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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과 도련님 ㅣ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3
호시 신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2월
평점 :

3권에서는 일상과 접목한 새로운 상상력들을 볼 수 있었다. 미래를 예견했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현시대에 존재하는 유사한 기계도 많이 묘사되어 있고, 지구온난화, 로봇 등, 지금의 사람들도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소재들도 많이 등장한다.
3권에서 언급하고 싶은 단편은 [공덕], [불운], [꿈 속의 남자], [증상], [친구를 잃은 밤], [건강 판매원], [공기 통조림] 정도가 되겠다.
일본어로 이익을 뜻하는 단어 ‘利益’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뜻도 있지만 ‘부처님의 은혜로 얻어지는 공덕’이라는 의미도 있다. [공덕]은 이것을 이용한 일종의 재치 있는 말장난이었다. 나는 신을 부정하는 사람인데, 솔직히 주인공 남자의 태도에 너무 공감했다. 조금이라도 결국 나한테 돌아오는 게 있어야지! [불운]의 주인공은 술, 도박, 여자로 인생이 망한 남자가 이제는 이것들을 멀리하여 새 삶은 얻는 이야기이다. 사실 남자는 정말로 죽고 싶어 했는데, 안 좋은 것들을 멀리한 대가로 불운 아닌 불운을 얻어 살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 책에선 꿈을 소재로 한, 몽롱한 분위기의 이야기들도 많았다. [꿈속의 남자]와 [증상]이 그러했다. 두 작품은 결국은 주인공들이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에서 죽음을 맞이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신분석적으로 관련이 되어있어서 매우 흥미롭게 읽었던 두 편이다. [건강 판매원]에서 등장하는 스마트 워치가 흥미로웠다. 당장 내 손목에도 애플워치가 있으며, 어느 정도 앉아있거나 누워있으면 일어나라고 알람을 보내주는데 마치 이 이야기와 싱크로율이 높아서 이걸 예견한 신이치가 놀라웠다. [공기 통조림]에 등장한 통조림처럼 어느 관광지에서 그 지역의 공기가 담긴 캔을 판매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여전히 신이치의 예지력은 놀라웠지만 그러려니 읽었다. 하지만 결말에서 의외의 반전이 있었고, ‘이래야 신이치지!’라면서 이야기에서 빠져나왔더랬다.
미래에는 인류의 좋은 친구들인 자연이 모두 사라져버릴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보여주는 [친구를 잃은 밤]. 주변의 작고 푸른 자연을 사랑하는 나에게 가장 감명 깊었던 이야기였다. ‘콘크리트 도시는 엄청난 속도를 과시하며 지상으로 퍼져서, 시야가 닿는 곳 그 어디에도 초원은 남아 있지 않았다.’ 며칠 뒤면 식목일이 다가온다. 아주 어렸을 때, 이날을 기념하여 할머니 댁에 심은 나무 이후로는 한 번도 기념해 본 적이 없었다. 저 문장을 읽고, 그리고 작은 자연들의 소중함을 더욱더 깨닫고 있는 요즘. 이번 식목일은 귀여운 나팔꽃 씨앗을 심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고, 저의 개인적인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