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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권력 - 디지털기술 조직 그리고 권력 ㅣ SERI 연구에세이 7
장승권 외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4년 3월
평점 :
이런 류의 책은 삼사년 전에 많이 기획되었다. 디지털 혹은 인터넷 빅뱅으로. 마치 인터넷이 사회구조를 몽땅 바꾸어 버릴 듯한 기세였기 때문이다. 기술이 사회변혁을 선도한다는 결정론에 의하여 사람들이 들떠 있었을 때다. 지금 이 책은 대략 이런 이야기를 한다. 권력은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 관계의 개념이다. 당연한 말 같겠지만 현재는 상대성이 지배하는 사회이다. 여기에 디지털 혹은 아이티가 결합한다. 디지털은 네트워크를 낳았지만 판옵티콘은 더욱 쉬워졌다.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네트워크. 새로운 감시와 처벌은 사람을 더욱 교묘히 사람을 억압한다. 여기에 더해 창조적 소수는 언제나 거기에 있다. 대중과 엘리티즘의 경합이 권력 투쟁이며 혼란 해결을 위한 단서이다. 02년 대선 후, 이부영은 '세상이 바뀐 걸 나는 몰랐다'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정치적으로 촛불시위와 인터넷은 새로운 시민세력을 만들었다. '걔들이 뭘 알아'라는 엘리티즘과 소(牛)같은 한 걸음의 대중. 그들의 끝없는 경합은 디지털 시대라고 해서 별 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