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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시나리오 1 - 작전명 '카오스'
김진명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암살, 폭격, 내전. 지금의 미국의 한반도 전략을 말한다. 김진명의 소설은 픽션이 분명하지만 그의 자료 조사 등의 사전작업은 개연성을 한껏 끌어 올린다. 과거에 집착하던 데에서 탈피하여 요즘은 현재 한국을 미스터리 기법을 차용하여 그럴듯하게 치장해 내고 있다. 그의 능력은 문체나 문학적 가치가 아니다. 대중의 니즈를 포착해내는 그의 마케터적 능력과 비록 그가 매문(賣文)을 할지라도 그의 재능이 돈벌이에 이용된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의 고민과 그의 문제제기는 비록 음모론일지라도 끊임없는 대중을 경각시킨다. 대중의 관심을 한발 앞서 읽어 내어 그들의 욕구를 욕구로서 인식하게 만드는 그의 능력은 놀랍다. 그런 부단한 노력이 그를 베스트 셀러 소설가로 만들어 낸 첩경이다.
전작과 다르게 후반부에서 힘을 잃어 버렸다. 뒤통수를 때리는 반전이 없고 또한 서둘러 결말을 지어 버렸다는 혐의를 놓칠 수 없다. 이정서라는 소설가는 작가의 분신으로 보이고 나방을 이용한 도청과 인감음의 주파수를 가려낸다는 설정은 재미나다. 베르베르의 과학적 픽션과 김진명의 민족적 픽션이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 것은 그들의 철저한 작가의식에 기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