저앉아


철철 샘솟는 땀을 씻으면, 거기


내 삶의 무게 받아


능선에 푸르게 걸어주네, 산


 


이승의 서러움 지고 산을 오르다


열두 봉이 솟아 있는 서러움에 기대어


제 키만한 서러움 벗으면, 거기


내 서러운 짐 받아


열두 계곡 맑은 물로 흩어주네, 산산


 


쓸쓸한 나날들 지고 산을 오르다


산꽃 들꽃 어지러운 능선과 마주쳐


제 생애만한 쓸쓸함 묻으면, 거기


내 쓸쓸한 짐 받아


부드럽고 융융한 품 만들어주네, 산산산


 


저 역사의 물레에 혁명의 길을 잣듯


사람은 손잡아 서로 사랑의 길을 잣는 것일까


다시 넘어가야 할 산길에 서서


뼈 속까지 사무치는 그대 생각에 울면, 거기


내 사랑의 눈물 받아


눈부신 철쭉꽃밭 열어주네, 산, 산, 산


 


 


 


-요즘 등산교실에 입학하여 산을 공부하려 한다.


항상 멀리있던 산... 바라보이던 산... 과


함께 호흡하고 싶은 마음이 일렁인다.


산길에 오르면 많은 상념에 젖게 된다. 시인 고정희의 마지막이 산길이었듯이


시인의 시에는 산에 관한 시어와 관념이 많다.


그녀가 바라보는 산은 어떠했을까... 생각이 든다.


어쨌든 나에게도 산은...


가까이 갈 수 없었던,...


그리움과 동경의 대상이었다.


담담한 고독과 실존만이 담겨 있는 산속의 시간과 공간...을


향해


더이상 늦지 않기 위해


이이상 견딜수없는 마음으로


다가서고자 한다.


 


-봄만 되면 병이 길다. 무엇이 날 이렇게 가슴뛰게 하는 것일까


이것이 아픔일까 고통일까 아님 그런 것들을 가장한 무엇... 충만, 사랑, 생명, 진실, 절실함, 순간들...


방에 갇혀 있어도 이 모든 공간이 봄기운으로 가득차 있다, 나는 피할 수 없다.


 


2004년4월9일 등산학교2주째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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