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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죽이기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서민 대통령을 시기한다. 무차별적으로 인신공격한다. 형식만 문제 삼거나 단장취의를 하거나 말꼬리만 잡는다. 노무현은 좌우 협공을 당하고 있다. 좌는 진보 콤플렉스, 우는 시기 또는 한풀이다. 진보는 마땅히 이래야 한다. 진보는 지켜야 할 원칙이 있으면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즉 타협은 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진보 콤플렉스다. 진보는 파편사고를 한다. 총체적으로 사고하지 않는다. 좌우의 맹공에 기회주의자, 회색분자인 저자가 그 범퍼 역할을 해 보이겠노라고 쓴 책이 노무현 죽이기다.
언젠가는 나올 줄 알았지만 너무 빨리 나온 듯 하다. 근자 5개월어치 신문을 가지고 책을 다시 썼다. 대통령 만들기 차원에서 쓴 노무현 책이 있었다는 전제를 달아야 하지만 과거 김대중 죽이기 보다는 공력이 많이 줄었다. 저자는 자신이 노무현 지지였다는 과거를 인정해야 하기에 그를 방어할 차원에서 썼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의지도 잊어 버리고 욕만 해댄다.
대결의 장에서는 차별화 시키고 자기의 전선을 명확히 할 줄 아는 것이 필요하지만 대통령은 좌우를 한데 거느려야 하므로 양쪽에서 욕을 먹는 건 당연하다. 그래도 포용이 필요하다. 강준만은 호남을 포기하는 전국정당 논리는 순진하다고 생각한다. 호남이라는 지지기반을 붕괴시키고 단 10석이라고 전국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은 목가적인 환상이다. 이에 강준만은 노무현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추미애와 대화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노무현은 돌쇠다. 머리를 굴릴 줄 모른다. 정직하다. 소같다. 자기 원칙이 있다. 그게 정체성이다.
강준만은 노무현의 정체성을 좀 더 살려 주고 부각 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노무현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공격자들의 과거 행적을 공격하고는 이제 조용히 있는 것이 좋겠다고 충고한다. 그 무기는 조선일보에 글 쓰는 자는 반민주적이라는 특유의 저널리스트적 감별법과 조선일보에는 왜 똑같은 말을 못하냐는 역공법이다. 신문을 믿지 말지어다. 지식인은 특히나 그래야 한다.