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인간이 지은 원죄에 대해
책은 묻습니다. 신을 믿느냐, 어느 신을 믿느냐에 대한 질문이 끝나고는 우리는 결백한가?에 대한 질문에 맞닥뜨립니다. 많은 종교에서 인간의 원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인간은 원죄를 지었고, 그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요.
우리는 어쩌면 이 세상에 태어나기 위해 다른 존재들과 경쟁해야 했고,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내가 태어남으로 인해 죄를 지은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저는 가끔씩 인간이 없는 세상은 무결하게 아름답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푸르름과 계절이 바뀌는 생경함, 시간을 맞춰 옷을 갈아입는 하늘까지, 사실 세상은 너무나 아리따운 곳입니다. 그런 세상에 태어나기 위해 인간들은 다른 세포들의 죽음 앞에 탄생했고, 죄를 지으며 태어난 것일지도요. 그리고 태어나서는 또 죄를 지으며 살아가죠. 책은 우리에게 그러한 죄를 생각해 보게 하며, 그것을 인정할 수 있는지 묻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죄 앞에 힘겹게 얻어낸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의 꼬리가 이어지는 밤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