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앤서
문경민 지음 / 김영사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앤서의 배경은 아포칼립스를 그리고 있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과 닮아있습니다. 공포를 무기로 설치된 방벽,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는 정치, 명분을 내세운 착취, 포털을 중심으로 한 소통은 모두 현재를 떠올리게 합니다. 어쩌면 책은 지금 우리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 되겠네요. 특히나, 킨의 일지가 올라오는 앤서 포털은 가장 눈에 띄는 장치입니다. 짧고 자극적인 것들을 소비하고 이리저리 휘둘리는 사람들, 그 모습은 지금의 우리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실이건 아니건 간에, 자극과 재미에 매혹되는 모습은 현재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죠.

2. 책은 묻습니다.

'절망적인 세상에서 어찌 살아야 할까'를요. 사실 디스토피아를 그린 소설을 읽으면 주인공들의 선택에 몰입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앤서를 읽으면서는 주인공도 눈에 띄었지만, 주변 인물들의 선택도 마음에 파동을 일으킵니다. 지키기 위해 빼앗으려는 자, 지키기 위해 머무르려는 자, 살기 위해 변하려는 자와 외면하는 자, 각각의 선택이 절망 속의 삶을 일구어 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정답이 됩니다. 그들 삶에 있어서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의 초록에 닿으면 창비청소년문학 128
배미주 지음 / 창비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름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우리 세대가 지금의 초록 빛 가득한 세상을 어떻게 지켜내야할지 생각하는 시간도 더불어 제공해주었습니다. 서로 다른 세계의 소년, 소녀가 서로에게 닿기 위한 마음을 어떻게 전하는지 설레는 마음으로 읽어 내렸습니다. 여름에 읽기 좋은 청소년 sf소설로 추천드립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으나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몽 면역자 YA! 22
조혜린 지음 / 이지북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래 세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잘 그려진 책입니다. 장르의 특성을 잘 드러내면서도 성인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저는 우리의 미래가 그리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미래에는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가 창궐할지도, 지금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보다 더 참혹한 전쟁이 세계를 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에는 우리가 우려했던 그런 무시무시한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디스토피아라고도 하죠. 그런 디스토피아에서 아이들은 어떤 삶을 살까요? 책의 주인공인 조안처럼 가족을 잃을 수도, 질병에 두려움을 안고 살아갈 수도 있겠죠.



그러나 분명 일상을 되찾을 것입니다. 책을 읽고 나서는 꼭 그러리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용감하고 따뜻하게 위기를 이겨낸 조안처럼요. 저는 책을 읽고 난 후 미래의 조안이 될 아이들을 응원하고, 미래 세대들을 위해 아주 작은 일이라도 해나가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혹여나 그런 세상이 오더라도, 다시 우리의 삶을 찾을 수 있도록 일상을 가득히 사랑하는 법을 함께 배워나가야겠다고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율의 시선 (반양장) - 제17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25
김민서 지음 / 창비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선정된 책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사람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는 책이지 않을까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줄거리

중학교 3학년인 율은 타인과 시선을 잘 마주치지 못합니다. 엄마는 늘 시선을 맞추고 대화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율은 그게 쉽지 않죠. 타인의 눈보다 땅을 바라보는 것이 더 익숙한 율은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살아갑니다. 율은 친구도, 가족도, 자기 자신조차도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 생각하며 쉬이 마음의 문을 열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율은 어떤 아이가 죽은 고양이의 시체를 들고 가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 아이는 율이와 같은 학교 3학년, 이도해였죠. 이도해는 그저 '비밀이야'라는 말만 남긴 채 사라집니다. 율은 그 아이와 다시 만날 것 같은 예감을 느꼈고, 다시 만난 이도해는 자신을 '북극성'이라 부르라고 합니다. 북극성이 자신의 고향이라는 말을 남긴 채 말이죠.

율이 타인의 시선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도해는 누구이며, 왜 북극성이 자신의 고향이라 말했을까요?


인상 깊은 부분


도덕 같은 건 전부 거짓말이다. 사람들은 원래 이익이 없으면 다른 사람을 돕지 않는다. 그게 당연한 것이다. 타인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그러니 나도 쓸모없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울지도, 화를 내지도, 누군가를 돕지도 않을 것이다.


