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나에게
감나무 집 아줌마한테 가서
저번에 빌려간 돈 좀
받아 오라는 심부름을 시켰다
벌써 준다해 놓고 내일 내일 미룬다며
나는 싫다고 했다
무얼 갖다 주라는 심부름이라면
열 번이라도 가겠는데
나는 받아오라는 심부름은
웬지 가기가 싫었다
뭉그적거리는 나에게
어서 안 갔다 오느냐고
어머니가 성을 냈다
억지로 밖에 나와
감나무 집으로 갔다
아주머니가 부엌으로 가는 것이 보였다
그래도 나는
아주머니가 볼까봐
문밖에서 서성이다가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아주머니가 안 계시더라고 거짓말을 했다



거짓말 -임길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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