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시대로부터의 탈출
정혜신 지음 / 명진출판사 / 1999년 5월
평점 :
절판


정혜신 정신과 의사는 자신의 전문분야로 남자를 (특히 가련한 아버지의 죽음에 그녀는 부채의식을 지고있는 듯 하다) 택했고 그들을 치료하려 한다. 방전만 하고 있는 중년 남자들(30에서 45까지)이 타겟이다. 마케팅의 순서는 시장 세분화, 타게팅, 포지셔닝으로
구성되는데 저자 역시 마케팅의 원칙을 위배하지 않는다. 그는 정신병환자를 세분화하고 구매력있는 중년 남자를 타겟으로 하여 자신의 서비스를 포지셔닝하고 있다.

성병인 매독이 뇌로 번져서 광인이 되기도 하는데 과거에는 그를 심리상담으로 치료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매독은 항생제로 치료한다. 현대 정신의학에서 약으로 정신병을 치료하겠다는 트라이얼은 인간의 마음은, 정신은 뇌에 있으니 뇌를 물리적으로 치료하겠다는 발상이다.그래도 정신의학이라는 것이 약으로만 치료되는 것은 아닐거다. 의학도 물심양면의 밸런스가 존재할 거다.

남자들에게 삶의 에너지를 돌려 주는 것(방전이 아닌 충전)이 이 책의 메시지이다. 금성이 고향인 여자들(특히 유부녀)이 화성에서 온 남자를 이해하기 위한 유용한 자료가 될수도 있다. 충전의 행태는 독립으로 요약된다. 가정(가장)으로부터의 독립 사회(남자)로부터의 독립하여 (러셀) 자기의 발로 현실을 밟고 서라는 말이다.

부처를 죽이고 예수를 죽이는 것 또한 자아의 독립이요 아이덴터티의 확립이다.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책임, 용기, 눈물에 대한 강박관념과 다운사이징 후에 나타난 살아남은 자의 ADD증후군, 남자 그리고 바람을 말한다. 후에 저자는 해결책으로 Come back myself! (내안에 나를 움직이는 힘이 있다)를 제시한다. 회사의 유(You)답교육 (너가 답이다)과 비슷하다. 구조는 문제 없으니 개인만 열심히 노력하면 문제 될 건 없다는 해결책은 냉정하고 단순하다.

전형적인 남성성을 비판하기 위해 김우중을 들고 온다. 김우중은 일중독과 한계부정을 내포하고 있다. 그 대안으로 전유성을 제시한다. 전유성은 부단히 시를 읽어대는 창조성(교보문고 고객5위)과 지리산에서 4개월을 보내고 서울로 걸어오는 자유를 보여준다. 그는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철저히 자기책임하에 두고 과감히 행동에 옮긴다. 이 책 이후 출판된 남자 대 남자의 전조를 여기서 볼 수 있다.

저자는 노는 것을 인생 최고의 가치로 두고 있는 정신과 의사이다. 오십이 되면 무조건 은퇴해서 아름다운 노인이 되겠다는 전여옥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망의 이유
제인 구달 지음, 박순영 옮김 / 궁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65년을 살아온 동물 행동학자의 자사전이다. 정통으로 과학을 공부하지 않았기에 학자들에게 자주 보이는 고루함이나 경직성이 보이지 않는다. 과학자로서 (비록 소프트 사이언스이지만) 영적체험에 대한 이야기를 할 정도로 사고와 인생의 유연성이 돋보인다. 정말 좋은 책이다.

경험에 바탕한 진솔한 생각, 생명에 대한 경외따위. 그녀의 삶은 그리 순탄지 못했다. 결혼을 두번 했고 (그녀의 첫 남편은 내셔날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였던 휴고 반 라윅,두번째 남편은 탄자니아의 백인 정치인 데렉이다) 12살에 부모님이 이혼하였다. 영국에서 출생하였고 캠브리지에서 동물행동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녀를 침팬지로 인도하고 스승역할을 했던 사람은 루이스 리키라는 인류학자이다. 상당한 미인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피의 표지모델이라고, 침팬지와 놀고 있는 금발이라고 사람들이 조롱한 이유도 그녀의 미모에 기인할 것이다.

희망의 이유가 있다. 희망의 이유는 네가지다. 인간두뇌, 자연 회보력, 젊은이의 에너지, 불굴의 인간정신. 제인 구달은 침팬지를 연구함으로 인간 희망의 이유를 발견하고 있다. (그녀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곰베에서 평생을 걸고 침팬지를 연구했다) 문제가 있을 때 그 해결법 중 가장 쉬운 방법은 문제의 원인으로 가 보는거다. 길을 잃었을때 출발점으로 가 보는 것과 같다. 물건을 팔때를 생각하면 더 쉽다.

원재료때 문제를 발견하면 문제 해결비용이 1불이면 되지만 완제품 때 발견되면 10불이 되고 고객에게 도달한 이후에 발견되면 100불이 된다는 거다. 이를 1,10,100법칙이라 한다. 인간 사회에, 문화에 문제가 있다. 그래서 그 해결을 위해 진화의 전 단계인 침팬지를 본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미싱링크(잃어버린 고리. 즉 半유인원)가 현재 상황이며 또한 침팬지에서 우리가 진화되었는지 아니면 침팬지와 우리는 단순히 분기 된 거에 불과한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침팬지가 우리의 전단계라면야 백 투 베이직(기본으로 돌아가자)이 맞겠지만 우리와 동일한 진화단계라면 백투 베이직보다는 벤치마킹이 어울릴 듯하다. 과연 인간이 침팬지를 벤치마킹한다는게 말이 되나 퇴행이 진화의 본능(이건 파라독스인데)인가? 제인구달의 연구법에 관한 하이젠베르그의 반론 '불확정성의 원리' 침팬지의 생활양태(원자)를 관찰하기 위해 관찰자인 사람(빛)이 개입되면 침팬지의 원래 생활양태를 알 수가 없다.

<너희에게 날들이 남아있는 한 너희의 힘도 그러할지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