말주변은 공허하다. 어차피 잊힐 말들이 쭉 늘어설 뿐이다. 주변은 시끄러운데 나는 조금씩 침잠한다. 이렇게 많은 애들이랑 같이 있어도 나는 혼자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타인에 대한 율의 관점을 잘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라는 칸트의 말마저 부정하는 율의 생각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은 서로를 돕지 않고, 서로 오가는 대화는 그저 공허하다고 느끼는 율입니다.

인상 깊은 구절들이 뒤에 더더욱 많았지만, 아직 책이 출판 전이라 율이라는 인물을 이해하는데 좋은 구절들만 남겨두도록 하겠습니다.


감상 및 생각

1. 읽어왔던 책 중에 가장

주인공의 시선과 심리가 소상히 드러나 있었습니다. 한껏 냉소적이면서도, 불안하면서도, 끊임없이 자기검열을 하는 주인공의 일기를 훔쳐보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가끔은 너무나도 솔직한 율의 생각에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작가가 곧 자신이 율인듯, 율이 자신인 듯 쓰신 것만 같은 감정과 생각이 휘몰아치는 책입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도 내재되어 있는 율이가 질문합니다. "모두들 그렇잖아. 안 그래?"라구요. 외부의 갈등보다는 주인공 내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감정의 서술과 변화가 돋보이는 책입니다.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고 있는 청소년기 친구들이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우리는 어쩌면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외계인일지도 모른다고 책은 말합니다. 사춘기 시절, 저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내 친구라도, 내 가족이라도 내 감정을 똑같이 느낄 수는 없다는 생각을요. 그리고 결국은 영영 서로를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고요. 우리는 그렇게 서로 다른 사람이 되고, 서로 다른 우주가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서로 충돌할까 봐 겁을 내며, 너무 머나먼 곳이라 닿을 수 없다고 단념하기도 할 겁니다.

주인공인 율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율이에게서 차가운 척하면서 사실은 우주가 충돌할까 봐 무서워하는 여린 소년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충돌 이후에는 무엇이 다가올까요?


어쩌면 그 후에는 팽창해버린 더 넓은 우주가 기다리고 있다고 책이 눈을 맞추고 말하는 듯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호신 NEON SIGN 7
청예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오컬트물을 글로 읽어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보통 오컬트물이라 하면 무당이 굿하는 장면, 무서운 악귀가 등장하는 장면, 주인공이 두려움에 떠는 장면들을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영상으로 접한 경우가 많은 장르라, 이걸 글로 읽어도 눈에 잘 들어올까? 하는 호기심으로 책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나름 쫄보라 혼자서는 오컬트물을 보지 않는 편인데, 책이니까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호기심으로 시작한 마음과는 다르게 저는 책을 놓지 못하고 한숨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작가의 상세한 묘사와 날카로운 심리 서술이 제 머릿속에 영화 한 편을 틀어놓은 듯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그 영화를 끄고 싶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주인공인 이원이 신을 향한 믿음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마음은 보는 이 또한 이원이 되어 함께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합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늦은 새벽이 되어있었습니다. 책에 홀렸다는 표현이 절로 나오는 작품입니다. 엄마 품에서 잠들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다 큰 어른이니 그러지 못했습니다.

2. 인간이 지은 원죄에 대해

책은 묻습니다. 신을 믿느냐, 어느 신을 믿느냐에 대한 질문이 끝나고는 우리는 결백한가?에 대한 질문에 맞닥뜨립니다. 많은 종교에서 인간의 원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인간은 원죄를 지었고, 그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요.

우리는 어쩌면 이 세상에 태어나기 위해 다른 존재들과 경쟁해야 했고,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내가 태어남으로 인해 죄를 지은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저는 가끔씩 인간이 없는 세상은 무결하게 아름답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푸르름과 계절이 바뀌는 생경함, 시간을 맞춰 옷을 갈아입는 하늘까지, 사실 세상은 너무나 아리따운 곳입니다. 그런 세상에 태어나기 위해 인간들은 다른 세포들의 죽음 앞에 탄생했고, 죄를 지으며 태어난 것일지도요. 그리고 태어나서는 또 죄를 지으며 살아가죠. 책은 우리에게 그러한 죄를 생각해 보게 하며, 그것을 인정할 수 있는지 묻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죄 앞에 힘겹게 얻어낸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의 꼬리가 이어지는 밤을 보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