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읽어왔던 책 중에 가장
주인공의 시선과 심리가 소상히 드러나 있었습니다. 한껏 냉소적이면서도, 불안하면서도, 끊임없이 자기검열을 하는 주인공의 일기를 훔쳐보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가끔은 너무나도 솔직한 율의 생각에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작가가 곧 자신이 율인듯, 율이 자신인 듯 쓰신 것만 같은 감정과 생각이 휘몰아치는 책입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도 내재되어 있는 율이가 질문합니다. "모두들 그렇잖아. 안 그래?"라구요. 외부의 갈등보다는 주인공 내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감정의 서술과 변화가 돋보이는 책입니다.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고 있는 청소년기 친구들이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우리는 어쩌면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외계인일지도 모른다고 책은 말합니다. 사춘기 시절, 저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내 친구라도, 내 가족이라도 내 감정을 똑같이 느낄 수는 없다는 생각을요. 그리고 결국은 영영 서로를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고요. 우리는 그렇게 서로 다른 사람이 되고, 서로 다른 우주가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서로 충돌할까 봐 겁을 내며, 너무 머나먼 곳이라 닿을 수 없다고 단념하기도 할 겁니다.
주인공인 율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율이에게서 차가운 척하면서 사실은 우주가 충돌할까 봐 무서워하는 여린 소년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충돌 이후에는 무엇이 다가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